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와 쇼츠의 계절이 눈앞이다. 더는 느긋하게 슬리밍 제품만으로 위안을 얻을 때가 아니니 좀 더 부지런을 떨어 몸을 움직일 시점인 거다. 그래서 준비했다. 몸 만들기에는 치명적인 ‘게으름’이란 약점을 가진 4인의 에디터가 4주간 체험한 보디 프로젝트, 그리고 다이어트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부분 비만과 작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보고서.
모델처럼 완벽한 몸매를 가져야 비키니를 입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바짝 마른 밋밋한 몸이나 탄력이라곤 찾을 수 없이 늘어진 팔과 허벅지보다는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S라인이 근사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보디라인을 가꾸는 일은 분명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와는 다른 법이다. 무작정 트래드밀 위에서 미친 듯이 걷고 뛰면서 땀을 흘리거나 그냥 들고 있기도 버거운 덤벨을 들고 온갖 자세를 취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젠 몸 만들기도 보다 스마트해졌으니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아봤다. 아!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음을 잊지 말자. 바로 식이조절이다. 의사 열이면 열이 모두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있으니 운동이나 시술은 다이어트 성공 요인의 10%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90%가 음식이라는 것을 짐작했을 터. 당신이 다이어트를 위해 무엇을 하든 이것만은 잊지 말자.
REPORT I 보디 프로젝트 체험기, 넷
: program 1 하이폭시
겉보기 등급만으로 말하자면 나는 비만과는 거리가 한참 먼 편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는 법이니 라인과 하체가 문제다. 이를 위해 필라테스를 해봤지만 쉽게 붓는 하체에는 별 효과가 없었음을 밝히겠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다리는 두둑해지고 무겁기만 하다. 신진대사율도 떨어졌는지 전날 과식으로 불어난 체중 2~3kg이 몇 달째 차곡차곡 쌓였다. 그러던 중 절친의 간증이 들려왔으니 출산 후 빠지지 않던 부기가 빠지고 셀룰라이트까지 정리되는데 힘은 별로 들지 않는 운동을 만났단다.
그 주인공은 하이폭시였다. 1988년 오스트리아의 스포츠 과학자인 노베르트 에거 박사가 지방은 혈액 순환이 원활한 조직에서부터 연소되는데 운동을 통해서만 가능함을 발견하고, 진공과 압력 상태를 통해 순환과 배출을 돕는 운동을 고안한 것이다. 이건 순환과 부종, 지방이란 내 하체 고민에 대한 답이 아닌가! 하이폭시는 일주일에 3회씩 8주, 총 24회가 기본 프로그램인데, 하이폭시 센터를 처음 방문하면 인바디 측정과 허리, 아랫배, 허벅지, 무릎 위, 종아리 등 하체 곳곳의 사이즈를 측정한다.
진단 결과 근육량은 현저히 떨어지는 데 비해 체지방량은 평균을 웃돌았다. 여기에 부종까지. 안소윤 트레이너는 “체중과 가는 뼈대에 비해 하체의 볼륨이 제법 있으세요. 가벼운 하체 비만 정도랄까요?”라며 미안하다는 듯 웃었는데 비만에 경중이 어디 있으랴, 그냥 하체 비만이란 소리만 들리더라. “운동은 더몰로지 20분과 사이클링 30분으로 이뤄지는데 조금 특수한 기구들이죠”라며 더몰로지 룸으로 안내했다. 낮은 침대에는 마치 잠수복 같은 커다란 더몰로지 수트가 놓여 있었는데 원리는 이렇다. 수트 내부의 ‘챔버’라는 동글동글한 에어캡 4백여 개가 부풀었다 쪼그라들기를 반복하면서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과 피부에 엉겨붙은 셀룰라이트가 잘 배출되도록 분리해준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낑낑거리며 옷을 입고 누우니 수트에 호스를 꽂아 마치 진공팩을 만들 듯 내부의 공기를 쫙 빼냈다. 