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관찰자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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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의 패턴을 면밀하게 관찰해온 어느 사진가의 기록.

도시에는 저마다의 표정과 제스처가 있다. 그런 도시의 면면을 관찰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최용준의 첫 사진책 <Location>은 지형, 도시, 건축물의 생김새를 낯선 높이와 각도에서 채집한 결과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찍은 동아시아 대도시의 건축적 단면이 작가 특유의 시선에 담겼다. 그래픽처럼 보이는 건축물의 격자무늬와 일정한 패턴은 그 자체만으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상공에서 드론을 띄워 촬영한 듯한 드넓은 도시 조감도는 복잡한 쾌감을 선사한다. 그의 작업은 도시 공간을 집요하게 편집하고 이식해서 완성한 하나의 콜라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가에게 궁금한 몇 가지 질문을 띄웠다.

사월의눈에서 선보인 사진집 <Location>은 최용준 사진가가 찍은 동아시아 대도시의 건축적 단면을 담고 있다. 최용준 사진가의 사진을 다층적으로 읽기어내기 위해 영상이론 전문가 김지훈 교수와 건축가 임지선 , 전현배가 함께 글과 해석으로 참여했다.

건축과 도시를 집요하게 바라보고 찍기 시작한 이유가 있나?

건축과 공간을 다루는 작가들의 작업에 자극을 받았다. 큰 판형의 작품집을 통해 영감을 받았고, 특히 토마스 루프(Thomas Ruff)가 찍은 공간 사진을 정말 좋아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좋은 사진책들이 나로 하여금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었다.

책에 실린 사진은 마치 수수께끼 같기도 하다. 장소나 지명 대신 오직 숫자만이 암호처럼 표시되어 있으니까.

작업 콘셉트가 웹사이트를 통해 위치(Location)를 찾는 행위와 관련이 있고, 몇몇 사진에는 위도와 경도 좌푯값을 병기했다. 그 좌푯값을 구글맵에 입력하면 정확한 촬영 포인트가 나온다.

그래픽처럼 모던하고 명료한 사진이지만, 궁극의 한 컷을 담기까지 준비 과정과 노력은 상당히 복잡했을 것 같다.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구글, 애플, 또는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3D 지도를 이용한다. 스트리트 뷰는 지상에서 막상 걸으며 관찰하는 도시와는 차별성이 없고 위성 뷰는 하늘 위에서 본 평면도와 다를 바 없다. 3D 지도를 사용해서 도시를 비행하며 관찰하는 것처럼 고도와 위치의 제약 없이 다각도로 도시를 뜯어보려고 한다.

사진책 사이사이에 낱장의 포스터가 삽지 형태로 들어간 구성이 독특하다.

사진책을 만든 정재완 디자이너가 들고 다닐 수 있는, 손에 잡히는 크기의 사진책을 제안했다. 포스터는 큰 형식의 사진을 볼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사진책에는 총 53장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고, 7장의 포스터를 함께 제공했다.

좋아하거나 혹은 영향 받은 사진가가 있다면?

볼프강 틸먼스, 토마스 데만트, 토마스 루프를 좋아한다.

언젠가 꼭 담고 싶은 도시가 있나?

브라질의 상파울루. 좋아하는 사진가가 찍은 그곳의 사진을 보았는데 서울처럼 많은 것이 혼재된 모습을 발견했다. 오래되고 새로운 것들, 멋지거나 엉망인 것들이 섞여서 혼란스러운 장면을 만들어내는 도시다.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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