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Chanel 2020/21 공방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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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하우스가 사랑하는 공방의 장인 정신이 집결된 ‘ 메티에다르(Métiers d’art)’ 컬렉션. 여기 ‘귀부인들의 성’을 주제로 펼친 샤넬 공방 컬렉션의 매혹적인 순간을 담았다.

장인의 손길에 대한 최고의 찬사를 담은 샤넬 메티에다르 컬렉션을 보는 것은 에디터로서도 꽤 의미 있는 일이다. 2019년 12월, 파리 그랑팔레에서 만끽한 버지니 비아르의 첫 공방 컬렉션 역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당시 마드무아젤의 파리 깡봉가 31번지로 눈을 돌린 버지니는 샤넬의 시그너처 코드를 충실히 담아냈다. 그리고 2020년 12월, 다시 돌아온 샤넬 2020/21 공방 쇼는 한층 웅장한 공간을 통해 공방 컬렉션의 묵직한 가치를 되새겼다. ‘귀부인들의 성(Le Château des Dames)’으로도 알려진 프랑스 루아르 계곡에 위치한 슈농소 성과 정원을 배경으로 쇼가 펼쳐졌으며, 사진가 유르겐 텔러가 그 우아하고 매혹적인 순간을 사진집과 필름으로 남겼다. 그 빛나는 결과물은 chanel.com과 샤넬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되었다.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이번 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샤넬이 ‘귀부인들의 성’이라고 알려진 슈농소 성을 쇼 장소로 선택한 일은 너무 당연했다. 프랑스 귀부인 디안 드 푸아티에와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 등 16세기를 호령한 당대의 귀부인들이 직접 성을 설계하고 머물렀던 곳이니까. 흥미롭게도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상징 역시 샤넬과 같은 C 2개가 교차하는 형태의 패턴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이 성에서 펼쳐진 공방 쇼는 르네상스 여인들에 대한 가브리엘 샤넬의 관심을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하다. 1936년, 가브리엘 샤넬은 르네상스 시대의 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난 프랑수아 1세부터 루이 13세 시대까지 살았던 여성들에게 묘한 동경과 경외감을 가졌다. 아마도 가혹한 의무가 따르는 왕권을 유지해야 했던 이 여성들이 모두 위대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공방 쇼가 진행된 흑백 바둑판 무늬의 대회랑 바닥은 거대한 체커판을 연상시켰다. 그 위로 시퀸 미니스커트와 기하학 무늬의 트위드 패치워크 롱스커트, 흑백 자카드 스웨터 등이 등장하며 바닥과 묘한 어울림을 드러냈다. 슈농소 성의 유명한 태피스트리를 떠올리게 하는 트위드 케이프와 성을 둘러싼 정원의 꽃에서 영감을 얻은 꽃 자수의 와이드 라펠 재킷 또한 눈길을 끌었다. 어려운 시기에 진행된 2020/21 공방 컬렉션을 위해 공방의 장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르마리에 공방에서 만든 스터드를 가미한 격자 디자인의 롱 블랙 레이스 드레스, 르사주 공방에서 제작한 섬세한 자수 장식의 다마스크 드레스, 마사로 공방에서 만든 투톤의 스파클링 실버 플랫폼 샌들과 테이퍼드 검정 부츠, 메종 미셸이 디자인한 귀부인을 연상시키는 넓은 챙의 검정 모자까지…. 웅장하고도 아름다웠던 르네상스와 낭만주의가 더해진 버지니 비아르의 공방 컬렉션은 이처럼 시대를 뛰어넘은 여성들의 미적 교감을 보여주었다.

샤넬은 이번 공방 쇼를 기념하기 위해 하우스의 앰배서더와 프렌즈들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바로 문화 역사가 파니 아라마가 쓴 ‘하나의 르네상스에서 다른 곳까지’라는 글을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김고은을 비롯해 안나 무글라리스, 키이라 나이틀리, 페넬로페 크루즈, 고마츠 나나, 계륜미 등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 것. 그녀들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샤넬의 팟캐스트 채널을 통해 전해졌으며, 그중 김고은 배우의 오디오는 더블유 코리아 SNS와 웹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패션 에디터
박연경
사진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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