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노, 더 콰이엇, 도끼. 일리네어를 구성하는 아티스트 3인의 화보 B컷과 못다한 이야기를 살짝 공개한다!

왼쪽부터 |더 콰이엇이 입은 검정 셔츠는 Iceberg by Koon, 안에 입은 톱은 T by Alexander Wang by Tomgrey Hound, 가죽 팬츠는 Juun.J, 하이톱 스니커즈는 Nike 제품, 후드 티셔츠와 스냅백, 액세서리는 모두 본인 소장품.빈지노가 입은 메탈릭한 후드 재킷은 Calvin Klein Platinum, 쇼츠는 Rick Owens 제품, 후드 티셔츠와 하이톱 스니커즈는 에디터 소장품.도끼가 입은 가죽 팬츠는 Juun.J 제품, 어깨에 걸친 퍼 코트는 에디터 소장품, 후드 티셔츠와 신발, 액세서리는 모두 본인 소장품.

왼쪽부터 |더 콰이엇이 입은 검정 셔츠는 Iceberg by Koon, 안에 입은 톱은 T by Alexander Wang by Tomgrey Hound, 가죽 팬츠는 Juun.J, 하이톱 스니커즈는 Nike 제품, 후드 티셔츠와 스냅백, 액세서리는 모두 본인 소장품.
빈지노가 입은 메탈릭한 후드 재킷은 Calvin Klein Platinum, 쇼츠는 Rick Owens 제품, 후드 티셔츠와 하이톱 스니커즈는 에디터 소장품.
도끼가 입은 가죽 팬츠는 Juun.J 제품, 어깨에 걸친 퍼 코트는 에디터 소장품, 후드 티셔츠와 신발, 액세서리는 모두 본인 소장품. 

 

 

 

스튜디오가 갑자기 술렁였다. 메이크업 룸과 세트를 오가며 촬영 중이던 빈지노, 더 콰이엇, 도끼 세 사람이 갑자기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더니 인증샷을 찍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밤 11시 11분. 1자가 겹치는 무언가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건 ‘1’ 이라는 숫자에 유독 애착이 진한 일리네어 레코즈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습관이다. 11월 11일마다 특별 콘서트를 열면서 티켓 가격을 1만1천1백1십1원으로 매길 정도. “2011년 1월 1일에 저희 레이블 결성을 발표했어요. 일리네어의 맨 앞자가 I이다 보니까 형태상으로 유사한 숫자 1로 바꿔 로고를 만들고, 1월 11일에 첫 노래를 냈죠. 11시 11분 사인을 만들고, <11:11>이라는 앨범이 나오고… 여러 가지로 인연이 깊어요.“ 공동 대표인 더 콰이엇의 말처럼 최고이자 유일함의 의미를 가진 1이라는 숫자는 일리네어에 퍽 잘 어울린다. 그들이 지향하는 삶에도, 그리고 실력으로 누구에게 지지 않는다는 자긍심에도 말이다. 소울컴퍼니에서 독립을 구상하던 더 콰이엇은 오래 알고 지내 서로 잘 맞던 래퍼인 도끼에게 함께 레이블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서로의 실력이나 성품에 대한 존경과 확신이 있던 두 사람은 파트너로 손잡게 됐다. 그리고 도끼의 말에 따르면 “동료 뮤지션이기 이전에 팬으로서, 대중적인 힙합 회사에 들어가 타협하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플 것 같아서” 빈지노를 영입하게 된다. 레이블 설립 6개월 후의 도끼 콘서트 무대에서 같이 공연을 하며 공식 합류를 알린 빈지노는 이 두 사람의 처음 제안에 대해 ‘종교적인 느낌’까지 받았다고 말한다. “나에게는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어요. 힙합 레이블이지만 대중음악 쪽에 가까운 회사랑 계약 이야기가 구두로 마무리될 때쯤이었는데 찜찜함이 있더라구요. 내가 생각한 방향이랑 음악 색깔이 다른 쪽으로 나가게 될까 하는 염려였죠. 그때 더 콰이엇 형이랑 도끼가 불러서 얘기 나눴는데, 우리가 지금 함께하게 된다면 앞으로 힙합계의 흐름을 좋은 쪽으로 바꾸어놓을 거라는 큰 그림까지 제시하더라구요.” 4년이 흐른 지금, 빈지노는 일리네어에 합류하기로 한 이 일을 ‘인생결정’이라고 말한다.

