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WORLD 정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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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현재 이들의 초상이 한국 문화의 한 장면을 구성한다. 더블유매거진닷컴과 더블유코리아가 함께 만난 서울 사람들.

헴라인에 러플 장식이 붙어 있는 검정 라운드 톱과 통이 넓은 검정 팬츠는 Goen.J 제품.

헴라인에 러플 장식이 붙어 있는 검정 라운드 톱과 통이 넓은 검정 팬츠는 Goen.J 제품.

정고운
2010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2>의 우승자로 스타덤에 오른 정고운의 브랜드, 고엔제이는 지난 2년 동안 해외로 훨훨 날아다녔다. 고객보다 먼저 바이어에게 어필하거나 쇼를 하고 어딘가에 입점해야 하는 패션 비즈니스의 지난한 과정이 놀랄 만큼 간결하고 깔끔하게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어떻게 밀라노나 뉴욕 바이어의 눈에 들 수 있는지’ 노하우를 궁금해한다. 답은 간단하다. 한 브랜드의 디자인을 봤을 때, 연상되는 다른 브랜드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정고운은 안다. ‘상반된 것들의 조화가 낳는 무드’를 메인 테마로 삼는 고엔제이는 그렇게 서울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더 호응을 얻고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사옥을 마련한 것. 2년 동안 가로수길에 있다가 올해 안에 청담동 CGV 옆 건물로 터를 옮긴다. 디자이너이면서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이 돼보니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 그래서 웬만해선 뭔가를 사지 않게 됐는데, 상상하지도 못한 금액을 들여 사옥을 마련했으니 기억에 남을 수밖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 파리에서 패션을 배운 배경이 디자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나?
경기도 이천에 살다가 고등학교 때 서울로 왔고, 에스모드 자퇴 후 파리에서 7년 정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남들 다 하는 건 하기 싫은 면이 있었지만 그 개성이 외국 생활을 하면서 더 진해졌다. 여성스럽고 모던한 스타일의 브랜드군이라는 게 있을 텐데, 어쨌든 내가 만든 옷에는 아예 외국을 기반으로 한 사람의 디자인과는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다. 재킷 하나를 만들어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디자인에 묘하게 섞여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몰라도.

서울의 매력은 뭘까?
밀어붙이고 싶을 때 밀어붙이는 게 가능하다. 살기 편해서 일하기도 편한 거다. 아쉬운 점은 돈보다 재미를 생각하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최근의 관심사는?
인테리어나 건축에 관한 자료를 많이 본다. 영감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사옥을 꾸며야 하니까 관심 갖고 리서치했다. 인테리어 취향도 고엔제이의 디자인 테마처럼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 예를 들면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이 어울려 자아내는 무드 쪽에 관심 간다.

멋에 관해 서울 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자신을 꾸밀 때 남 시선을 의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남자가 내 옷이나 머리 스타일을 어떻게 볼까 신경 쓰는 경우를 많이 봤다. 향수 하나를 고르더라도 유행보다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한다. 요즘엔 취미 생활마저도 유행을 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패션 에디터
최유경
피쳐 에디터
권은경
포토그래퍼
MOK JUNG WOOK
헤어
강현진
메이크업
원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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