동시에 수백 개의 챔버가 배와 엉덩이 허벅지를 힘껏 잡아당겼다 밀어내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온몸이 시원해졌다. 이어서 허벅지에는 온도계, 가슴에는 심박측정기를 찬 뒤 미니 사이즈의 크리놀린을 닮은 옷을 입고 사이클링 기구를 탔다. “운동 전 체크한 신체 컨디션을 바탕으로 운동 수치를 맞췄어요. 그리고 여기 온도가 있죠? 운동을 하면 순환이 빨라지면서 하체 온도가 올라갈 거예요. 평균 4도가 좋아요.” 운동이 시작되자 기구 안이 진공 상태가 될 때는 옷이 복부를 잡아당길 정도로 수축되고, 압박 상태가 될 때는 허리 위로 부풀었다. 30분 뒤 온도는 딱 4도 높아졌고, 땀에 흠뻑 젖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운동 후 2시간은 물만 마시고, 이후 4시간은 금식이 가장 좋지만 정 배가 고프면 단백질만 드셔야 해요. 운동 후 6시간 동안 지방 연소가 계속해서 이뤄지기 때문인데 이때 탄수화물은 독약이에요”라며 배웅하는 순간까지 탄수화물 금지를 외쳤다. 하지만 운동 1~2시간 전에는 꼭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하는데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이 되어 지방 연소를 돕기 때문이라고. 다행히도 운동 후 배가 고프지 않았고 저강도 운동인지라 횟수를 거듭할수록 힘들긴커녕 매일 할 수도 있게더라.
운동 2주 차에는 사이즈 체크가 있었다. 그동안 몸무게가 고무줄 같았던지라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측정 결과 모든 부위가 평균 2~3cm씩 줄어 있었다. 3주 차가 지날 무렵에는 기구를 타기 전 하체 온도가 늘 2도 이상 높아진 상태를 유지했고, 운동 후 6시간의 법칙을 어긴 적이 없기에 체중도 아주 조금은 줄었다. 이제 다음 회차에는 인바디 측정이 남았는데 과연 근육량과 체지방률이 어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만일 체력이 유치원생만도 못하며, 근육을 만들기보다는 보디라인을 원하고, 복부와 허벅지에 살이 집중 공략되어 있다면 하이폭시만 한 것이 없을 듯하다. 그냥 동네 한 바퀴 걷는 정도의 노력만으로 이만한 효과를 어디 가서 얻으랴. 힘들어야 운동 효과가 있다는 생각은 버려도 좋다. 이젠 운동도 스마트한 시대니까! – 에디터 | 송시은
: program 2 엑서프리
나는, 완전히 빠졌다. 몸무게가 아니라 마음이. 홀딱 반해버렸달까. 고백하건대, 4주간의 다이어트 체험에도 불구하고 나는 체중이 거의 줄지 않았다. 그럼에도 엑서프리는 내 생애 가장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다이어트라고 자신한다. 어째서냐고?
다소 생소한 개념이기에 간단한 설명부터 하자면, 엑서프리는 일종의 체형 교정 프로그램으로 빼도 빼도 다시 돌아오는 살, 뺄 만큼 뺐는데도 어쩐지 아름답지 않은 몸매에 대한 의문점에서 시작해 해답을 찾은 경우라고 한다. 바꿔 말해, 절대로 빠지지 않을 것 같은 부위가 빠지고, 유지되며, 셀룰라이트가 정리돼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준다는 얘기다. 방법은 이렇다. 처음 린 엑서프리 센터에 방문하면 첨단 GPA 장비를 이용해 보행 자세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한다. 내가 어떻게 서 있으며, 그때 체중은 어떤 식으로 실리는지, 걸을 때 체중 분포는 어떤지, 발의 모양과 걷는 자세 등을 사진과 그래프, 수치로 남겨 보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나의 경우 제일 먼저 심한 안짱걸음과 평발이 지적되었고,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 일차적으로는 어깨 불균형이, 다음은 갈비뼈 하부가 앞으로 밀려 골반까지 앞으로 밀려 있는 증상이 관측됐다. 