더 콰이엇과 도끼가 보여준 종교에 가까운 믿음은, 사실로 증명되었다. 일리네어 이후 4년 동안 힙합은 한국 대중음악계의 큰 흐름이자 K팝의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그리고 어느 음악 전문가는 2015년의 가요계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힙합 레이블 중 자신들의 콘서트를 매진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유일한 팀’으로 일리네어를 언급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의 실력자이던 더 콰이엇과 도끼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연결 고리’ 원곡자이자 프로듀서 ‘도덕’ 커플로 유명해졌다. “다른 팀들은 경쟁적이었던 것 같은데 저희는 정말로 이기는 데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졌는데 어떠냐는 질문을 받으면 ‘집에 가서 쉴 수 있으니 더 좋지 않냐’고 인터뷰했으니까요. 승패는 상관없으니 재밌게 놀다 가자는 주의였죠. ‘턴업’ 몇 번 외치고 곡 만들어준 것뿐인데 주목을 받아서 신기했어요(도끼).” 그리고 이기는 데 관심이 없었다는 이들은 바비를 우승자로까지 만들었다. 마치 ‘힙합이 제일 쉬웠어요’ 하는 것처럼. “(빈지노에게, 도끼와 더 콰이엇이 출연한 <쇼미더 머니>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조금 봤어요. 나한테 해주는 거랑 똑같았겠죠, 뭐(웃음).” 그리고 지난해 여름에 나온 빈지노의 첫 솔로 앨범 역시 상한가를 쳤다.

“2015년과 2011년의 일리네어는 위상이 다르죠. 당시에는 우리와 함께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뮤지션들이 있었어요. 우리는 그때도 잘되리라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볼 때는 확실한 입지가 없어 보였던 것 같아요. 도전을 감수하지 않은 거죠.” 도끼의 말처럼 일리네어 세 사람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기이할 정도로 강한 자기 확신에 차 있다.

93만6,000명. 일리네어 레코즈 세 사람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를 합친 숫자다. 메이저 음악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공중파 방송이 불가능한 수위의 곡이 많은 이들이지만, 음악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관심을 받는 스타다. 그 관심에는 인스타그램 사진 속 하와이나 두바이로 종종 떠나는 여행, 람보르기니나 롤스로이스 같은 자동차, 롤렉스 시계와 넓은 아파트에 대한 선망과 동경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음악에 인생을 모두 걸고,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성공을 맘껏 누리고 실컷 드러내는 데 대해 이들은 전혀 거리낌이 없다. 개인 SNS 계정뿐 아니라 힙합인랩 가사에도 물질적 성공에 대해 직설적으로 언급한다. “일차원적인 저작권이나 작곡료 외에도 수입은 많아요. 레이블 머천다이즈도 많이 팔리고 다른 뮤지션들에 비해 행사와 콘서트를 꾸준하게 많이 해요. 사실 저작권료만 따지면 우리가 불티나는 일등 작곡가는 아니지만요(더 콰이엇).” “자신의 성공과 부를 자랑하는 건 힙합뿐 아니라 미국 음악에서 드문 일이 아니죠. 실제 삶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그런 갈증을 가지고 있을 텐데, 힙합은 워낙 본능에 충실하고 솔직한 음악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 푸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도끼).”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도끼와 더 콰이엇은 보통 절친한 남자끼리 만나면 으레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상상하게 되는 술도 담배도 운동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같이 자주 만나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다니고, 일을 함께 한다. “둘이 어떤 성 안에 사는 도사들 같아요. 저는 성 바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놀다가 혼란이 오면 성으로 돌아가서 도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다시 나와서 세상을 사는 느낌이죠.” 빈지노의 얘기처럼, ‘도덕’ 커플이 이야기하는 성공의 비결은 ‘성 안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자기 자신의 확신을 따르고 거기에 모든 걸 거는 인생. 그렇게 일리네어의 ‘성’ 안에서 슈퍼카와 나이키, 베르사체와 롤렉스가 금빛으로 블링블링 빛나고 있다.

