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향 제품, 안전하게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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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와 기분 전환을 위해 선택한 발향 제품, 안전하게 쓰고 있을까? 

‘향멍’ 해도 괜찮나요? 

‘부와아앙~’ 공기청정기에 적색 불이 켜지며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삼겹살을 구운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인가 싶어 행동을 되짚었고, 원인이 가까이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인센스 스틱임을 알아챘다. 팬데믹으로 실내 생활이 장기화되며 향초와 인센스 스틱, 아로마 오일 등 집에서 향으로 즐기는 힐링 아이템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휴식의 질을 높여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기 위함이다. 실제로 향은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세로토닌과 같은 행복 호르몬의 분비를 돕는다. 오죽하면 조금씩 타들어가는 불꽃과 연기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향멍’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하지만 최근 양키 캔들의 차량용 방향제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던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다. 공식수입업체의 판매 제품이 아닌, 일부 병행수입업체의 제품으로 환경부의 리콜 명령이 내려졌지만 다른 발향 제품은 과연 안전할지, 확인이 어려운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또 작년 미국에서는 베터 홈즈 앤 가든스(Better Homes & Gardens)의 아로마 스프레이를 사용한 이들이 유비저균에 감염, 일부가 사망에 이른 사건이 있었다. 원인은 제품 속 원석 성분이 미처 살균되지 않아 박테리아의 서식을 부추긴 것으로 추정됐다. 고통과 인내, 절제가 요구되는 방법 대신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심신의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화두인 지금. 보다 안전한 향기 생활을 누리는 방법을 <더블유>가 안내한다.

발향 제품 안전하게 쓰는 법 

차분한 향으로 휴식을 도와주고 탁한 냄새를 잡아주는 캔들과 인센스. 이런 방향 제품을 고를 땐 가장 먼저 안전기준 확인 마크, 또는 신고번호를 확인하거나 생활환경 안전정보 홈페이지인 초록누리를 통해 안전 ₩ 표시 기준을 위반한 제품은 아닌지 검색해보자. 최근 환경부는 내년부터 화학제품의 유해 등급을 5단계로 나누어 QR코드 형태로 공개할 계획임을 밝혔다. 2017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향초 ₩ 인센스 스틱 안전실태 조사’에 따르면 연소 전 유해 물질 함량 기준을 만족한 인센스 스틱 10개 중 절반인 5개 제품에서 법제처가 규정한 신축공동주택 실내공기 질 기준을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벤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면역체계의 손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연소하기 전 제품에 담긴 유해 물질만이 규제 대상으로, 연소 시 공기 중에 방출되는 유해 물질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태워 쓰는 제품을 태워서 검사하지 않는다니! 연소 후 호흡기로 흡수될 수 있는 유해 물질의 양이 얼마나 되든 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한국아로마요가협회 서혜윤 협회장은 연소가 필요치 않은 제품 역시 방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 환경 단체인 EWG는 인공 향료의 독성 정도를 고위험군인 8등급으로 평가하죠. 국내에서도 2019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긴 했지만 아직 유럽에 비해 원료에 대한 규제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결국 건강을 지키려면 소비자가 똑똑하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제품 사용 시 환기는 필수. 향초는 최대 4시간 이내로 사용하고 불을 끈 뒤에도 1~2시간가량 창문을 활짝 열어 실내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자. 향초는 균일하게 연소해야 그을음이 줄어드니 평평한 곳에 두고, 불을 붙인 후에는 표면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켜두는 ‘프라임 단계’를 거쳐 가운데만 녹는 터널 현상을 예방한다. 인센스 스틱은 대나무 심지에 접착제로 향료를 붙여 그을음이 많은 ‘죽향’보다 향료 반죽을 그대로 건조해 그을음이 적은 ‘선향’을 택하길. 향나무, 소나무 분말 대신 숯이 함유돼 연기가 덜한 ‘미연향’을 고르는 것도 현명하다. 향수나 디퓨저, 룸 스프레이 등의 액체 타입은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 세균의 번식을 예방한다.

1. Tamburins 올팩티브 아카이브 캔들 (멀버리 리브즈) 천연 소이왁스로 만든 핸드메이드 향초. 묵직한 오크우드와 달콤한 코냑, 축축한 파촐리의 이국적인 향이 감각을 일깨워준다. 40g, 289백원. 

2. Or-fiume 퍼플 오라 오키드 분쇄한 느릅나무 껍질, 목향에 오키드, 머스크 오일을 반죽해 만든 선향. 깊고 감미로운 향이 마음속 불안감을 해소해준다. 26g, 29천원. 

3. Ollot 블랙라벨 고요 인센스 스틱 페퍼민트 온 참나무로 만든 숯을 70% 이상 함유해 연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미연향 제품. 천연 페퍼민트 오일이 들어 있어 향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35g, 475백원. 