그로 인해 호흡할 때의 근육 사용이 바르지 않고, 자연히 허리에도 무리가 가면서 체중이 하체로 쏠린 상태. 이대로는 점점 더 상·하체 불균형이 심해질것이며 제아무리 운동을 해서 살을 빼봤자 금세 다시 이전 몸(매) 상태로 돌아올 거라 설명했다. 끔찍했다. 치료(엑서프리에서는 다이어트가 아닌 ‘치료’라는 단어를 쓴다)는 목과 어깨/골반/발목의 3가지 축을 교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먼저 치료사가 일일이 손으로 목과 어깨의 뭉친 근골격계를 풀어주고 틀어진 근골격계를 바로잡는 밸런스 치료부터 시작됐다. 목뼈와 힘줄을 헤집어 그 속에 숨어 있는 근육을 꺼내 건드리는 듯한 손길이 더해졌는데, 이게 아프면서도 기가 막히게 시원하다. 시작 전 ‘한 번만 받아봐도 어깨 라인이 달라질 거예요’라던 설명에 맘속으로 한껏 비웃었던 나인데, 웬걸? 치료를 마치고 탈의실 거울을 보는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있던 나의 승모근이 확 낮아져 보이는 것 아닌가. 살짝 안으로 말린 듯했던 어깨도 당당하게 펴졌고, 목은 한층 길어 보였다. 게다가 마사지라면 숱하게 받아봤지만, 받고 나서 이렇게 개운했던 적도 없었다. 치료를 받은 다음 날은 거짓말처럼 가뿐하게 잠에서 깼다. 운동이라는 게 서서히 물들어버리는 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처음부터 풍덩 빠질 수 있는 건 줄 정말 몰랐다.
같은 방식으로 몇 번의 밸런스 치료를 반복해서 1) 일단 몸의 제자리를 찾아주고, 2) 망가졌던 부분의 근육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슬링 운동과 3) 다시 이 근육들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전신 운동까지 차례로 진행, 4)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을 몸과 머리(뇌)에 기억시키는 고정화 작업까지 완료하는 것이 엑서프리의 최종 목표. 두 번째 시간부터는 밸런스 치료와 함께 하체의 근력강화 운동이 병행되었다.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운동을 하지 않은 탓에 전체적인 근육량이 부족하고, 특히 둔부와 하체의 근육이 늘어져 있는 상태. 천장에 매달린 줄(현수장치)에 몸을 걸쳐 반 무중력 상태로 띄워놓고 몸을 바로잡는데 필요한 특정 근육만을 찾아내고, 강화시키는 슬링 치료와 필라테스, 그리고 덤벨이나 케튼벨을 사용한 약간의 근력 운동이 더해졌다. 신기한 건 분명 운동의 강도나 횟수는 일반적인 PT를 받을 때보다 덜한 것 같은데도 운동 후 스스로가 ‘아, 이 부분의 근육을 썼구나!’ 느끼는 정도는 훨씬 크다는 것. 게다가 1:1로 전문 치료사가 꼼꼼하게 자세를 잡아주니 잘못된 운동 자세로 인한 무리도 전혀 없었다. 일단 ‘근육을 쓰는 법’을 몸으로 익히고 나면 며칠간은 나도 모르게 걷거나 서 있을 때도 바짝 그 근육에 힘을 주고 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 또한 엑서프리 후 생긴 변화. 족부교정기도 맞췄다. 버켄스탁의 그것을 닮은 일종의 깔창인데, 운동화에 이걸 장착하고 걸으면 삐뚤어진 발과 발목 위 틀어짐을 교정해주고 바른 보행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제아무리 교정기를 쓰더라도 근본적으로 무너진 중심을 세워주지 않으면 계속 잘못된 자세로 걷게 되고 효과도 적을 터. 배운 대로 뒤꿈치로 시작해 엄지발가락까지 온전히 바닥에 닿으면서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 근육을 모두 사용하여 걸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고, 자연히 복부에도 힘이 들어갔다. 내친 김에 차도 버렸다. 20분 정도 걸리는 출퇴근 길은 물론 외근을 나갈 때도 병원을 찾을 때도 깔창을 깔고 거침없이 걸었다. 약 한 달, 엑서프리 10회와 함께. 일주일에 2번꼴로 3개월 프로그램이 일반적이라고하니, 나는 엑서프리를 겨우 30%만 경험한 꼴이다.
