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여인의 경계선에 접어든 여배우 박신혜. 샤넬의 고혹적인 여인이 된 그녀가 파리에서 만끽한 지극히 사적이고, 나른하게 눈부신 순간.

플리츠 장식 미니 드레스, 실루엣이 우아한 트위드 소재 롱 코트, 그물 타이츠, 원석 장식의 긴 목걸이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플리츠 장식 미니 드레스, 실루엣이 우아한 트위드 소재 롱 코트, 그물 타이츠, 원석 장식의 긴 목걸이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순백의 레이스 장식 칼라와 소매가 돋보이는 드레스, 대담한 후프형 귀고리는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순백의 레이스 장식 칼라와 소매가 돋보이는 드레스, 대담한 후프형 귀고리는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조금 전 파리 그랑팔레에서 펼쳐진 샤넬의 16 F/W 시즌 컬렉션을 감상했다. 이번 쇼에 대한 단상은 어떠한가?  지난해 봄, 서울에서 펼쳐진 샤넬 크루즈 쇼가 내가 경험한 첫 번째 샤넬 쇼였다. 당시는 수많은 관중 사이에서 다소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파리에 와서 만끽한 두 번째 샤넬 쇼에선 그랑팔레라는 쇼장의 웅장함에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오늘, 모든 좌석을 프런트 로에 배치한 컬렉션인데 쇼를 기다리며 여기 앉아 있는 이 순간 어떤 옷이 입고 싶어질까, 또 어떤 감회를 얻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뭇 긴장이 되더라.

프랑스의 시크한 멋과 이탈리아의 화려한 매력이 어우러진 파리-로마 공방 컬렉션을 입은 당신의 모습은 매우 고혹적이고도 모던했다. 고맙다. 요즘 들어 모던 클래식에 마음이 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더 좋아지더라. 첫 번째 컷 에서 본 내 모습은 마치 30대를 넘어 40대에 머문 미래의 모습을 미리 경험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 나이가 된다면 이처럼 클래식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다는 기분도 들었다.

오늘 촬영에서 슬립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이전에는 보지 못한 센슈얼한 매력을 풍겼다. 내면에 자리한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엿봤다고 할까. 백리스 드레스는 몇 번 입어봤는데 이런 슬립 드레스는 처음이었다. 이런 관능적인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이 아직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웃음).

소매가 긴 니트 풀오버와 트위드 소재가 멋스러운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대담한 후프형 귀고리와 진주 비즈 장식 목걸이, 관능적인 커프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소매가 긴 니트 풀오버와 트위드 소재가 멋스러운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대담한 후프형 귀고리와 진주 비즈 장식 목걸이, 관능적인 커프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풍성한 러플 장식 블라우스, 가죽 스커트, 클래식한 버튼 장식의 코트, 섬세한 레이스 장식 그물 타이츠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화이트 골드에 라운드 컷과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검정 스피넬이 조화를 이룬 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전하는 크루즈 링은 Chanel Fine Jewelry 제품.

풍성한 러플 장식 블라우스, 가죽 스커트, 클래식한 버튼 장식의 코트, 섬세한 레이스 장식 그물 타이츠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화이트 골드에 라운드 컷과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검정 스피넬이 조화를 이룬 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전하는 크루즈 링은 Chanel Fine Jewelry 제품.

2월 18일, 생일을 맞이하며 만 스물여섯 살이 되었다. 케이크에 큰 초 두 개만 꽂고 나머지 초는 꽂기 싫었던 순간이었다(웃음). 사실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다소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작품 사이의 재충전 시간에도 늘 뭔가를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그때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뭐지 하는 생각을 했고, 그러한 고민들로 지쳐갈 때쯤 다시 일을 시작하며 갈증이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닮고 싶은 누군가가 있나? 저렇게 나이들면 참 아름답겠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 바로 오드리 헵번. 누군가는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기를 계속해서 꿈꾸겠지만, 그녀는 그 화려한 삶의 일부를 기꺼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었다.

배우 박신혜 역시 꾸준히 봉사와 기부를 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그런 마음을 심어주셨다. 물론 내가 번 만큼 하고 싶고 쓰고 싶은 것도 많지만, 반면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누군가와 나누는 일은 내게는 당연하게 여겨야 할 기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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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누아르 영화 속 여주인공을 연상시키는 가죽 트렌치, 관능적인 레이스 장식의 메탈릭한 플리츠 슬립 드레스, 그물 타이츠, 대담한 귀고리와 커프는 모두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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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크기와 조형적인 형태가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불러일으키는 귀고리와 커프는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으로 Chanel 제품.

올해 개봉할 영화 <형(가제)>을 촬영했다. 조정석과 도경수라는 두 남자 배우와 함께 극 중 유도 코치 역을 맡았는데, 얼핏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나 역시 상상이 안 가더라(웃음). 그런데 잘해냈다. 대본이 수정되며 유도를 직접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살짝 아쉬웠지만 말이다.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유도 코치라는 새로운 역할보다는 대본을 보며 느낀 도경수가 맡은 두영이라는 남자 주인공 때문이었다. 마치 내 모습처럼 느껴진 주인공, 세상의 많은 두영 곁에서 따뜻하고 씩씩한 캐릭터로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합류하게 됐다.

30대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 스무살 때, 난 스물 일곱쯤이 되면 성숙하고 멋진 여자가 되어 있을 거 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난 언니들에게 장난치고 까부는 박신혜다. 하이힐 대신 워커와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 모습도 그대로다. 그래서 서른이 넘은 나 역시 유쾌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거침없이 하며 살겠구나 싶다.

‘진짜 나 박신혜’는 어떤 사람인가? 음, 진짜 나 박신혜는 어릴 적부터 일을 시작해서 눈치를 안 보는 것 같지만 은근히 눈치도 보고 소심한 면도 많아서 그 모습을 감추려고 애써 밝은 척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모습도 감추지 않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요즘 사춘기 증상을 겪는 걸까(웃음). 어쨌든 나 박신혜는 여전히 운동 좋아하고, 노는 것 좋아 하고, 무엇보다 사람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다. 또 연기를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배우 박신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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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와 검정 스피넬이 조화를 이룬 조형적인 아름다움의 크루즈 링, 마드무아젤 샤넬이 가장 좋아했던 꽃인 카멜리아를 모티프로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와 검정 새틴 스트랩이 우아한 조화를 이룬 카멜리아 브로데 주얼리 워치는 Chanel Fine Jewelry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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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슬립 드레스와 레이스 롱 글러브는 2016 파리 인 로마 공방 컬렉션 (Paris in Rome Métiers d’Art collection)으로 Chanel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