멋을 아는 사람들은 요란하지 않은 매력의 일자 데님에 푹 빠져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옷차림의 변화는 상의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재킷과 코트가 등장하고 니트를 꺼내게 되면서 상의의 품이 넉넉해지죠. 하지만 거울 속 내가 너무 부해보인다? 그렇다면 바지만 딱 바꿔보세요. 무심하게 일자로 툭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데님’으로요. 유난스럽게 꾸민 티는 안 나면서, 상의의 투머치해지기 쉬운 품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역할도 해주는 효자 아이템입니다.

오버사이즈 아우터들과 함께할 때, 이 일자 데님은 특히 더 빛을 발합니다. 단정한 직선이 효과적이랄까요? 밑단으로 갈수록 퍼지지 않는 실루엣이라 상의의 부피감을 최소화하면서 무거워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이웨이스트를 택해 비율을 길게 보이게 한 센스도 훌륭하네요. 또한 신발의 선택도 탁월한데요. 뾰족한 스틸레토 슈즈를 신으면서 데님의 캐주얼함을 살리고 날렵함도 가져갔습니다. 다리가 날렵해보이는 효과도 있네요.

일자 데님의 유일한 약점이 있다면, 하체의 실루엣이 꽤나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조금만 핏이 타이트해도 허벅지며 종아리까지 라인이 달라붙어 신경 쓰이기 마련. 그래서 이 가을이라는 계절이 참 고맙고 반가운 계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롱 재킷 하나로 이 부분들을 몽땅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트렌치 코트처럼 여리여리하게 흘러내리는 아우터라면 더없이 좋습니다. 스트레이트 데님의 직선적인 느낌도 멋스럽게 보이고요. 여기에 플랫폼 워커나 굽이 있는 힐을 신으면, 각선미까지 챙길 수 있을 거고요. 안의 이너를 입을 때도 너무 딱 달라붙는 핏보다는 전체적으로 여유 있게 마무리하는게 중요합니다. 요란하지 않은 느낌 아시죠?

꼭 부피감 있는 롱 아우터에만 이 데님이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런 짧은 아우터들과 만났을 때 이 청바지가 오롯이 드러나면서 매력을 뽐낼 수 있을지도요!


넉넉한 품의 봄버 재킷이나 가죽&스웨이드 재킷 모두 고유의 무게감이 엄청난 아이템들인 만큼, 어딘가는 덜어내는 미학이 필요합니다. 그때 앞장서야할 게 일자 핏의 청바지고요. 아우터 색깔로 가을철 블랙, 브라운, 카멜 색을 골랐다면, 바지 색은 너무 진하거나 쨍한 톤보다는 연청이나 물 빠진 중청 정도를 추천해요. 덩치 큰 아우터의 질감을 중화시켜주고, 이 어수선하지 않은 핏들의 제격일 거예요.


그리고 포멀한 재질의 오버사이즈 재킷엔 슬랙스를 대신할 캐주얼한 아이템으로, 스트레이트 데님만큼 깔끔한 조합도 없죠. 두꺼운 울 블레이저처럼 볼륨 있는 상의엔, 이런 똑 떨어지는 청바지가 전체적인 옷차림을 단정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때 재킷은 힙을 덮는 길이가 이상적이라는 점, 잘 기억하면서 추가로 알아야할 부분은 신발입니다. 스틸레토, 로퍼 둘다 포멀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조합인데요. 계절감을 위해서 브라운이나 차콜 또는 애나멜 소재로 세련된 분위기를 살리면 계절감도 챙기면서 이 일자 데님의 담백한 맛도 끌어올릴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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