그럼에도 체험 후 나는 (비록 남들이 알아챌 만큼은 아니지만) 체형이 변화했다. 늘 바짝 긴장되어 있던 어깨가 바르게 펴졌고, 높이도 낮아졌다. 승모근이 줄어들면서 목도 길어지고 발목도 얇아진 느낌이다. 가장 큰 변화는 복부다. E.T처럼 아래쪽으로 푹 처진 아랫배가 몰라보게 들어갔다. 아랫배에 힘을 주는 방법조차 몰랐던 내가 늘 꼿꼿한 자세를 유지한 덕인지 복부 사이즈는 무려 8cm 가까이 줄었다. 만성적인 어깨와 목의 피로가 사라진 건 보너스. 미처 인바디 측정을 해두지 않은 까닭에 체중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이 따로 식이조절을 하지 않은 탓인지, 근육량이 늘어난 탓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뷰티 에디터로 10년 남짓 일해오면서 숱한 시술을 체험해봤고, 다이어트를 평생의 업보로 생각해온 내가 감히 단언하건대 진정한 체형 변화를 원한다면 이만한 것도 없다. 내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도 가능한 법이니까. 여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정말. – 에디터 | 김희진
: program 3 유스키니
거울은 정직했다. 둔탁한 내 몸의 라인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이봐, 너도 결국에 아줌마야’라며 실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내 아이가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게 창피해 가정통신문으로 비행기를 접어 날려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건만, 그래도 11킬로그램이나 몸무게가 불었다고 생각하니 참담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만성 하체 부종. 셀룰라이트로 엉겨붙은 지방 덩어리는 오랜 순환 장애로 빚어진 결과였다. 이런 점에서 유스 클리닉(Youth Clinic)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주로 굶거나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면 가슴이나 팔뚝 먼저 살이 빠져 상하체 불균형을 심화시키곤 했는데, 이건 복합적인 하체 비만의 원인을 개선해 오로지 하체만 집중 관리할 수 있다는 게 맘에 들었다. 그러니 신 아니, 의학의 도움을 구할 수밖에. 강현영 원장으로부터 특히 셀룰라이트와 부종이 문제인 ‘엄청난 허벅지’라는 진단을 받으며 제안받은 시술은 유스클리닉의 ‘유스키니 5단계 바디 메이킹’ 프로그램. 비만의 원인이 되는 부종과 만성 염증을 해결하고 지방세포의 파괴율을 높인 시술로 더불어 저염식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고주파 시술 후에는 지방 배출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하루 총 2리터 이상 섭취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여기에 맨손체조와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곁들이면 체지방 분해와 배출이 더욱 원활해진다고. 그래, 이제 ‘순환 및 배출’과의 전쟁으로 몸의 밸런스를 찾자!
