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전설이 된 특유의 풍만한 몸으로 여성스러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리얼리티 쇼와 SNS를 통해 온 세상을 뒤흔드는 여자. 바로 킴 카다시안이다.
할리우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 스타에 대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할리우드 스타를 실제로 만나보면 그동안 들었던 소문 중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킴 카다시안을 직접 만나기 전 나는 이 인터뷰가 굉장히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파파라치나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올 줄 알았던 그녀는 놀랍게도 혼자서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킴은 개인 차량을 직접 운전해 왔으며, 주위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만난 장소는 평소 그녀가 자주 온다는 한 카페였다. 리얼리티 쇼를 통해 각자의 입지를 굳힌 카다시안 가문의 여성 가운데 특히 킴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사람일 것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녀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또한 지금은 가수 칸예 웨스트의 아내이자 20개월 된 딸 노스의 엄마이며 둘째 아이를 기다리는 임부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이 공간에서 따뜻한 수프와 빵을 주문하고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킴은 모든 질문에 차분하게, 따듯하게, 솔직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이번 화보에서는 마치 방금 자다 깬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잠옷이나 티셔츠 차림으로 말이다. 그간 대중에게 보여준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편일 텐데, 이런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는 게 조금 어렵지는 않았나?
아니다. 이 사진들이 정말 마음에 든다. 화보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포토그래퍼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번 화보에는 화장을 하지 말자는 요구가 있었고, 그 제안에 응했다. 그게 포토그래퍼가 원한 바니까. 아르메니아에서 도착한 다음 날 바로 촬영해야 해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그래도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 촬영 도중에 여러 가지 속옷과 청바지를 번갈아 입었는데 나도 모르게 ‘오마이갓’이라는 말이 나왔다. 너무 뚱뚱하게 나오지는 않을까, 노출이 과한 건 아닐까 걱정되더라. 임신 6개월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잘 견뎌냈다.
긴 여행 후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라도 있나?
딱히 그런 건 없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건 놀랍도록 다른 경험이다. 예전에는 비행기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당연히 아니다.
둘째 임신을 축하한다. 어머니가 된 이후 당신의 인생이 많이 바뀐 것 같나?
물론이다.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 딸이 아침에 눈떴을 때 제일 먼저 보이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아기를 위해 아침도 준비해주고 싶고 늘 옆에서 하루를 함께 시작하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라고 할 수 있다. 아기를 재우려고 저녁스케줄을 변경할 때도 많다.
임신 중에도 패션만큼은 계속 최신 유행을 고수하나?
아니다. 늘 그럴 수는 없다. 내 자신을 편하게 해주는 옷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이건 변하지 않을 거 같다. 나는 몸을 편안하게 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게 무척 중요하다.
엄마로서 많이 엄격한 편인가?
딸이 본인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노스는 말도 잘 듣는 착한 아이다. 난 내가 엄격한 엄마가 될 줄 알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다. 모든 부모들은 각자만의 교육 철학을 갖고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어제 딸이 정말 많이 아팠다. 그래서 침대에서 재웠다. 몸이 안 좋으니 옆에 두고 지켜보고 싶었으니까. 언니와 난 다른 교육 철학을 지니고 있지만 언니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매일 무언가를 배우곤 한다. 전화를 해서 어떤 우유가 좋은지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언니와 비슷한 부분도 많아졌다. 아이 양육에서 핵심은 본인만의 육아법을 찾는 것이다. 육아법에 있어서는 단순히 좋은 방식, 나쁜 방식이란 것은 없으니까.
“내 몸은 노력 없이는 날씬함을 유지할 수 없는 체형이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처럼 아름운다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열성 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난 팬들을 너무 사랑한다. 매일 아침 그들의 트윗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들의 인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것이 내겐 매우 중요하다. 내가 트위터에서 팔로 중인 어떤 한 여자분이 있다. 그녀는 항상 날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나에 대해 좋은 얘기도 많이 퍼뜨려준다. 한번은 그녀가 칸예의 콘서트에 있다는 것을 알고 트위터를 통해 연락을 했다. 그리고 보디가드를 보내 그녀를 데려와 내 옆에 앉게 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함께 백스테이지에 가기도 했다. 곧 다가오는 그녀의 생일에는 뉴올리언즈로 날아가 함께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정말 좋은 사람일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맺어진 친구니까.
당신은 SNS를 통해 어린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맙다. 그렇게 말해주니 내가 마치 엄청난 권력을 지닌 사람 같다.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살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나의 성취에 자부심도 갖고 있다. 나는 젊은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에 내가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매장 직원을 채용할 때 보면 두 부류의 사람이 있더라. 패기 넘치고 열심히 일할 것 같은 사람과 일이 쉽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할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나는 이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려는 청춘을 지지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고 싶고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당신의 풍만한 보디라인은 ‘섹시함’에 대한 정의를 바꾸어놓았다.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나는 내 몸에 정말로 만족한다. 다만 이런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기 때문에 항상 운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내 몸은 노력 없이는 날씬함을 유지할 수 없는 체형이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당신도 수많은 여성들처럼 늘 새로운 운동을 시도하나?
물론이다. 지금은 두 명의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고 있다. 한 분은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을, 한 분은 조금 더 힘든 운동을 도와주고 있다. 필라테스도 하고, 크로스핏도 한다. 지금은 임신한 상태라 크로스핏을 할 수 없지만 출산 후에 바로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등산도 좋아한다.
혹시 다이어트도 하나?
지금은 임신 중이라 다이어트를 하지 않지만 평상시에는 한다. 노스를 출산한 후에는 임신 중에 불어난 체중을 감소하고 싶어서 황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20년 전쯤에도 아버지(그녀의 아버지는 최근 성 전환 수술을 하고 여자로서의 삶을 시작한 케이틀린 제너다)와 함께 황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거의 치즈버거만 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치킨과 여러 종류의 치즈를 먹는 방법을 택했다. 임신을 하고 나서는 영양사를 만나 어떻게 하면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이채린
- photographs by
- THEO WENNER
- styled by
- STEVIE DANCE
- 글
- Maria Esteve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