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피의 선물 큐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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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고르는 데도 노하우는 필요하다. 취향 좋은 이들의 센스 터지는 선물 리스트부터 살핀다면 실패 확률 제로. 그 뒤에 지갑을 열어도 늦지 않다.

Kelita Atelier 생각의 정원 스페셜 에디션 10ml X 3ea, 29만7천원.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의미가 더해지는 선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켈리타 아뜰리에가 생각났다. 켈리타 아뜰리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이나 패키지, 문구류 등을 제작하는데, 취향이 확고해 이들이 골라준 제품이라면 믿고 선물할 수 있다. 이들의 셀렉션 중에 정원의 싱그러운 향을 사계절 내내 느낄 수 있는 ‘생각의 정원’이라는 공간용 향 오일이 있다. 코튼 페이퍼가 들어 있는 향합이 특히 멋진데, 사용할수록 손때가 묻어나 더욱 아름다운 오브제로 거듭난다. 마치 오래도록 함께한 파트너와의 관계처럼 말이다. 무척이나 아끼는 사람에게만 선물하고 싶다.

“올 한 해도 변함없이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인애(인애스타일 대표)

Cellreturn LED 마스크 플래티넘 화이트, 213만원.

‘엄마에게’

엄마의 주름살을 찬찬히 살피다 보니 자신을 늘 관리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엄마의 처진 피부를 이대로 방치하는 건 딸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기계와 친하지 않은 엄마를 위해 마스크 설명서를 붙들고 찬찬히 설명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겠지만, 그만큼 기분 좋은 에피소드가 생길 것 같다. 시간이 나면 나도 부지런히 써봐야지. 피부 관리하는 엄마 덕에 내 피부도 가꾸는 게 바로 일석이조, 일타쌍피다. 간만에 효녀 노릇 좀 해야지.

“다 큰 딸 신경 그만 써도 되니깐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해! 내년에는 내가 효도할게. 사랑합니다.” -김미정(메이크업 아티스트)

Braun 시리즈 9, 40만원대.

‘남편에게’

아기천사와 9개월째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의 인생템, 남편에게 가장 좋은 면도기를 선물하고 싶었다. 남자들의 극찬이 쏟아진 후기를 보고 고른 제품은 브라운의 시리즈 9다. 새롭게 출시된 제품답게 성능 역시 뛰어나다. 턱선을 따라 무려 10가지 방향으로 움직인다니 아기 피부 못지않게 완벽하게 면도한 남편의 얼굴을 잠시 꿈꿔본다. 부드러운 피부로 아기 볼에 얼굴을 비벼댈 남편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웃음도 난다. 그렇게 매일 더 많이 사랑해주길.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옆에 있어 행복합니다.” -고선영(차홍아르더 부원장)

Aesop 오브 뮤즈 앤드 미스: 더 레벨러, 13만5천원.

‘와이프에게’

연말만큼은 편하게 휴식하며 서로를 다독여줄 선물을 하고 싶다. 기왕이면 아내가 즐겨 쓰는 브랜드 제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이솝의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에 눈길이 갔고, 그중에 오브 뮤즈 앤드 미스 키트를 선택했다. 패키지를 두른 일러스트는 충분히 감각적이고, 황갈색 어메니티 케이스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 치고는 분에 넘치게 고급스럽다. 무엇보다 자주 사용하는 핸드&보디 4종으로 구성해놓은 점이 마음에 든다. 와이프는 물론, 누구에게 선물해도 기분 좋은 반응을 남길 것만 같다.

“가족에게도, 회사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던 올해를 보내며, 많은 변화 속에서도 늘 한결같은 편안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종달(트루 피알 앤 크리에이티브 대표)

Chanel 수블리마지 클렌징 워터 125ml, 11만9천원.

‘베스트 프렌드에게’

하루하루를 매우 바쁘게 사는 친구가 있다. 이번 선물은 그녀가 보내는 하루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골라봤다. 바로 샤넬의 클렌저다. 샤넬의 수블리마지 클렌징 워터는 단순히 화장을 지우는 개념이 아니라 피부에 닿는 느낌과 향기, 리추얼 등이 마치 스파를 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장을 지우는 순간은 비록 짧을지라도 지친 몸과 마음에 충분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남은 2019년, 그리고 다가오는 2020년도 열심히 잘 살아내보자.” -남혜진(라부티크피알 실장)

Tamburins 키스포에버 324 15ml, 6만5천원.

‘하나뿐인 언니에게’

무엇보다 힙한 선물을 주고 싶다. 그렇다면 탬버린즈 제품만 한 게 없지. 얼핏 보면 립밤 같기도 한 튜브 속에는 다름 아닌 고체 향수가 들어 있다. 쌍둥이지만 나는 우드 향을 좋아하고 언니는 달달한 향을 선호하는데, 이번 선물만큼은 내 취향의 향을 선물하고 싶다. 다만 언니의 취향도 살짝 고려했다. ‘키스포에버 324’는 블랙베리류의 카시스 향과 달콤한 불가리안 장미 향이 믹스되어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약간 중성적이지만 꽃향기가 나니 좋아할 게 분명하다. 정확한 취향을 안다는 게 이렇게 다행이다.

“늘 옆에서 믿어주고 챙겨줘서 고맙고, 평생 친구 하자!” -선혜영(모델)

Edition de Parfums Frederic Malle 프렌치 러버 100ml, 32만5천원.

‘나 자신에게’

유독 향에 민감한 나는 스무 살 때부터 향수를 뿌리지 않고는 외출하지 못했다. 매년 함께하는 향수를 정해놓을 정도. 새로운 2020년에도 365일 함께할 멋진 향수를 나에게 선물해야겠다. 오렌지 나무의 세련된 향과 그린 우디 계열의 앰버 향이 하나같이 매력적인데, 그 둘의 케미가 생소하면서도 조화로워 자꾸만 손이 간다. 한번 맡아본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향기다. 청명하기 그지없는 이 모던한 퍼퓸을 새로운 한 해 동안 편애하기로 결심했다.

“마음 가는 대로 살자.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많이 많이 사랑해!” -김지영(컴플리트케이 대표)

프리랜스 에디터
김애림
포토그래퍼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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