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의 여름 – 이토록 다양한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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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캠핑 좀 다닌다는 사람들은 이곳에 텐트를 친다. 캠핑 입문자를 위해 캠핑지와 캠핑 스타일 조언을 들어봤다.

11. 남자친구를 따라 시작한 백패킹 – 여주 강천섬
“백패킹이라고 하면 ‘오지 캠핑’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입문자가 그런 스타일을 먼저 시도했다간 짐의 무게와 화장실 상태에 대한 충격으로 뒷걸음질 칠 수 있다. 강천섬은 초보 백패커, 특히 여성에게 최적의 장소다. 오르막이 없는 코스로 바람을 맞으며 예쁜 나무 다리를 건너면 산과 강이 맞아준다. 비박(Bivouac, 캠핑 사이트가 정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자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백패킹은 사이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캠핑장과 달리 넓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넓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산과 하늘, 강이 맞닿아 있는 풍경을 감상하는 낭만이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무엇보다, 비박을 할 때 아름다운 자연과 맞바꿔야 하는 화장실이 이곳엔 있다(청결도는 그때그때 다르다). 정석대로라면 기차를 타고가야 할 곳이지만, 백패킹이 처음이라면 차를 타고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교외의 예쁜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고, 강천섬 입구에 차를 세운 다음 다리를 건너는 거다. 여름의 초록을 보고 나면 가을엔 단풍이 보고 싶어 다시 찾는 곳이다.” – 김남연(톰보이 디자이너)

+ 여기도 어때?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 이곳에서 캠핑을 하고 이른 아침에 소무의도로 건너가 일출을 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소무의도는 사유지라 캠핑이 불가능하다.

22. 섬으로 가는 브롬핑 – 장봉도
“캠핑 시 이동수단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택한 자전거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부피가 문제였다. 접이식 자전거인 브롬튼은 그 대안이었다. 요즘 ‘브롬핑’(브롬튼+캠핑)에 빠져 있다.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를 거쳐 들어가는 장봉도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라이더들에게 인기가 많은 섬이다. 해안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돼 있고, 이름처럼 길게 늘어진 섬의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어 섬과 바다를 두루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일몰이 아름답다. 일출 전의 고요한 바다 역시 매력적이다. 삼목선착장 배에 오르면 다양한 여행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장봉도행 페리는 차도선이라 오토캠핑도 가능하고, 배 시간에 맞춰 정기적으로 섬버스가 운행해 뚜벅이 여행자도 많다. 인천 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여행객에게도 선박 운임의 50%를 할인해주는 옹진군 섬지역 관광 활성화정책도 한몫하지 싶다. 섬에서 캠핑이 가능한 곳은 옹암해수욕장, 한들해수욕장, 진촌해변, 가막머리낙조대. 오토캠핑과 브롬핑을 하는 사람들은 옹암과 진촌을, 백패커들은 가막머리낙조대를 선호한다. 이렇게 추천을 하고 나면 이 좋은 곳에 피 서객이 몰릴까봐 걱정이다.” – 황동현(블로그 ‘토미의 주주캠핑’ 운영자)

+ 여기도 어때?
남양주 팔현캠핑장. 수도권에서 유일한 오지 느낌의 캠핑장이다.

33. 레저를 즐기는 미니멀 캠핑 – 여주 금은모래 캠핑장
“모든 편의시설을 다 갖추는 오토캠핑을 하기엔 장비가 부족하고, 등짐을 지고 다니는 백패킹을 하기엔 체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캠핑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 싣고 떠나는, 오토캠핑과 백패킹 사이의 미니멀 캠핑을 한다. 여주 금은모래 캠핑장에선 드넓은 잔디 위에 자유롭게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남한강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 남한강을 따라 보드와 자전거(대여점도 있다)를 즐길 수 있고,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를 타는 곳도 있어 캠핑과 수상 레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딱이다. 주차장과의 거리가 멀어 짐이 많은 경우엔 불편할 수 있다. 캠핑장 규모에 비해 화장실과 개수대가 부족하다는 게 한 가지 흠이라면 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은 7월부터 8월까지 연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요금은 데크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저렴한 편이다.” – 박서종(PR AE)

+ 여기도 어때?
용인자연휴양림 캠핑장. 국립자연휴양림이라 예약이 하늘에 별 따기지만, 신청만 된다면 자연에 푹 안길 수 있다.

44. 여자친구, 반려견과 동행하는 오토캠핑 – 포천 백로주 캠핑장
“여자친구는 씻고 용변 보는 일에 민감하고, 강아지는 여덟 살이나 돼서 많이 걷기엔 체력이 달린다. 오래 걷는 백패킹을 좋아하는 나는 그렇다고 편의시설이 너무 잘 갖춰진 캠핑장엔 가고 싶지 않았다. 바닥에 파쇄석을 깔아놓거나 나무 데크를 설치한 캠핑장은 강아지가 뛰어놀기 불편하기도 하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나와 여자친구, 그리고 강아지를 위해 선택한 곳은 포천의 백로주 캠핑장. 주인이 강아지 두 마리를 풀어놓고 키우는, 축구장보다 큰 잔디밭이 있는 장소다. 샤워실은 탈의실 바닥에 물이 흥건해서 곤란했던 것 말고는 괜찮고, 화장실은 낡긴 했지만 청소가 깔끔하게 돼 있다. 나무에 콘센트 장치가 부착돼 있어 그늘에서 쉬는 동안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이동 거리는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안팎. 캠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24시간 편의점도 있다.” – 이재위(<GQ> 디지털 에디터)

+ 여기도 어때?
상암동 노을캠핑장. 대중적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에디터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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