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뭘로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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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 이벤트 따라 유랑했다면, 이제 한곳에 마음을 주자.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앱을 들여다보고 강점과 약점을 비교했다. 음악과 뗄 수 없는 유튜브 레드는 한국 론칭을 맞아 환영하는 의미로 조인시켰다.

유튜브 레드

1.유튜브 레드

Up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며 가장 불편한 건 화면 재생을 유지하면서 그 화면을 벗어나 다른 무엇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홈 버튼을 눌러 눈부신 화면은 꺼두고 음악만 들을 수도 없었으니, 유튜브는 ‘나만 바라봐’ 식이었다. 지난 12월 론칭한 유튜브 레드에선 이 점을 개선, 이른바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다. 그건 굉장한 편의다. 동영상 저장 기능인 ‘오프라인 스테이션’도 생겼다. 마음에 드는 영상을 곡식 쌓아두듯 차곡차곡 저장하면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데이터 비용을 쓰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영상 하나 보려고 할 때마다 들러붙던 광고가 사라졌다. 취향 맞춰 영상을 추천해주는 기능 같은 건 사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백그라운드 재생, 동영상 저장, 광고 없음 이 3가지만 충족돼도 감사한 일이다. 유튜브 레드라는 앱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기존 유튜브 안에서 가입자에 한해 이 기능을 누릴 수 있다.

Down 감사함의 대가로 매월 7,900원을 내야 한다. 심정이 복잡해진다.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지금껏 백그라운드 재생이 안 되는 것과 광고 몇 초를 참아가며 음악 영상 잘 감상했으니, 살던 대로 살자는 생각도 든다. 월정액엔 드라마 <포섬> <배드 인터넷> 등 유튜브가 독자적으로 만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되지만, 유튜브가 홍보하는 이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까지 다양하지 않고 끌리는 내용도 아니다. 빅뱅이 출연하는 유튜브만의 콘텐츠가 서비스되기 시작하면 팬들은 대거 가입할 수 있겠다. 시기와 내용은 아직 미정.

애플뮤직

2.애플뮤직

Up 취향 저격하는 큐레이션을 자랑한다. 사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내 데이터가 쌓이면서 섬세한 큐레이션이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시스템이다. 듣고 싶은 음악은 내가 찾아 들으면 되지 인공지능의 권유 따위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나, 음악을 탐험하는 재미에 홀리곤 한다. 이것이 애플의 주장대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수준에까지 이르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몰랐던 음악을 알게 되고 그것이 좋을 때 얻는 만족감은 인생의 소소한 기쁨이다. 내 사용 이력을 반영하여 제안해주는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음악에 대한 저변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음악 취향을 간파당하는 기분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처음 등록하고 나서 무료 사용 기간이 무려 90일이라는 점 역시 은근한 장점이다. 궁합 맞춰보려면 이 정도 시간은 필요하지 않나?

Down 익히 알려졌듯, 가요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거의 쓸모가 없다. 애플뮤직과 계약 맺은 한국 레이블은 겨우 SM, YG, JYP 정도기 때문이다. 매월 7.99달러를 내고 음악의 불균형을 감당해야 한다는 건 기존에 쓰던 서비스에서 갈아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니 팝 애호가들이 애플뮤직을 주로 찾을 것이고, 그렇다면 가요가 부족하다는 점은 적어도 사용자에게는 그리 결정적 약점은 아니다. 뭐가 약점일까? 기껏 론칭했는데, 같은 애플뮤직이라도 한국 계정으로 쓸 때와 미국 계정으로 쓸 때 서비스되는 음악의 규모가 다르다. 미국의 애플뮤직에 보유곡 수가 더 많다. 다시, 불균형의 문제가 대두된다. 도도한 애플은 이렇게 뭐 하나 빠지는 아쉬움을 꼭 안겨준다. 기본이라고 생각한 가사 서비스도 지원하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보다 저작권 개념이 더 철저해서다. 머리로는 그 개념을 존중하면서도, 팝 음악 들으면서 가사를 살펴볼 수 없으니 마음은 답답하다.

