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라이더의 어긋난 균형, 26 셀린느 FW

김신

마이클 라이더가 전한 2026 셀린느의 겨울 이야기.

마이클 라이더는 깃털 머리 장식에 클래식한 트렌치코트를 매치하는 식의 미묘한 어긋남을 통해 위트를 더했다.
클래식한 코트 소매에 매단 큼직한 보우 장식.
런웨이 곳곳에 등장해 룩의 완성도를 높인 볼드한 주얼리들.

모든 게 완벽하게 맞물릴 때보다, 살짝 어긋날 때 더 흥미로워진다. 마치 잼 세션처럼. 프랑스 학술원에서 펼쳐진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 2026 F/W 컬렉션. 세 번째 시즌에서 그는 그 미묘한 어긋남의 감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테일러드 재킷, 슬림 팬츠, 단정한 코트로 출발한 쇼는 어딘가 익숙했다. 하지만 룩이 이어질수록 전체적인 비율은 조금씩 어긋나고, 디테일에는 가벼운 장난기가 스며 있었다. 재킷의 금속 단추를 유난히 작게 줄이거나, 슬림한 팬츠의 퍼짐을 과장하는 식이다. 점잖고 차분한 옷인데도 얌전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이유다. 위트는 스타일링에서 더 분명 해진다. 더비햇과 버킷햇은 룩의 인상을 선명하게 했고, 클래식한 트렌치코트 위에 볼드하고 토속적인 네크리스를 무심하게 얹는다. 또 스포티한 고글, 크게 감아 올린 머플러까지. 계산은 정교하고 치밀하지만 조금도 과하지 않고, 각각의 요소는 흩어지지 않고 하나를 향해 나아간다. 이 균형이 바로 마이클 라이더의 강점이다.

아티스트 마테오 가르시아가 제작한 스피커 앞에서 포착된 모델.

한편 이번 쇼의 밀도를 완성한 또 하나의 축은 사운드였다. 파리 기반 아티스트 마테오 가르시아(Matéo Garcia)가 제작한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이 런웨이 곳곳에 배치됐다. 조각적인 목재와 스틸로 구성된 스피커는 단순한 장비를 넘어 공간에 특별한 아우라를 드리운 채 중심을 잡아주었다. 1970년대 잼 세션의 은밀하고 몽환적인 에너지를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는 프린스를 비롯해 여러 뮤지션의 음악을 통해 더욱 또렷해졌다. 시각적인 클래식과 청각적인 리듬이 교차하는 공감각적 연출은, 이번 시즌이 다루는 감정의 결을 한층 입체적으로 확장시켰다. 결국 이번 컬렉션은 클래식을 뒤집지 않는다. 익숙한 틀을 유지한 채, 비례와 장식, 스타일링의 호흡만 조금씩 어긋나게 만든다. 마이클 라이더는 셀린느를 억지로 흔들지 않는다. 대신 단정한 표면 아래, 미묘한 균열을 남긴다.

쇼에 참석한 배우 나오미 왓츠, 세라 폴슨 그리고 메이미 거머.
셀린느 쇼를 찾은 배우 수지.

쇼가 끝난 뒤, 마이클 라이더로부터 쇼 노트가 도착했다. 시처럼 읽히는 문장이었고, 디자이너의 순정에 가까운 글이었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자연스럽게 마음이 동했다. 아마 쇼를 보기 전에 읽었다면, 이 감정은 조금 덜했을지 모른다. 끝난 뒤 도착한 그 노트는 하나의 설명이라기보다, 뒤늦게 건네진 러브레터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그의 쇼가 더 깊이, 더 잔잔하게 남았다.

클래식한 무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더비 햇. 여기에 고글 형태의 안경을 더해 클래식과 모던함의 균형을 잡았다.
겨울 룩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개성 넘치는 슈즈.

자신감, 그리고 그에 대한 솔직함. 아이러니 없이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전략보다는 직관, 계획하기보다는 느낌을 믿기. 연필을 깎는 것. ‘콘셉트’라는 아이디어를 거부하기. 셀린느(Celine)는 곧 스타일입니다: 지금 바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옛것과 새것의 혼합. 우리 모두가 찾고 입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기.

약간의 어긋남. 
강인함. 
작은 반항. 
모순, 불완전함, 개성. 
기발함.

저는 어지럽고 복잡한, 그리고 다층적인 내면의 삶이 훌륭한 옷차림 저변에 드러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운 옷을 입는,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바라보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고, 휴가를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들. 감각 있는 사람들. 매력 있는 사람들.

옷을 입고, 룩을 연출하는 것은 하루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걷고 느끼는 방식을 바꿀 수 있기에 저는 이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 셀린느 아티스틱 디렉터, 마이클 라이더 (Michael R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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