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완다 나일론의 비전

이채민

‘소재의 연금술사’ 조안나 세닉(Johanna Senyk). 잡지사의 스타일리스트, 코스튬 디자이너 등 다채롭고 독특한 이력의 그녀. 2012년 우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들로 브랜드 완다 나일론을 론칭하고, 2016년 ‘LVMH 프라이즈’의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더니 그해 ‘ANDAM(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영 디자이너들을 위해 1989년 설립된 재단으로 첫 우승자는 마르탱 마르지엘라) 프리’ 우승을 거머쥐며 글로벌 패션 신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그녀를 만나 이번 시즌 완다 나일론의 비전, 그리고 온라인 편집숍과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안나 세닉 from 완다 나일론
〈W korea〉최근 두 시즌 런웨이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2018 S/S 패션 위크 기간에는 쇼를 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나?
조안나 세닉 임신한 상태라 참여하지 않았다. 아기를 위해서라도 사적인 시간과 공식 업무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척 중요했다. 그뿐 아니라 리조트 컬렉션과 프리 컬렉션, 수익 창출과 브랜드의 다양성을 성장시키는 일을 차분히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2017 F/W WANDA NYLON

2017 F/W WANDA NYLON

2017 F/W WANDA NYLON

2017 F/W WANDA NYLON

2017 F/W WANDA NYLON


2017 F/W 시즌, 레트로 무드가 무척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영감이나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강인한 여성’이 핵심 콘셉트였다. 나는 여성의 정체성에 굉장히 현실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당시 검은 표범에서 영감을 받아 베레모를 만들었다. 목적과 신념을 가지고 사는 여성이 필요로 할 만한, 볼륨감 있고 활동적인 점프슈트와 슈트 같은 옷에 영감을 담아냈다.

클래식한 패턴에 혁신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미러볼을 닮은 터틀넥 톱, 광택이 나는 하늘색 슈트, 메탈릭한 코트 등은 디스코적 요소가 눈에 띈다.
나는 편안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즐긴다. 사용해본 적 없는 혼합물, 패턴이나 컬러, 형태의 해체와 조합, 그리고 독특한 소재 등을 통해서. 그중에서 특히 재미있고 유니크한 것이 바로 메탈릭 소재다.

완다 나일론의 옷을 얘기할 때 소재를 빼놓을 수 없다. 완다 나일론에 소재란 무엇인가?
우비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테크니컬한 소재와 옷을 연구하며 우리만의 패브릭을 개발하게 되었다. 재활용할 수 있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폴리우레탄을 만드는데만 2년이 걸렸다. 그 후 나는 디자인 작업에 착수하기 전, 언제나 소재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나만의 의식을 치르게 됐다. 지난 시즌의 경우도 마찬가지.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찾고자 가죽에 프린팅을 하고, 무지갯빛을 활용하고, 니트웨어의 가능성을 새롭게 실험했다.

거의 매 시즌 선보인 투명 소재가 이번 시즌 보이지 않았다. 브랜드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일까?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다. 시기나 나의 욕구와 영감에 따라 소재를 선택할 뿐이다. 이번 시즌엔 투명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았나 보다.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세계의 변화와 발전은 엄청나다. 디지털 인플루언서의 힘은 막강해졌고, 브랜드들은 수치가 높은 인플루언서에 앞다투어 협찬한다. 완다 나일론만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 같은 것이 있나?
우리 인하우스 팀은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에 기민하게 즉흥적인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런 변화에 적응해야만 브랜드도, 미디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니까.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도 온라인 편집숍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매치스패션과 같은 온라인 편집숍과 브랜드들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더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비전을 보여주고, 더 강력하고 흥미로운 협업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는 온라인 스토어와의 협업을 통해 익스클루시브 디자인을 선보이거나 다양한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고, 온라인 편집숍은 엄선된 브랜드를 제공해 그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려면 단순히 두 이름이 붙는 것이 아닌, 여러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완다 나일론과 매치스패션닷컴의 익스클루시브 협업 컬렉션.

완다 나일론과 매치스패션닷컴의 익스클루시브 협업 컬렉션.

완다 나일론과 매치스패션닷컴의 익스클루시브 협업 컬렉션.


말했듯이 최근 트렌드는 온라인 편집숍과 디자이너들의 협업이다. 매치스패션과 완다 나일론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나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지난 시즌 매치스패션닷컴과 함께 첫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공개했다. 그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협업을 기획하고 실현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믿음에 감사한다. 아직 콘셉트나 다른 것들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2월에 새로운 협업을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기 바란다.

에디터
정환욱
포토그래퍼
JULIA CHAMP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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