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커피 한잔할까요?

사공효은

현대인에게 커피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상투적인 약속도 이제는 “커피 한잔하자”로 바뀐 지 오래. 출근해서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미팅하면서 또 한 잔. 얼핏 보면 밥보다 커피를 더 자주 접하는지도 모르겠다. SNS 돋보기를 봐도 감성 카페가 피드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역시 노트북을 펼쳐 업무를 보거나 수다를 떨기엔 프랜차이즈 카페만 한 곳이 없다. 커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입맛도 높아진 고객들을 위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중. 아파도 링거 대신 커피를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는 에디터, 그리고 죽이 잘 맞는 바리스타 두 명의 프리미엄 카페 탐방기.

스타벅스 리저브 한남동점(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6-7 1~2층)

세계 최고급 커피의 3% 원두를 맛볼 수 있는 곳. 국내에는 2014년 3월에 론칭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원두를 분쇄하고 커피를 즉석에서 내려준다. 원두 시향도 가능하고 커피를 내리는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약 66개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3)

커피 (리저브 바닐라빈 라떼)

스페셜티를 이용한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인데 이렇게 다양하게 원두를 활용하면 커피 본연의 개성이 살지 못하는데, 스타벅스는 그 단점을 잘 극복했다. 보통 스타벅스 커피보다 신맛이 조금 강조된 느낌. ‘블랙이글’이라는 최고급 머신을 사용하는데 역시 원두도 좋고 기계가 좋으니까 맛있다. 달달함도 적당하다.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스타벅스 커피 특유의 구수한 원두 맛을 좋아하는 편. 리저브 커피는 그동안 생각했던 스타벅스 커피와는 다른 매력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탄 맛도 일절 없고 우유 거품도 적당해서 목 넘김이 부드럽다. 티, 초콜릿, 프라푸치노, 과일음료 등 즐길 거리가 많아서 커피를 안 좋아하는 사람과 와도 부담 없을 듯. 아, 커피를 시키면 초콜릿을 주는 건 정말 좋다. _박한빛누리(에디터)

인테리어

여느 스타벅스 매장과 똑같다. 블랙에 로즈 골드로 포인트를 주어 고급스럽다. 매장 곳곳에 갤러리처럼 미술품이 걸려있어서 분위기 환기도 된다. 인테리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사람들이 떠드는 소음이 더 작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려나.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채광보다는 조명으로 은은한 빛이 공간을 채운다. 리저브 매장은 카페라기보다는 바(Bar)에 가까운 느낌. 조금 시끄러운 게 단점. _박한빛누리(에디터)

기타

프리미엄 원두를 빼면, 그냥 스타벅스와 별 차이 없는 거 같은데…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음료를 제때 가져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직원들이 “oo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를 연신 외쳐댄다. 1층에서 커피를 먹으려면 조금 시끄러운 걸 감안해야 할 듯. _박한빛누리(에디터)

총평

★★★★ 전 세계 어디든 스타벅스가 주는 느낌은 비슷하다. 그래서 가는 거지.

★★★ 프리미엄 카페도 역시 만만한 게 스타벅스. 리저브는 약간 고급스러운 버전.

맥심 플랜트(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140)

믹스 커피의 명가. 동서식품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개장한 복합 문화 공간. 맥심이 선별한 원두를 체험하고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거대 로스팅 기계가 들어서 있다. 내부 공간은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이라는 콘셉트 아래 수풀이 우거진 것이 특징. 3층 ‘더 리저브’에서는 취향에 따라 커피를 추천해주는 스페셜 블랜딩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맥심 플랜트 (4)

커피 (오차드 인 레드)

플로럴 한 아로마 향이 깊다. 원두는 부드럽고 보디감이 느껴진다. 드립 커피의 가벼운 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취향에 맞춰진 블랜드 브루잉이라 진하다. 뒤끝 없는 깔끔한 커피의 정석. 3층 입구에서 꼭 취향에 맞는 커피를 추천받고 마셔보길.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빛깔이 예쁘다. 투명한 갈색이 입맛을 돋운다. ‘커피 맛이 거기서 거기’라는 편견을 깼다. 사실 믹스커피의 명가라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산미도 덜하고 묵직한 맛이 좋았다. 커피를 고를 때, ‘라이트 하다’, ‘다크 하다’라는 개념이 헷갈리는 사람도 그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박한빛누리(에디터)

인테리어

각 층마다 개성이 잘 묻어있다. 개인적으로는 거대 로스팅 기계가 있는 지하 2층의 ‘커피랩’과 3층의 ‘더 리저브’ 공간이 좋다. 복합 문화공간이라도 볼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커피포트, 로스팅 머신, 커피 관련 책 등이 전시되어 있어 찬찬히 뜯어보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여자 화장실은 한 칸에 세면대가 같이 있어 메이크업 수정 등 개인 용무를 볼 수 있다.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블랙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지만 차갑거나 어두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카페에 갈 때 의자를 보는 편. 자리가 편해야 커피도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곳곳에 비치된 패브릭 의자는 적당히 푹신하고 안락하다. 무엇보다 조용해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원고를 쓰면 대하소설도 집필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장실에서 커피를 마셔도 될 정도로 깔끔한 것도 마음에 든다. _박한빛누리(에디터)

기타

‘커알못’도 커피에 접근하기 쉽다 현장에서 직접 커피를 블렌딩 해서 내려주는 것도 체계적이다.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지하의 큰 로스팅 기계가 커피에 대한 신뢰감을 상승시킨다. 바리스타와 직원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좋다. 커피에 대해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근데 좀 비싸다._박한빛누리(에디터)

총평

★★★☆ 맥심 모카가 원탑인 이유가 있다. _강보경(큐어 커피 바 대표)

★★★★☆ 커피는 맥심. 잡지는 W. _박한빛누리(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박한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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