시술 첫날은 저온냉각술로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저주파를 받아 림프 순환 관리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는데 벌써 뭔가 뿌듯한 성취감이 느껴지며 기대감이 생겼다. 이어서 약 1주일 간격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두번째 시술부터 본격적인 고주파에 들어갔다. 일단 1) 저온냉각술로 지방세포를 냉각시켜 파괴하고 2) 심부열 고주파 레이저로 다시 한번 지방세포를 파괴하면서 셀룰라이트까지 잡아주는 ‘지방 파괴’ 과정, 그리고 3) 불필요한 근육을 줄이는 스키니 주사 요법과 4) 파괴된 지방세포가 잘 배출될 수 있도록 체외충격파나 중저주파 관리를 받는 ‘지방 배출’ 과정을 번갈아 받으며 파괴된 지방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나아가 탄력 레이저를 통해 엘라스틴과 콜라겐 재생을 촉진해 지방이 빠져나간 자리가 축 처지는 현상을 예방하는 마지막 5단계인 보디 리프팅도 필수적으로 병행되었다. 음, 고백하자면 고주파 후 림프 순환 배출 관리를 받았을 때 약간의 통증이 수반되었음을 털어놓겠다. 하지만 주사요법은 예방접종을 맞는 수준이었고, 스트레칭을 한답시고 되지도 않게 억지로 다리를 찢는 고통에 비하면 견딜 만한 수준의 충격파였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이물감도 하루면 바로 사라지는 정도였다. 그렇다면 시간을 투자한 결과는? 두구두구두구~ 우선, 확실한 변화는 허벅지 부분이 꽉 껴서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 마감 기간엔 입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데님 진을 다시 입게 된 것. 그리고 부종과 염증, 오랜 시간 각화되어 쌓인 셀룰라이트층 때문에 쉽게 잘 빠지지 않는 일명 ‘승마살’과 ‘바나나살’이라고 불리는 허벅지 옆과 엉덩이 아래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허벅지의 우둘투둘하고 단단한 피부 표면도 매끈하고 부드러워진 것을 느꼈고, 동시에 천근만근 무겁던 다리도 한층 가벼워졌다. 만나는 이들도 실루엣이 달라졌다고 듣기 좋은 칭찬을 늘어놓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일시적인 효과일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지방세포를 영구적으로 파괴하므로 생활 관리가 된다면 요요현상은 없다는 놀라운 답변을 들었다. 현재 스코어를 밝히자면 허벅지 기준으로 마이너스 약 1인치. 그리고 한 달 정도 시간이 더 흐르면 평균적으로 허벅지는 3~4cm, 종아리는 2~3cm 정도가 준다고 하니 지속적으로 다이어리를 적으며 식습관을 관리할 계획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소중한 내 몸을 다독거리면서. – 에디터 | 박연경
program 4 마이크로 트레이닝
: 배가 고프기도 전에 먹었고, 배가 불러도 또 먹고, 배가 꺼지기 무섭게 먹었다. 스트레스와 식욕은 정비례했다. 새벽에도 SNS에 탐스런 ‘먹짤’이 올라오면 하다못해 짜장라면이라도 끓여 먹어야 직성이 풀렸다. 사회생활의 윤활유라는 미명 아래 마셔댄 알코올의 총량은 웬만한 양조장 탱크 하나는 채우고도 남을 터. 이렇게 전투적인 식생활과 제로에 수렴하는 운동량은 두툼한 중부 지방, 암퇘지 뒷다리 같은 허벅지와 팔뚝을 남겼다.
결국 체중계에 육중한 몸을 올린 순간 믿을 수 없는 숫자가 찍혔다.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스스로를 저주하던 어느 날 뷰티 에디터가 다가와 호들갑을 떨었다. “선배한테 꼭 맞는 운동이 있어요. 마이크로 트레이닝이라는 고강도 운동법인데 1회에 20분만 해도 6시간의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가 있대요. 어때요?” 솔깃했다. 알아보니 100hz 미만의 미세전류(저주파)를 이용해 근육을 이루는 섬유질을 일정한 간격으로 자극해 몸속 깊이 자리한 심부근과 중심의 코어근의 좌우 균형을 맞추는 근육 운동이라고. 글로 읽을 게 아니라 내친 김에 바로 회사 부근의 마이크로 스튜디오로 향했다. 그런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고교 시절 체력장 이후로는 숨쉬기 운동에 전념했으며, 정수기까지 걷기가 귀찮아서 갈증도 참아내는 위인이다. 끔찍한 몸매를 생중계하는 쫄쫄이 운동복에 전선이 주렁주렁 달린 조끼를 입고 기계 앞에 섰을 때만 해도 참담한 심정이었으나 저주파 펄스가 지방과 근육 속을 질주하기 시작하자 창피함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4초마다 흐르는 미세전류 때문에 흡사 물리치료기를 온몸에 장착한 기분. 배, 허벅지, 등, 엉덩이 등 부위별로 저주파의 강도를 조절한 후 스쿼트, 런지, 팔벌려 뛰기 등의 동작을 하자 잠자고 있던 근육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1회 차를 제외하곤 매회 10분의 어드밴드스 프로그램(근력운동), 10분의 셀룰라이트 프로그램이 이어지는데 매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온몸을 쥐어짜는 것 같다. 그 마의 20분은 올림픽 출전을 앞둔 태릉인이 된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터널을 빠져나오면 체증이 쑥 내려간 기분이 들면서 자연스레 다음 스케줄을 예약하게 된다. 심지어 이젠 ‘기분 좋은’ 근육통이 찾아올 때마다 전에는 몰랐던 ‘운동의 맛’을 실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초반엔 체중이 줄어들지 않아 초조했던 것도 사실. 그런데 운동의 재미에 가속이 붙고 가볍게 식이요법을 병행하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과 4회 만에 3킬로그램이 줄어들었고, 특히 허벅지 굵기의 변화는 확연하다. 트레이너의 말에 따르면 공통적으로 힙업 효과에 대해 얘기한다고. 주변의 반응도 꽤 격렬해졌다. “정말 빠졌네. 얼굴선도 갸름해졌어.” ‘시작한 김에 운동량을 늘리고 식사량을 더 줄일까?’ 싶었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운동은 탄력 있는 몸매와 체력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을 두죠.”
