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람. 그저 동안 미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시간을 초월해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월을 보내는 사람, 진공 세상에 살 것 같은 사람, 흔들림이 없고 뜨겁거나 차갑지도 않은 사람. 오연수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주 앉아보니, 그녀는 그저 신나게 세월을 만끽하며 살고 있을 뿐이었다.
너무 식상하지만, 이 인터뷰의 핵심 질문이다. 오랜 시간 미인으로 꼽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난 미인으로 꼽히는 사람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예쁘다는 말보다 잘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나, 정말 미인은 아니지 않나?
얼마 전에 인터넷에 뜬 12살 때 사진을 봤다. 잘생겼다기보다는 청순한 쪽에 가깝던데….
어려서부터 성숙했다. 요즘 말로 노안이 바로 나였다. 하하. 그렇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가?
그런 질문 정말 많이 받는데, 그때 마다 나도 뭔가 그럴듯한 답변을 하고 싶다. 정말 솔직하게 얘기해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 나도 좀 알고 싶다. 많은 배우들이 이런 비슷한 말을 하겠지만, 관리하고 꾸미는 데 그다지 부지런한 편은 아니다.
꼭 피부과 다니고 마사지 받고 그런거 아니어도 몸과 마음의 긴장감을 놓지 않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지 않겠나?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건, 게다가 배우인데, 사실 말이 안 된다. 그렇지 않나? 음… 내 경우 활동 시기와 관련이 깊다. 작품을 끝내고 나면 게을러지고, 작품 시작하기 전에 바짝 정신차리고 가꾸는 편이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 닥치기 전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철두철미한 성격이 못 된다. 그런데 또,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을 잘하는 편이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나에겐 편하고 잘 맞는다. 나에게 뷰티 관리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기보단 그저 내 일상이고 내 일이니까 하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철저하게 지키려고 하는 건 있나?
마음에 고민을 담아두지 않는 것, 그거 하나는 꼭 지키려고 한다. 고민해봤자 해결되지 않을 문젯거리는 마음에서 떨쳐버리려고 애쓴다. 또 가능하면 항상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후배들한테도 그렇게 조언해준다. 아무리 예쁜 얼굴이어도 고민거리가 있는 사람은 표정이 다르고 안색이 다르고, 그게 쌓이다 보면 인상이 변한다. 그건 확실하다. 나랑 얘기하다 보면 속이 시원하다는 후배들 많다.
외모 관리, 특히 뷰티 관리는 그 사람의 성격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분야 중 하나인 것 같다. 성실한 사람은 뷰티관리도 성실하게 하고, 화끈한 사람은 화끈한 방법을 쓰더라.
맞다. 난 꼼꼼한 편이 아니어서 케어도 꼼꼼하게 챙기질 못하나 보다.
아, 왜 운동 열심히 하지 않나. 지난번에 자전거 타다가 카페에 커피 마시러 왔을 때 마주치지 않았나.
맞다. 그런데 요즘엔 추워서 잘 못 나간다. 날씨 풀리면 나가야지.
골프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좋아하지 잘 치지는 못한다. 실력이 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난 정말 유난하게 하는 관리가 없는 것 같네.
그래도 최소한 불규칙한 생활을 할 것 같진 않다.
애들이 있고 가정이 있으니까 불규칙할 수는 없다. 어찌 됐든 아침 7시에는 항상 기상하고, 애들 학교 보낸다.
집에서는 혼자서 어떻게 관리하나?
남들하고 똑같다. 맞는 제품 바르고, 미스트 수시로 뿌리고, 건조해질 만한 것들, 특히 차에 부착된 히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매니저가 손이 시려 운전을 못할 정도고 애들도 춥다고 난리인데도. 건조한 바람이라면 딱 질색이다.
베테랑으로서 촬영 전 노하우가 있다면?
푹 자는 거 하나는 꼭 지킨다.
연예인일수록 자기 얼굴을 잘 못 만지는 것 같더라. 누구에게 얼굴을 맡기나?
내 오랜 친구, 이경민 원장.
- 에디터
- 이지나
- 포토그래퍼
- 최영빈
- 스탭
- 스타일리스트 / 조윤희, 헤어 & 메이크업 / 이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