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게 피어나고, 진하게 흐드러졌다. 가인이 꽃이라면 그 꽃은 지금 터질 듯 만개했다.
전날도, 다음 날도, 당일 밤에도. 더블유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앞뒤로 둘러싼 가인의 스케줄은 한 가지, 솔로 세 번째 EP를 위한 스튜디오 녹음이었다. 일찍 준비해서 잘 찍고 싶다며 스태프 집합 시간을 30분 앞당긴 가인은 당일 아침이 되자, 조심스럽게 도로 30분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녹음이 새벽 늦게 끝난 탓이었다. 30분이라면 예고 없이 늦었다고 해도 연예인에게 크게 흠이 되진 않을 시간이지만, 분명하고 시원스럽게 일하는 방식 같았다. 컷수를 더해가자 촬영 장소인 빈집에는 서서히 급해진 겨울 해가 길게 드러누웠다.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서 뽀얗게 드러난 살갗을 안쓰러워하는 건 에디터의 몫, 의상이 너무 야하지 않은지 걱정하는 건 매니저의 몫, 가인은 그저 무심하게 할 일을 할 뿐이었다. “이번 앨범에는 내가 정말 잘하는 것만 담게 될 거예요. 근데 우리 이런 얘기 나가도 되는 거죠?”
놀랍게 신선한 인물이 작곡가로 참여할 거라는 얘기를 비밀스럽게 전하면서, 작은 체구에서 흘러나오던 나직하고 허스키한 음성이 살짝 한 계단만큼 올라갔다. 성적인 표현의 수위에 대해서 먼저 얘기를 꺼낸 것도 가인이었다. 열일고여덟 된 걸그룹이 죄다 카메라를 향해 허리를 돌리고 다리를 내뻗는 지금은 노골적인 것만으로는 주목받지 못한다. 섹시함은 얼마나 드러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는가, 혹은 보여주지 않고 상상하게 만드는가의 문제가 되었다. ‘피어나’에서의 가인이 달랐던 건, 남자를 유혹하면서도 대상화되는 흔한 가요 내러티브를 넘어 주체적으로 즐기고 깨어나는 여자를 표현했기 때문이다. “여자의 첫 경험, 소녀에서 숙녀로 가는 변화를 다루면서 적절히 표현했다고 나는 생각해요. 1차원적인 자극만으로는 의미가 없으니까요. 아니면 아예 젠틀맨처럼 위트가 있던가.” 분명하고, 시원스러웠다.
작년에 두 번째 솔로 프로젝트였던 ‘피어나’가 성공적이어서 이번에 준비하며 부담이 있겠다.
첫 솔로 앨범인 ‘돌이킬 수 없는’ 때도 그랬지만 다행히 음악 평론 하시는 분들, 매체에서 음악 관련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분들이 특히 좋게 평가해줘 힘이 났다. 이번에도 그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대중에게 나는 아이돌이겠지만, 조금 더 음악에 중심을 두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다행스럽다.
브라운아이드 걸스라는 팀으로 음악 할 때는 아이돌 댄스 음악의 큰 틀 안에서 움직인다면, 솔로로 활동할 때 좀 더 자유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다.
그 밸런스를 맞추기가 사실 어렵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요소도 매력적이어야 하고 음악성도 있어야 하니까… 프로듀서 분들이나 내 음악 작업 하는 분들이 균형을 맞추는 걸 힘들어 한다. 나 또한 잘해야 하고.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되긴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춘 앨범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둘 중 먼저 생각하는 게 있다면 역시 음악이다. ‘돌이킬 수 없는’의 비주얼 콘셉트 같은 경우, 탱고라는 음악 장르가 먼저 있고 거기에 맞춰 하나씩 정했다. 뛰쳐나온 것 같은 맨발, 울다가 번진 메이크업, 한쪽만 남은 귀고리… 아주 자세히 보는 분들이 아니면 이런 디테일까지 캐치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디테일들이 뭉쳐서 분위기를 만든다고 믿고, 그래서 신경을 쓴다.
여럿이던 아이돌 팀에서 솔로로 나오면, 백댄서가 있어도 허전해 보인다. 그건 카리스마의 문제기도 하고 안무의 문제기도 할 텐데, ‘피어나’ 무대는 허전하지 않았다.