20분의 운동을 통해 그간의 식습관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물론 마이크로 트레이닝은 갑자기 슈퍼모델급 몸매로 변신시키는 요술지팡이가 아니다. 허나 나약한 의지를 북돋는 응원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오늘도 스튜디오 벽의 문구를 되뇌며 가쁜 호흡을 내쉰다.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 에디터 | 송선민
슬리밍 메이트
: 운동과 함께 늘씬한 보디라인과 셀룰라이트 제거 효과를 더욱 높여줄 조력자들.
1. OM 안티셀룰라이트 오일
진저와 레몬, 타바코 성분이 몸에 열을 만들어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셀룰라이트를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 200ml, 11만9천원
2. Sisley 셀룰리노브
롱간 시드 추출물이 셀룰라이트에 작용해 울퉁불퉁해진 피붓결을 다듬어주고 징코 발로자, 콩 추출물이 탄력을 더해 매끈한 보디라인을 만들어준다. 200ml, 25만원.
3. Dior 디올 스벨트 바디 디자이어
마치 코르셋을 입은 듯 보디 라인을 꽉 잡아준 듯 다듬어 주고 더불어 탄력도 살아난다. 200ml, 8만4천원.
4. Bliss 러브 핸들러
카페인이 정체된 지방을 자극해 축소시키고, 아미노산 복합체인 크레아틴 성분이 피부에 탄력을 줘 허리 라인을 늘씬하게 잡아준다. 250ml, 6만4천원.
5. Swiss Perfection 셀룰라 넥 & 데꼴떼 크림
목부터 쇄골, 가슴에 이르는 곡선의 탄력을 잡아 슬림한 쇄골 라인을 만들어준다. 30ml, 24만2천원.
6. Clarins 앙티 오 바디 트리트먼트 오일
부처스 브룸과 제라늄, 마조람 에센셜 오일이 독소 제거를 도와 몸의 부기를 빼주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100ml, 6만5천원.
7. Shiseido 어드밴스드 바디 크리에이터 아로마틱 스컬프팅 젤
카페인 성분은 기본. 자몽, 후추 등 스파이시한 향이 신경을 자극해 보디라인을 팽팽하게 조여준다. 200ml, 6만5천원.
8. L’Oreal Paris 수블림 바디 따이 드 레브
은행나뭇잎 추추물이 순환을 돕고 카페인이 복부와 허리라인을 다듬어준다. 200ml, 2만3천9백원대.
9. La Prairie 안티에이징 넥 크림
가슴 라인 아래쪽에서부터 목과 턱 방향 퍼밍 콤플렉스가 턱의 윤곽을 잡아 상체의 탄력과 유연성을 케어해준다. 50ml, 26만2천원.
10. Biotherm 스키니진 코드
허벅지와 팔뚝 전용으로 나온 제품으로 산호에서 추출한 코랄리나 추출물이 뭉친 지방을 풀어주고 처진 팔뚝에 탄력을 준다. 200ml, 6만4천원.