4. Jo Loves 룸 스프레이 스노우플레이크 공기 중에 분사하는 스프레이 타입 방향제. 산뜻한 유칼립투스와 따뜻한 시나몬이 기분 좋은 축제를 연상시킨다. 100ml, 79천원. 

그을음 줄이는 전용 액세서리

더욱 안전한 사용을 위해 보조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바람을 ‘후‘ 불어 향초를 끄면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생기기 마련. 그 대신 향초 뚜껑을 닫거나 종 모양의 덮개인 스너퍼로 심지를 덮어주면 산소 공급이 차단돼 자연스럽게 불을 끌 수 있다. 갈고리 형태의 윅 디퍼로 심지를 구부려 촛농에 담그는 것도 방법인데, 그을음 없이 불이 꺼지는 건 물론 심지가 촛농으로 코팅돼 이후 사용 시 더욱 손쉽게 불을 붙일 수 있다. 기울어진 심지는 왁스가 굳기 전 똑바로 세워준 다음 길이를 잘라 5~6mm 정도로 유지해주는 것이 정석. 오래 타서 길어진 심지의 끝이 말려 버섯처럼 뭉툭해지는 ‘머시룸 현상’을 제거해야 고르게 연소돼 그을음이 줄어든다. 사용이 거듭될수록 높이가 낮아지는 심지는 케이스의 깊이 탓에 자르기가 쉽지 않다. 끝이 휜 윅 트리머는 간편하게 심지를 자르는 것은 물론 자른 심지를 왁스로 다시 떨어뜨리지 않아 캔들을 깔끔하게 사용하게 돕는다. 이도 저도 귀찮을 땐 불꽃 대신 온기로 향초의 표면을 녹이는 캔들 워머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태워서 발향할 수밖에 없는 인센스 스틱의 연기는 너무 가까이에서 직접 맡지 말고 2~3m 이상 ‘거리두기’를 실천하길. 모조리 타기 전에 자리를 비워야 한다면 불연성 소재로 만든 인센스 홀더에 끝부분을 비비거나 물티슈, 혹은 물에 적셔 불씨를 끈다. 미연향 제품은 불씨를 잘 머금는 숯이 주재료인 만큼 화재에 더욱 유의하고, 사용 후 불씨가 완벽하게 꺼졌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1. Trudon 레 제떼뉴와 스피어 가운데 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윅 디퍼로 황동 고리로 만들어졌다. 향초 심지를 왁스에 눌러 담그면 연기 없이 불을 끌 수 있다. 7만원.

2. Jo Malone London 윅 트리머 심지를 바르게 잘라 깨끗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전용 가위. 블랙 컬러의 무광 코팅이 고급스럽다. 65천원. 

3. Dior캔들 스너퍼디올 특유의 보틀 캡을 닮은 앙증맞은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캔들을 끌 때 발생하는 연기의 양과 확산을 줄여준다. 42천원대.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아로마테라피 

향(Aroma)과 치료(Therapy)의 합성어인 ‘아로마테라피’는 식물에서 추출한 방향성 오일로 신체와 정신을 치유하는 방법을 뜻한다. 말 그대로 ‘향기 치료’인 셈이다. 이완의 대명사인 라벤더는 숙면을 도와주니 베갯잇에 묻히거나 잠들기 전 입욕제로 활용하고, 코가 뻥 뚫리는 유칼립투스와 페퍼민트는 마스크에 떨어뜨리거나 가습기에 넣어 호흡기 질환을 개선하는 식이다. 이러한 에센셜 오일은 스톤, 세라믹 등으로 공기 중에 확산시키는 건식 흡입법과 반신욕, 가습기 등 증기를 활용한 습식 흡입법이 대표적으로 호흡기 점막을 통해 몸에 흡수되는 만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100% 순도의 천연 에센셜 오일은 잔여물을 남기지 않아요. 종이에 떨어트려 5분 뒤 기름 자국이 없어진다면 불순물이 없는 안전한 제품입니다. 사용 후에는 뚜껑을 꽉 닫아 밀폐하고, 개봉일을 적어 사용기한을 지켜주세요. 산화가 빨라 변질이 쉬운 시트러스 계열은 6개월 이내, 로즈, 라벤더처럼 꽃이나 잎에서 추출한 오일은 1년, 샌들우드, 시더우드 등 나무에서 추출한 오일은 2년 이내에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 빛과 열에 약하니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실온에서 보관하고요.” 서혜윤 협회장의 팁이다. 아로마티카의 아로마테라피스트 박은하 매니저는 세척과 관련해 “제품을 떨어트린 오일 버너나 가습기, 욕조는 마른 천에 알코올이나 핸드 새니타이저를 묻혀 닦아내고, 스톤이나 세라믹을 오래 사용해 찝찝할 땐 따뜻한 물에 담갔다가 완전히 말려주세요”라고 귀띔한다. 희석하지 않은 에센셜 오일을 원액 그대로 피부에 바르는 것은 금물. 설명서의 용량과 용법에 맞춰 평소 사용하는 보디로션이나 호호바 오일, 아몬드 오일과 같은 캐리어(베이스) 오일에 섞거나 이미 희석돼 피부에 도포가 가능한 아로마 오일을 선택하자.

1. Vihrea 피톤테라피 세트 순도 100%의 잣나무 추출물을 담은 20ml 용량의 피톤터치 에센셜 오일과 이를 떨어뜨려 확산시켜주는 디퓨저 역할의 솔방울, 현무암으로 구성됐다. 55천원. 

2. Aveda 탠저린 에센셜 오일 + 베이스 오렌지 껍질에서 추출한 상큼한 시트러스 향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울적한 기분을 화사하게 바꿔준다. 베이스 오일이 혼합돼 피부에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 30ml, 27천원. 

3. L’Occitane 코쿤 드 세레니떼 릴랙싱 롤온 라벤더와 오렌지, 베르가모트 향이 마음을 평화롭게 다독여준다. 휴대가 간편한 롤온 타입으로 맥박이 뛰는 곳에 부드럽게 묻혀줄 것. 10ml, 3만원. 

4. Aromatica 언버든 시너지 오일 로즈제라늄, 베르가모트, 시더우드 에센셜 오일 등이 블렌딩된 100% 퓨어 에센셜 오일.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향이 소란한 마음의 균형을 되찾아준다. 10ml, 35천원. 

뷰티 에디터
천나리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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