벅스뮤직

3.벅스뮤직

Up 국내 최초 음원 서비스라는 유서 깊음에 걸맞게 가장 앞서 고음질 음원(Flac)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체 압축하지 않은 무손실 음원과 192kbps 사이에 얼마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귀가 민감한 뮤지션도 아닌데 음원의 질을 따져야 하는지 묻는다면, ‘평범한 우리는 좋고 나쁜 소리 가려낼 재간이 없기 때문에 그냥 애초부터 좋은 소리로 음악 듣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대답할 수 있다. 러시아의 클래식 레이블인 멜로디야의 음원을 국내 독점으로 제공하고, 블루노트, ECM 등 레이블 명가들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정리해놨다. 이 분야에 관심 있으면서 애플뮤직 같은 ‘수입산’ 서비스로 넘어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유용할 것이다. 세심하게 따지자면, 스마트폰을 양손이 아닌 한 손으로만 들고 사용할 때 UI가 여느 국내 서비스 업체보다 편리한 편이다. 거슬릴 수 있는 광고 팝업도 거의 없다.

Down 몇 달 전 가짜 고음질 음원을 서비스하다 어느 예민한 고객님에게 걸렸다. 벅스뮤직 측은 유통 과정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MP3 파일보다 양질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하고 사용하던 음악 애호가들은 분노했다. 일부의 문제일 뿐 전체 음원에 대한 의심으로까지 비약할 필요는 없다고 믿고 싶은데, 어쨌든 음악을 신실하게 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벅스뮤직뿐 아니라 모든 업체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에 음질 문제는 그 사연이 복잡다단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도 어렵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도 청문회로 한 번 보낼까?

멜론 플레이어

4.멜론 플레이어

Up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카카오에서 멜론을 인수했으니 파급력은 더 커질 듯하다. 듣기 위한 곳이지만 볼 것도 많다. 아티스트 인터뷰와 영상 편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등 하나의 웹진과 같은 자세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시대별 차트’라는 카테고리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매해를 결산하는 차트와 친절한 칼럼을 마련해놨다. 과거 가요계의 판도를 파악하며 당시 유행곡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꽤 유용한 아카이빙이다. 나와 가수 사이의 친밀도를 분석해 ‘엑소님을 좋아하는 3,243,767명 중 13,138번째 팬입니다’라거나 음악별 감상 횟수까지 알려주는 건 장점이라고 봐야 할지, 무섭다고 해야 할지…

Down 콘텐츠의 다양함 때문에 다소 정신이 산만할 수 있다. 심지어 어학 강좌 서비스도 한다. 물론 이는 사용에 익숙해지면 큰 문제가 안 되겠다. 월정액 가격을 인상한 후, 인상 전부터 사용하던 장기 이용 고객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자동 결제 가격을 올렸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5.네이버뮤직

Up 내 요금제에서 매달 다운로드 가능한 음악 수를 다 채우지 못했을 경우 이월하여 쓸 수 있다. 충전 방식으로 사용하는 요금제도 존재한다. 우리가 매달 규칙적으로 새로운 음악을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받는 건 아니니, 횟수 기준으로 요금을 지불하고 정해진 횟수가 다 되면 다시 결제하는 이 방식은 합리적이다. 네이버는 만인의 포털 사이트이므로, 네이버 페이 등과 연동돼 이득을 볼 수 있는 시스템도 당연히 마련돼 있다. 길 가다가, 혹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뭔지 궁금할 때 음악 검색 기능을 쓰면 소리를 인지하고 곡명과 정보를 찾아준다. 샤잠(Shazam),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앱처럼 음악을 찾아주는 이 기능은 궁금한 것 못 참는 사람에게 굉장히 편리하지만, 그냥 네이버 앱을 통해서도 해결 가능한 부분.

Down PC로 이용할 때는 ‘온스테이지’나 ‘이주의 발견’처럼 네이버가 공들여 마련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바일로 사용하기에는 별다른 어필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지니뮤직

6.지니뮤직

Up 친구들과 같은 순간 같은 음악을 들으며 채팅할 수 있는 소셜 서비스 ‘뮤직허그’라는 게 있다. 어떤 상황이나 기분을 1인분으로만 감당하는 것보다 나누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면 자주 손이 갈 만하다. 산책, 달리기, 요가 등의 운동을 할 때 ‘비트 런’이라는 것을 실시하면 스마트폰 센서가 내 움직이는 속도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음악을 자동 재생해준다. 여느 음원 서비스 업체가 정액제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선 1분 미리듣기만 제공하는 것에 반해, 완곡을 3번까지 들을 수 있다. 램프의 요정은 관대하다.

Down 줄곧 사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 시 오류 문제가 제기되곤 했다. 일본 음악이 타 서비스에 비해 적은 편이다.

에디터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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