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찾아오는 로맨스 드라마 2

우영현

계약 결혼을 다룬 로맨스와 법률 사무소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어떤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유리한 판결을 받을까?

드라마 <월수금화목토>

드라마 <월수금화목토>

퐁당퐁당 격일 로맨스

만약 이 드라마가 10년 전에 나왔다면 어떤 반응과 말들이 쏟아졌을까, 사뭇 궁금하다. 9월 21일 첫 방송하는 <월수금화목토>는 계약 결혼 마스터를 중심으로 그녀의 월수금 고객과 화목토 고객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혼족’, ‘비혼’이라는 용어가 서슴없이 통용되는 동시대의 세태를 떠올리면 이야기 설정은 꽤 상식적으로 보이고, 드라마 소개란의 ‘퐁당퐁당 격일 로맨스’라는 표현에 흥미도 확 붙는다. 솔깃한 연애담의 중심에는 박민영이 있다. 뛰어난 처세술과 빠른 판단력, 각종 자격증과 덕목을 겸비해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상은 역을 맡았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그녀의 사생활>에 이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에 이르기까지, ‘로맨스 퀸’의 이미지를 단박에 떠올리게 만드는 박민영에겐 둘도 없는 단짝 같은 캐릭터란 생각이 든다.

상은의 ‘월수금’ 고객 지호는 고경표가 연기한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영화 <헤어질 결심>, <육사오(6/45)>, <서울대작전>으로 연이어 건재함을 알린 그의 첫 드라마 복귀작이다. ‘화목토’ 고객 해진은 김재영이 연기한다. 지호와 해진은 정말 극과 극의 인물이다. 지호는 상은의 5년째 장기 고객이지만 아무런 정보도 공유하지 않은 채 직업, 취미, 성격 모두 베일에 싸여 있다. 신규 고객인 해진은 그와 반대로 누구나 알 만한 톱스타. 평생 마주치지 않을 것 같은 두 남자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상은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갈팡질팡하게 만들 게 분명하다. 혹은 알고 보니 그들이 절친이거나, 남모를 인연이 있다는 식의 전개가 펼쳐질지도. 과연 어떤 요일의 남자가 상은의 일요일을 함께 보내게 될까? 아니면, 상은이 ‘사랑만 빼고 결혼해드립니다’라는 직업관을 고수해 결국 고객과의 사랑에 쿨하게 작별을 보내는 엔딩으로 뻔한 결말을 찢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의외의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이 억지스럽거나 식상하지만 않다면 이것도 환영이다. 뭐가 됐든, 지금의 이 흥미를 끝까지 유지해줄 수 있길 간곡히 바란다.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로(Law)맨스 드라마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법률과 변호사를 내세운 또 한 편의 드라마가 나온다. 차별화된 특징이라면 로펌이 주요 배경이 아니란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9월 5일 첫 방송하는 이승기, 이세영 주연의 <법대로 사랑하라>는 잘 다니던 대형 로펌을 박차고 나와 법률 상담 카페를 개업하려는 변호사 유리와 검사 출신 건물주 정호의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변호사와 검사, 세입자와 건물주. 대칭 구도를 이루는 두 주인공을 아주 밀접하게 묶어주는 요소가 바로 로맨스다. 고등학교 시절 전학과 동시에 전교 1등을 꿰찬 정호는 자신으로 인해 전교 2등으로 밀려난 유리를 무려 17년간 좋아해 왔다. 그 정도 인연과 우연이면 짝사랑의 결말은 해피 엔딩이 아니면 안 된다.

<법대로 사랑하라>는 <옷소매 붉은 끝동>의 흥행을 견인한 이세영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배우 활동을 병행하며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준 이승기는 제법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맡은 검사 출신의 건물주 정호는 스스로 소개하길, 학창 시절 ‘괴물 천재’, ‘뇌섹남’, ‘미친 기억력’이란 별명이 따라다녔지만 현재는 추리닝 차림으로 세입자들과 고스톱을 치고 웹소설을 쓴다며 노트북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이승기가 보유한 다재다능한 이미지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허당끼를 떠올리면 그가 눈 감고도 능히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법대로 사랑하라>의 로맨스에는 남다른 구석도 있다. 드라마는 ‘로(Law)맨스’를 자칭한다. 친구에서 연인 관계로 무르익는 사랑 이야기 외에 법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유리가 개업한 법률 사무소 겸 카페에 어떤 법적인 사건들이 들이닥칠지, 그리고 얼마나 공감 가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해결책을 내놓을지가 관건. 설마, 연애담을 위해 ‘법 이야기는 거들 뿐’ 이런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로(Law)맨스’라는 자기소개의 속셈이 너무 얄팍하지 않을까? 일과 사랑을 다 잡는 프로페셔널한 이야기를 부디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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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tvN,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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