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의 대명사에서 힙한 ‘쫄쫄이’로 진화한 동시대적 보디컨셔스 룩.
이번 시즌, 일명 ‘쫄쫄이’라 불리는 보디슈트나 타이츠를 런웨이에 내보인 디자이너가 유난히 많다. 다양한 컬렉션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쫄쫄이 플레이를 펼쳤다. 보디컨셔스 룩의 하나이나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관능적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섹스어필을 테마로 한 패션은 예로부터 디자이너들의 단골 메뉴였고, 가슴과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보디컨셔스 룩은 80년대와 90년 대를 풍미했다. 섹스 심벌 마돈나뿐만 아니라 신디 로퍼, 티나 터너의 공연 의상으로 사용됐고, 에르베 레제, 티에리 뮈글러, 아제딘 알라이아 등 80년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은 보디라인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의 뷔스티에나 밴디지 드레스 등이 주무기였다. 가슴과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것은 직접적인 노출보다 훨씬 더 관능적이었고, 허리와 가슴이 급격한 커브를 그리는 몸매라면 특히 그랬다.
그렇다면 동시대의 런웨이에서는 어떨까. 보디라인을 강조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대표 주자는 몇 시즌째 스판덱스 소재의 쫄쫄이를 선보이는 마린 세르와 리처드 퀸. 이들은 브랜드의 시그너처 패턴으로 쫄쫄이 톱과 레깅스를 대거 활용하고 있다. 이번 시즌 꼼데가르송 또한 곳곳에 패턴 레깅스와 톱을 함께 매치해 몸에 타투를 한 듯한 효과의 의상을 선보였다. 힙스터들이 열광하는 브랜드인 아사이와 오토링거는 또 다른 방식의 쫄쫄이 룩을 선 보인다. 시어하게 비치는 소재의 보디컨셔스 룩을 여러 겹 레이어드한 룩으로 새로운 미학을 제안한 것. GmbH나 베트멍의 남성 룩 또한 신체 라인이 드러나는 딱 붙는 톱을 매치해 스판덱스 소재 옷 이 여성의 곡선을 위한 쓰임새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제 쫄쫄이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예전과는 달리 깡말라야 오히려 ‘힙’해 보이는 이 옷은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즐기면 된다. 하나만으로는 부담스럽다면 티셔츠나 원피스를 함께 매치해 이너웨어로 활용하자. 몸매를 부각시키기보다는 내 몸처럼 보이는 것이 포인트다. 2019년식 보디 컨셔스 룩은 더는 섹스어필을 위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다.
- 패션 에디터
- 김민지
- 포토그래퍼
- 박종하
- 모델
- 소유정
- 헤어
- 이에녹
- 메이크업
- 정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