허전하지 않아 보이기 위해서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엄청나게 많다. ‘피어나’는 의상도 아주 심플한데, 터틀넥 스웨터에 스타킹 정도만 포인트가 있고 액세서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디테일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화려하게 눈에 띄려 하기보다는 음악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장치로서 의상에 관심을 가진다. 19금, 성인돌, 나에게 이런 이미지가 있어서 이번에도 그런 성적인 코드를 담고 가야 할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에 대한 결론은 났나?
이번엔 이미지로 보여주는 19금이라기보다 좀 다른 19금일 것 같다.
다른 19금이라면, 정서적으로 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건가?
그 선을 넘었다(웃음). 말하자면 어른 중의 어른? 주요 곡이 두 곡 정도 될 것 같은데, 콘셉트는 19금이지만 성적 매력만 어필하려는 느낌은 아니다. 둘 중 한 곡은 연애를 정말 오래 해야 알 수 있는 감정이 담긴 노래다.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짧은 머리에 스모키 화장을 고수한다. 가인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잘 아는 사람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 마음에 들지 않은데 한 건 하나도 없으니까.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늘 그렇게 작업한다. 싫어하는 건, 아예 안 한다. 내가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그런 쪽으로 모든 일을 진행한다. 사실 이 일을 하다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80~90%는 원하는 대로 해왔다. 그건 그만큼 내 자신이 준비를 많이 한다는 뜻도 된다. 사실 뭔가가 하기 싫다면 그 속에는 못해서 싫은 거, 부담돼서 싫은 거, 자신이 없어서 싫다고 얘기하는 것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꼭 해야 한다면 내가 좋아질 때까지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도 싫은 건 안 하는 거고.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자신 있어 하고 좋아할 때 나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당차게 보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원래 성격은 보이는 모습과 다른가?
당당해 보이는 뒤에는 엄청난 부담이 있고, 겁도 아주 많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치도 많이 본다. 그런 부분들이 대중에게는 안 드러나지만 친한 사람들이나 주변 스태프들은 다 안다.
아이돌, 특히 어린 여자들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고 겸손한 모습만 요구하는 한국 특유의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성격은 오래 활동하다 보면 숨길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면으로 원만하고 예의 바르면서 실력도 뛰어난 사람들만 연예인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성격이 불같을 수도 있고, 다혈질일 수도 있고, 말투가 좀 냉정하거나 되바라져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성격이 바로 무대에서 매력이 될 수 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너무 어린 친구들한테 억압시키고 잡으려고 할 때, 끼는 성장하기 힘든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YG가 바람직해 보인다. 개개인의 성격이나 개성을 그대로 살려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마돈나 같은 가수들 보면 자기가 하는 음악이 삶과 닮아 있어 더 진정성이 엿보인다.
에미넴에게 왜 그렇게 삐딱하냐고 누구도 시비 걸지 않듯이(웃음)?
우리나라도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 그래야 음악적으로도 발전할 것 같고 좋은 아티스트도 많이 나올 수 있을 거다.
음색이 독특한 보컬이다. 어릴 땐 깨끗하게 맑지 않은 목소리에 대한 불만은 없었나?
할머니 엄마 나까지 셋 다 허스키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목소리라 불만은 없다. 데뷔 초에는 더 허스키하고 탁했는데 발성이나 노래 부르는 방법을 많이 바꿨다. 지금은 맑은 소리와 탁한 소리 두 가지를 같이 쓰려고 하고 있다. 이것저것 노래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지금의 목소리를 더 좋아한다.
본인의 테크닉이나 스킬이 많이 발전한 건가?
바꾸려고 많이 노력해서 가능했고, 앞으로도 더 바꿀 생각이다. 내 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음역대가 아주 넓다. 진짜 높은 부분도 있고, 가성만 써야 하는 부분도 있다가 아주 저음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작곡가들이 곡을 쓸 때 음역대를 너무 넓게 잡는다. 죽겠다(웃음).
그런 곡을 안 받거나 미리 다르게 주문할 수도 있지 않나?
‘너는 저음에 매력이 있어, 그런데 고음엔 또 고음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 이렇게 얘기하면 설득당하고 마는 거다(웃음). 이것저것 잘한다는 말에 맞춰가고 끌어내면서, 어떻게 보면 나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나 싶기도 했다. 그런 고민 끝에 이번 앨범은 작곡가들한테 조금 더 안정적으로 가고 싶다는 요구를 했다. 음역대가 너무 넓지는 않고,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장점만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곡 구성을 바꿨다.