11. VB Program 슬리머 DX
발효 녹차 성분이 장 속의 비만 세균을 줄여주고 유익한 균의 생성은 도와 살이 쉽게 찌지 않는 체질이 되는 데 도움을 준다. 30ml X 30 앰풀, 8만원.
REPORT I I 부분 비만과의 한판 승부
내 고민은? 벨트를 비집고 나오는 머핀 살
해결책은? 복부 마네킹 필
비키니를 입기 위해서라면 날렵한 복부와 허리 라인이 필요한 법. 하지만 옆구리부터 허리 뒤쪽까지 마치 띠를 두른 듯 머핀처럼 불룩 튀어나온 살만큼은 안타깝지만 운동만으로 완벽히 없애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린 클리닉의 마네킹 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이가 들면 미세 순환이 저하되는데 이는 지방세포의 변성을 불러 셀룰라이트를 만들죠. 이게 바로 나잇살이고, 운동으로도 쉽게 없애기 힘든 이유예요”라고 김세현 원장은 말한다. 마네킹 필은 총 4단계로 이뤄지는데 제일 먼저 1시간 30분 동안 공들여 강력한 심부열 고주파로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동시에 진피층의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재생을 촉진한다. 뜨끈한 온찜질을 받는 듯한 느낌이라 과연 지방이 빠질까 싶은데 이렇게 파괴된 지방은 대사작용을 통해 혈관과 림프관을 통해 배출된다고. 두 번째 단계는 체외충격파로 복부 주변의 셀룰라이트를 부르는 근막의 염증을 치료해주는 시술이다. 염증을 치료해주는 시술인 만큼 약간의 아픔이 따르는데 본인의 염증 정도에 따라 그 강도는 천차만별이라고. 그런 뒤 파괴된 지방이 보다 쉽고 빠르게 배출되도록 20분간 혈액 림프 순환 관리를 받고 마지막으로 하이폭시를 15분간 하면 끝이다. 이 시술에 과감히 투자한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허리 라인이 점점 잡히는 것이 보인다며 양 손에 두둑하니 잡혔던 허리춤의 군살과 작별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단, 무엇보다 시술 후 4시간이 중요한데 시술 후 2시간은 물만 먹는 것이 좋으며 4시간이 지나기 전에 배가 고프다면 단백질만 먹어야 한다. 이유는 몸의 순환을 높인 상태라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먹었을 때 그야말로 몸에 쏙쏙 흡수되기 때문이란다. 평소의 3~4배는 높아진다니 엄격한 식단 관리가 필수겠다. 1주에 1회, 2회 시술이 기본 1세트로 지방과 셀룰라이트의 양에 따라 사람마다 시술 횟수가 달라진다니 참고할 것. –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내 고민은? 솟아오른 어깨와 흐물거리는 팔뚝의 날갯살
해결책은? 상체 조각 슬리밍 케어
상체가 슬림해 보이려면 목과 어깨 라인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스트레칭과 필라테스를 해도 운동 선수 저리 가라 할 만큼 어깨위로 불쑥 솟은 승모근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면? 황후연의 상체조각 슬리밍 케어(10회 20만원)가 좋겠다. 골반과 두개골을 함께 마사지해 꽉 막혔던 림프관을 뚫어 부종을 제거하고, 굵어진 팔뚝의 원인인 굳은 어깨 관절부터 팔꿈치 관절, 팔목 관절을 풀고 등과 가슴 라인까지 꼼꼼히 마사지해 숨었던 쇄골도 찾아준다. 덕분에 얼굴이 슬림해지는 효과는 덤이다.
