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피부와 윤기 있는 모발을 위해 지구를 망가뜨리고 싶지 않다. 양심의 가책 없이 예뻐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필환경’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마케팅 콘셉트로만 활용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환경주의) 사례가 늘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뷰티 산업 역시 쓰레기를 산출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줄이는 일환으로 친환경 성분이나 보틀, 포장재 개선에 힘을 쓰는데 이는 제작 비용 상승, 매출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사실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Reduce(자원과 공정의 최소화),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Rethink(지속 가능성 고려)로 대표되는 ‘4R’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바꿔가면 분명 선순환은 구축될 것이다. -김영균(아로마티카 대표이사)
배보다 배꼽이 몇 배나 큰 화장품이 어찌나 많은지! 내용물에 비해 부피가 큰 과대 포장 용기 대신 내용물이 꽉 찬 용기를 제조하고, 덜어서 사용할 수 있는 리필 제품의 판매도, 판매점에서 화장품 용기를 회수하는 역회수 시스템도 확대돼야 한다. 소비자 역시 제품 선택 시 용기나 배송 포장재의 재질을 고려하고 생산자에게 교체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생물 대멸종의 시대.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 소비의 증가는 바람직한 일이다. 겉모양만 예쁜 용기가 아니라 속까지 예쁜 용기가 만들어지길 간곡히 호소한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로 의식 있는 소비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싶지만 100% 비건으로 삶의 방식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마이크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건 어떨는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화장품을 구입하거나, 건강한 환경에서 사육된 고기나 계란을 섭취하는 등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비건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100% 비건&크루얼티 프리 스킨케어 브랜드 베이지크는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정 부분 이익의 포기를 감수하고 있다. 앞으로는 클린뷰티, 비건뷰티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화장품 브랜드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전제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남궁현(베이지크 대표)
크루얼티 프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을,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은 물론 동물성 원료도 배제했음을, 클린뷰티는 유해 성분을 배제했음을 뜻한다. 이러한 용어들이 소비자 혼란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선언과 뱉은 말에 책임지려는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노동 착취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천연 반짝이 대신 바다의 미네랄을 조합한 합성 반짝이(100% 생분해된다)를 사용하는 러쉬가 클린뷰티에서 배제돼야 할까? 첨단 기술이 집약된 화학 성분을 사용하는 폴라 초이스가 빨아서 쓰는 재사용 화장솜을 출시한 것은? 클린뷰티냐, 비건 화장품이냐를 따지기보다는 양심과 진정성, 대의를 따르는 움직임에 중점을 두길 바란다. -백지수(뷰티 콘텐츠 디렉터)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 등의 유통판매 금지’ 조항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농립축산식품부의 2020년 발표한 실험동물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희생된 371만2,380마리 중 화장품 관련 법률에 따른 시험으로는 총 2,683마리가 실험됐다. ‘수출 상대국의 법령에 따라 동물실험이 필요한 경우’, ‘동물 대체 시험이 없는 경우’라는 예외 조항에 해당하면 동물실험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안전성을 입증할 비동물(Non–Animal) 대체 시험 개발에 힘쓰고, 소비자는 크루얼티 프리 (Cruelty–Free) 인증마크를 살피는 등 각계각층의 관심과 실천이 중요하다. -서보라미((재)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대표대행 & 정책국장)
3월 24일부터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가 시행된다. 이날 이후 생산된 제품의 포장재 겉면에는 재활용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으로 재활용 등급 표기가 적용된다. 화장품이 논란이 된 이유는 환경부가 화장품 용기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용기의 90%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재질(Other, 기타·복합재질)에 속한다. ‘예외’라는 면죄부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화장품 용기 대부분이 ‘재활용 어려움’으로 표기돼야 했을 상황. 이에 반발이 커졌고, 3월 16일 행정예고에 수정 조치가 취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환경부는 예외 적용 철회 등 정책을 강화하고 기업은 재활용 포장재, 공병 회수, 리필 재사용 등 실효성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허승은(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
1 Beigic 리프레싱 핸드 워시 매일 수차례 씻는 탓에 거품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게 미안했나?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가 아닌 식물성 솝(Soap) 바크 추출물을 담아 가책을 덜어준다. 200g, 3만2천원.
2 Athe 어센틱 립밤(07 메릴리) 프랑스 이브 비건 인증을 받은 고보습 립밤. 의류 제작 후 남은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리본을 끝에 매달아 용기를 장식할 수 있다. 3.4g, 3만3천원.
3 So Natural 쏘 비건 노니 페이스 오일 ‘쏘 비건’은 쏘내추럴이 야심차게 선보인 비건 스킨케어 라인으로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의 기준을 통과해 이브 비건 인증을 받았다.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 혹은 건조한 몸, 큐티클, 모발 끝에 발라줄 것. 50ml, 3만5천원.
4 Skinfood 캐롯 카로틴 릴리프 크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브랜드 최초의 비건 라인으로 영국 비건소사이어티와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을 획득했다. 제주에서 건강하게 자란 무농약 당근 추출물이 피부를 지켜준다. 55ml, 3만원.
5 Surebase 누디 스테디 쿠션 파운데이션 동물성 성분과 2800여 가지 유해 성분을 배제한 착한 쿠션. 피부 자극 테스트와 논코메도제닉 테스트를 완료해 민감한 피부에도 안심이다. 13ml, 3만6천원.
6 Dear Dahlia 블루밍 에디션 페탈 터치 플럼핑 립 벨루어(티클) 비건&크루얼티 프리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에서 선보이는 블루밍 에디션으로 수익금 일부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된다. 입술을 꽃잎처럼 물들이는 MLBB 코럴 컬러. 3.8g, 2만4천원.
7 Serumkind 차가 차징 드롭 유해 성분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클린&비건& 크루얼티 프리 브랜드의 고보습 영양 세럼. 시베리아 숲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차가버섯 추출물을 원료로 했다. 30ml, 4만5천원.
8 Be:ve 시카 딥 클렌징 폼 무자극 판정을 받은 100% 비건 클렌저로 고함량의 병풀 추출물이 순하지만 완벽한 클렌징을 실현한다. 150ml, 1만6천원.
9 Hersteller 원더 베지 하이드레이팅 젤 크림 100% 비건을 실천하는 허스텔러가 4월 출시하는 약산성, 저자극 비건 라인의 수분 크림. 케일, 브로콜리 등 슈퍼푸드의 유효 성분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물리적, 화학적 공정을 최소화했다. 50ml, 3만2천원.
- 뷰티 에디터
- 천나리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