이민수, 윤상과의 호흡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작곡가가 참여하나? 정재형이라면 당신과 잘 어울릴 거란 생각을 했다.
재형 오빠 곡을 정말 좋아하는데 곡 좀 달라고 얘기한 지 2년째다. 나한테 주기 싫으신가 보다(웃음). 이번에는 정말 의외의 신선한 인물도 있을 거다. 주요 곡이 두 곡인데 한 곡은 아주 드라마틱하고, 한 곡은 아주 쇼적일 거다. 뮤직 비디오도 곧 촬영한다.
‘피어나’ 뮤직 비디오는 아주 훌륭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심지어 영화감독님들도 만나면 칭찬을 하시고, 비슷한 역할로 영화 시놉도 꽤나 받았다. ‘피어나’가 좋아 보였다면 그건 내 음악이고 내가 만든 음악 안에서 필요했던 노출이었기 때문일거다. 노출이 먼저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 표현되는 뭔가가 있었다. 여자의 첫 경험, 소녀에서 숙녀로 가는 변화, 그때의 이야기를 다룬 스토리가 있었고 적절히 표현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유 없이 1차원적인 자극만 있으면 안 된다고 보고, 앞으로 내가 노출을 한다고 해도 그런 걸 원칙으로 할 거 같다. 아니면 아예 ‘젠틀맨’처럼 위트가 있던가. 차라리 가볍게 웃어버릴 수 있는 유머 코드의 SNL 같은 느낌은 좋아한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성적인 것만 파는
게 싫고, 그렇게 안 가려고 노력하는 거지. 사실 내가 아무리 이렇게 고민해도, 보는 사람들은 그저 자극적으로만 소비할지도 모른다. 그 결과까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나나 음악 스태프들은 엄청나게 노력을 한다.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연기 경험이 무대에서의 표현과 어떻게 다른가.
많이 다르다. 연기를 하면 어느 부분에서 힘을 빼고 어느 부분에선 힘을 줘야 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다 힘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 있다. 가수라서 무대에 오래 서다 보니까, 3~ 4분 안에 모든 끼를 보여줘야 하는 리듬에 몸이 적응해 있다. 양쪽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잘하는 사람은 엄정화 선배님이다. 영화에서 봐도 무대에서 봐도 안 어색한데, 타고난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은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피처링 경험도 많은데, 다른 사람과 노래했을 때 듣기 좋은 매칭이라 생각한 경우가 있나?
아이유와 했을 때가 의외였다. 둘의 조합이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제약이 많은 노래였다. 내 곡이 아니라 아이유곡이었고, 윤상 색깔이 많이 들어간 노래였으며, 동일한 파트를 둘이 번갈아 불렀다. 각자의 특성을 살린 파트를 준 게 아니라 같은 부분을 똑같이 한 번씩 부르는 거라 어떻게 다르게 노래해야 서로 매력을 보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다행히 결과가 맘에 들었다. 스태프들도 재밌어 했고, 성적도 좋았고.
그걸 성적이라고 표현하나?
차트 순위(웃음). 기분도 좋았고 도와준 의미가 있었으니까.
가사나 영상에 레즈비언 코드도 있었다.
사실 나는 더 세게 가고 싶었는데 아이유 이미지가 있으니까… 지켜줘야 하잖아요(웃음). 나는 이만큼 가도 되는데, 이 친구는 ‘언니 안 돼요~’ 그래서 중간을 찾기가 힘들었던 거 같다. 내 앨범에 아이유가 피처링한 거였으면 좀 다른 방식이었겠지만, 아이유 앨범이니까 아이유 노래답게 했다.
스무 살에 데뷔했다. 요즘 어린 아이돌들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요즘은 클럽 가면 94년생이랑 놀 수 있다고 남자들이 좋아하더라(웃음). 나는 음악 하는 사람치고 클럽에 정말 안 간다. 가도 몸을 흔들지 못하겠다. 시선이 불편한 게 아니라 이상하게 신나지 않는다. 이제 나도 연차가 좀 되다 보니까, 누가 누군지 후배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나이가 들었다는 걸 느낀다. 예전 신인 때는 선배님들이 요즘 친구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시면 이해 못했는데 그게 내 얘기가 됐다(웃음). 열심히 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3개월만 방송국에 안가도 새로운 신인들이 참 많으니까.