해결책은? 삼투압지방용해술
다 괜찮은데 유독 팔 뒤쪽의 날갯살이 두툼하다면 ANG 클리닉의 삼투압지방용해술에 도전하자. 부분 비만에 효과적인 이 주사 요법은 몸의 성분과 농도가 같은 생리식염수 저장성 용액을 지방세포가 많은 부위에 주입해 지방세포와 주변의 삼투압 차이를 유도하는 게 포인트. 한마디로 농도가 높은 지방세포 안으로 물이 이동해 지방세포막을 부수는 거다. 이렇게 파괴된 지방세포는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흘러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1주일 간격으로 3~5회 시술. -안지현(ANG클리닉 원장)
내 고민은? 허벅지만큼이나 울퉁불퉁한 종아리와 코끼리 발목
해결책은? 스키니 필
결코 비만 체형이 아닌데 종아리와 발목만 유독 두껍다면 십중팔구 부종 때문이다. 몸 전체의 하중을 받치는 종아리와 발목인 만큼 부종이 없을 순 없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하체 순환이 정체되면서 근막 사이에 염증이 생겨 근육 사이사이까지 셀룰라이트가 겹겹이 쌓여 종아리가 울끈불끈해진다. 김세현 원장은 “간혹 종아리가 두꺼운 이유가 근육 때문이라며 보톡스 시술을 생각하지만 그건 일시적이에요. 부종은 근육 사이는 물론 종아리와 발목이 연결되는 부분에 석회질(칼슘)이 쌓이게 만들죠. 그래서 발목까지 두꺼워지죠. 종아리 라인을 잡을 때 이 부분의 염증을 풀어주는 과정이 빠져선 안 되는 이유예요”라고 조언했다. 심부열 고주파는 물론 근막의 염증을 치료해주는 체외충격파가 필요한 이유다. 먼저 집중형 충격파로 근막에 형성된 염증을 정확히 잡아준 뒤 마치 오돌도돌한 마사저로 두드리는 듯한 느낌의 방사형 충격파로 혈류 순환을 높여 부종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단점 아닌 단점이 있으니 바로 아픔이다. 고통 없인 얻는 것도 없다지만 감당해야 할 아픔이 조금은 크달까? 종아리와 발목에 염증이 많을수록 아픔이 배가되는데 과감히 이 시술을 받아본 이의 조언에 따르면 마치 뼈 속까지 시큰하게 건드리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효과만큼은 확실하다니 심호흡 한 번 크게 내쉰 뒤 도전해보자.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내 고민은? 체형을 무너뜨리고 군살을 부르는 부종
해결책은? 컨투어링 바디 트리트먼트 & 헤비 레그 트리트먼트
딱히 비만이랄 것도 없지만 몸이 쉽게 붓고 빠지기를 반복하더니 보디라인이 두루뭉술해졌다면 몸의 순환이 문제인 거다. 그럴 땐 에스테티션의 손맛을 빌리자. 콘래드 스파의 컨투어링 바디 트리트먼트 위드 우카리아 토멘토사 프로그램(1회, 24만2천원)은 클라란스 ‘앙티 오 컨투어링 보디 오일’과 ‘바디 셰이핑 크림’만을 사용해 몸속에 정체된 수분과 독소를 배출해 순환을 돕고 근육을 말랑말랑하게 풀어주고 업시켜 준다. 특히 복부 마사지가 압권인데 배 속부터 뜨끈해지면 온몸의 노폐물이 쏙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보디라인이 한결 정리된다. 쥴리크 스파의 슬리밍 바디 트리트먼트(1회 25만원)와 헤비 레그 트리트먼트(1회, 10만원)도 추천할 만한데 쥴리크 ‘호호바 캐리어 오일’과 ‘레몬 바디 오일’을 1:1로 블렌딩한 뒤 ‘유칼립투스 퓨어 에센셜 오일’을 12방울 섞어서 사용하는 블렌딩 오일은 지방을 정체시키는 노폐물의 배출과 순환을 높여 부종을 확실하게 케어해준다.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정용선, 엄삼철
- 모델
- Chanel Caldwell
- 스탭
- 헤어 / 백흥권, 메이크업 / 최대균, 어시스턴트 / 윤지원
- 기타
- 시슬리 080-549-0216, 시세이도 080-564-7700, OM 02-517-5515, 로레알 파리 080-565-5678, 클라란스 080-542-9052, 디올 080-342-9500, 스위스 퍼펙션 02-555-5152, 라프레리 080-511-6626, 비오템 080-022-3332, 블리스 02-514-5167, VB프로그램 080-023-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