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의 세상에 온 걸 환영해

우영현

세상에나, 이렇게 멋진 망나니가 있다니.

이도현은 공교롭게 연상 여배우들과 작품을 함께했다. 하루아침에 18년 전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남편의 사연을 그린 드라마 <18 어게인>에서 이도현은 김하늘과 호흡을 맞췄고, 수학 천재와 수학 교사와의 교감을 그린 <멜랑꼴리아>에서는 임수정을 만났다. 최근작인 <더 글로리>에서는 송혜교와 복수를 완성하는 와중에 틈틈이 사랑도 키우는 커플을 연기했다.

반대로 말하면, 이도현과 한 장면 안에서 나이 차이가 무색한 케미를 보여준 대선배 여배우들의 연기력과 자기 관리가 대단하다. 그러고 보니 이도현을 입덕하게 만든 <호텔 델루나>에서 합을 맞춘 아이유도 2살 연상이다. 이도현의 이런 행보는 현실에서도 발견된다. 현재 이도현은 연상의 여자친구와 공개 연애 중이다.

공개 연애 중인 이도현과 임지연은 <더 글로리> 촬영 막바지에 부쩍 사이가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과거 인터뷰를 보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있다. 임지연은 작품을 함께한 상대 배우들 중에서 이상형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주지훈을 얘기한 적이 있으며, 이도현은 롤 모델로 주지훈을 언급한 바 있다. 주지훈의 매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한편 이도현과 임지연이 열애설을 빠르게 인정하자 <더 글로리> 과몰입러들은 “멋지다 연진아”라는 명대사를 소환하며 격하게 축하했다. 도영(정성일)과 같이 살며, 재준(박성훈)과 딴짓을 하고, 여정과 현실 연애를 하는 연진이 진정한 승자라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예솔아, 아빠가 셋이야”라는 댓글이 이마를 탁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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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이도현은 ‘만능 운동캐’다. 학창 시절 계주의 마지막 주자를 도맡았고 시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농구에 일가견이 있다. 농구 선수를 꿈꿀 정도였다고 하는데 운동은 취미로 하길 원하는 가족의 반대로 접었다고 한다. 운동을 멋지게 잘해서인지, 그냥 그가 멋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이도현은 여학생들로부터 음료수 공세를 받았다는 일화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연기적으로도 이도현은 다수의 ‘운동캐’를 섭렵했다. 데뷔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야구 유망주를 연기했고,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와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에서는 각각 조정 선수, 태권도 선수 역으로 등장했다. 첫 주연작인 <18 어게인>에서는 마침내 ‘농구 천재’ 역을 맡았다. 이때 현란한 드리블과 패스 실력을 뽐내며 왕년의 음료수 공세가 단지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이도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스크롤을 오르내리면 반려견 ‘가을이’가 시선을 멈추게 만든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양 사실을 알리기도 한 가을이는 이도현의 일상에 신스틸러처럼 자리한다. 촬영장에 종종 동행하며, <더 글로리>에 캐스팅된 이도현은 가을이를 상대역이라고 생각하고 연기 연습을 했다고 한다. 한편 과거 이도현은 자신의 얼굴형을 묻는 질문에 “가만히 있으면 고양이상, 좀 웃으면 강아지상”이라고 답했다. 한 마디로 자신은 ‘개냥이’ 같다고 한다.

이도현의 인스타그램에서 눈에 띄는 건 또 있다. 바로 후드 티셔츠다. 편한 옷을 몹시도 선호하는지 후드 티셔츠와 후드 집업을 착용한 모습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당연히 교집합처럼 후드 티셔츠를 입고 가을이를 안고 있는 사진도 있는데, 이도현의 한껏 올라간 입꼬리를 보면 그런 게 찐 행복인가 싶다.

지금 가장 핫한 20대 배우로 언급되는 이도현의 활약은 계속된다. 4월 26일 드라마 <나쁜엄마>가 공개되는데 한계 없는 연기폭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냉철한 검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일곱 살 아이가 된 캐릭터를 맡아 성인의 몸으로 아이 같은 표정, 행동, 말투를 표현할 그의 연기가 기대된다. 앞서 <더 글로리>에서 다정함 너머 종잡을 수 없는 눈빛을 빚어내며 ‘다정한 미친놈’을 소화한 이도현이 이번에는 어떤 양면적인 얼굴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영화 <파묘>도 있다. 이도현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범상치 않은 묘의 이장 의뢰를 받은 지관, 무당, 장의사, 법사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스릴러다. 이도현은 법사 역을 맡았다고 한다. 영화의 제작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당시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출연한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잔뜩 쏠렸는데, 이도현의 달라진 입지와 인기가 라인업에 힘을 더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도현은 예전의 이도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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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ldh_sky, @jtbcdrama, JTBC, Netflix, 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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