그런 걸 보면 당신은 꽤 오래 잘 살아남은 것 같지 않나?
몇 주 전에 타로를 보러 갔다. 원래 그런 거 잘 안 믿고 의심이 많은데 이런 말을 들으니 뭔가 내 얘긴가 싶더다. “사라질 거 같은데 끈질기게 오래붙어 있네?” 아 내가 그런 이미진가, 싶었다(웃음). 나는 아직 더 가야 할 길이 남은 거 같고, 온 거보다 갈 길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오래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구나 감사하기도 하고. 근데 성공이나 수명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쓰고 해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딱히 더 잘돼야지 이런 야망도 없었고, 이거 아니면 난 끝난다는 절박함도 없었다. 그저 무던하게 해서 이렇게 온 것 같다.
브라운아이드 걸스 안에서 팀워크는 어떤가?
멤버들끼리 관계가 좋다. 사실 우린 나이가 있기도 하고, 언니들이 배려해주니 예전부터 싸울 일이 생겨도 크게 언성을 높인 일이 없다. 그렇다고 쌓아두는 편도 아니다. 오히려 내가 말썽을 많이 피우는 막내인데, 처음부터 혼내는 분위기라는 게 없었다. 솔직하게 싫으면 싫다고 말해왔으니까. 그래서 다른 걸그룹은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 나도 여중여고를 나와서 분위기나 느낌은 알 것 같지만. 또래끼리 모여 있으면 예민한 분위기가 있을 거다. 나는 기본적으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우리끼리 싸워 뭐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다른 팀하고 싸우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팀 안에서 뭐하러 다투나. 그리고 잘될 사람은 누가 욕하거나 짓밟는다고 해서 안 되진 않는 것 같다. 그런 운명은 빨리 받아들이고 자기 위치에서 더 노력해야지.
2013년은 당신에게 어떤 한 해였나?
한 게 별로 없다(웃음). 젠틀맨 하나 있었고, ‘킬빌’ 활동은 너무 짧게 했고, <조선 미녀 삼총사> 영화 촬영은 연초에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다. 데뷔한 이래 가장 많이 쉬었던 한 해 같은데 그래서 얻은 것도 많다. 성숙해졌고, 외로움도 많이 느꼈고. 그전까지는 너무 바쁘니까 고독감이라던가 쓸쓸함이 어떤 감정인지 잘 몰랐다.
바쁘게 일에 몰입하는 게 더 좋나?
워커홀릭은 아니지만 뭐든 하나에 미쳐 있어야 숨 쉬는 게 가능한 사람 같다. 사소한 핸드폰 게임이든 운동이든 사랑이든 일이든….
연애 하면 몰입하는 스타일일 것 같다.
연애뿐 아니라 뭐든지 깊이 빠져든다. 열심히 하는 건지, 아니면 오기라고 표현해야 할지… 우선 내가 안 빠지면 뭐든 시작을 못한다. 진짜 좋아해야, 좋아서야 하지 어떤 척하고 그런 걸 잘 못한다.
그런 성격이면 후회는 없겠다.
안 했으면 안 했지, 하고 후회하는 일은 없다. 후회가 없는 대신 상처를 받긴 할 거다. 나를 던지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게 인생이니까. 하지만 상처 받아도 하루이틀 슬퍼하다가 3일째엔 다른 대상을 찾는다(웃음). B형 성격이다.
다른 멤버들이 배려하고 잘 받아준다더니, 그럼 A형인가?
A형 두 명, O형이 한 명이다(웃음). 인생을 더 살았다는 거, 경험이 더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언니들 보면 느낀다. 멤버끼리 노래가사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서로 대화할 때 나는 나름 확신에 차 있었는데, 그때 좁은 세계에 갇혀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알겠다. 스무 살짜리 애들이 인생에 대해 아무리 맞다고 생각해도 경험해보면 다른 걸 많이 알아갈 수밖에 없다.
2014년의 계획이 있나?
올해 많이 쉬었으니까, 이제 일을 하고 싶다.
고독감이나 쓸쓸함은 2013년에 많이 배웠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웃음).
- 에디터
- 황선우, 패션 에디터 / 김한슬
- 포토그래퍼
- JANG DUK HWA
- 스탭
- 헤어 / 백흥권, 메이크업 / 고유경, 어시스턴트 / 한지혜, 김지은
- 기타
- 장소협찬 / 대림 미술관 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