서로 아티스트로서의 리스펙트가 대단하다. 각자의 음악적 강점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더 콰이엇 어렵지 않다.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니까. 빈지노 같은 경우는 젊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듣기 좋은 힙합 곡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참신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분위기의 음악을 만든다. 유행했던 스타일을 조금도 따라 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식대로 그걸 이뤄내는 게 미묘하고 대단하다. 도끼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센 힙합의 일인자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한 번도 스타일이나 콘셉트를 바꾼 적 없이 자기 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오고 있으니까 대단하다.

도끼 셋 다 서로 개성과 장점이 뚜렷해서 그 부분이 일리네어의 파워가 아닌가 싶다. 게임 캐릭터로 비유해보면 공격력이나 스피드, 체력 같은 항목들의 그래프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면 그림이 안 되는데 우리는 그게 다 다르다. 빈지노 형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데 그런 걸 나는 성격상 못한다. 살아온 환경에서 오는 차이가 있는데 지노형은 엘리트고 나는 학교를 아예 안 다녔고. 거기서 나오는 각자 장점이 있다고 본다.

빈지노 처음 일리네어랑 같이하게 된 이유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 힙합의 선두주자가 두 사람인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뭘 물어보는 타입이 아닌데 두 사람은 나한테 멘토 같아서 배울 게 많다. 동갑이형(더 콰이엇) 같은 경우에는 도사 같다. 늘 여유가 있고 내가 혼란스러울 때 물어보면 길을 알려준다. 도끼의 강한 음악을 보면서는 지금 힙합의 트렌드나 이런 걸 많이 알 수 있다. 나에게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자극을 주는 존재다. 전체적으로 각자의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다.

 

빈지노의 말처럼 다른 뮤지션은 들이지 않으며 4년간 이 멤버대로 쭉 왔다. 일리네어 세 사람은 일종의 삼위일체인가?

더 콰이엇 셋 다 내공이 높다 보니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을 것 같다. 세 사람이 피라미드처럼 단단하고 안정감 있게 붙어 있다.

도끼 피라미드는 4각 아니야? 아무튼 누군가가 들어오는 게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누가 오더라도 어느 정도 서바이빙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집단의 생리를 이해하려면. 흐름을 타고 자기 몸을 실으며 비집고 들어와서 살아남아야 할 거다.

 

AOMG나 저스트뮤직 같은 다른 힙합 레이블과 비교했을 때 일리네어의 색깔은 뭘까?

더 콰이엇 다른 레이블들이랑 비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속한 신이 다르다.

도끼 일리네어가 출범하고 성과가 나타나면서 동료 뮤지션들도 용기를 많이 얻은 것 같다. 우리가 롤렉스를 사고 벤츠를 사기 전에는 아무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

더 콰이엇 도끼는 늘 래퍼들에게 꿈을 제시했다. 12살 때부터 힙합을 해서 이 길로만 성공한 사람이니까.

도끼 모두와 교류를 끊고 혼자서 음악을 했다 ‘너 학교도 안 다니고, 나중에 힙합으로 돈 못 벌면 어떡할래?’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랬다. ‘힙합으로 성공하면 되는 거 아니야?’

빈지노 사람들은 베팅을 안 하는 거 같다. 내가 앨범 준비하면서 더는 학교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다들 나중에 학위가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말렸다. 그때 이 두 분만 유일하게 당장 나오라고 했다. 학교를 그만두면 앨범도 더 잘될 거라고.

더 콰이엇 우리는 삶적으로 올인해온 스타일들이니까, 그런 방식의 장점을 알고 있다. 그 분야에서만큼은 빨리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집중력의 차이가 있다. 지노가 학교를 그만둘 때도 우리는 내심 그러길 바랐다(웃음).

도끼 하지만 대놓고 말은 못했다. 들어가기 쉬운 학교가 아니니까!

빈지노 그로부터 두세 달 뒤에 앨범이 나오고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각자 음악 외에는 뭘 좋아하나?

더 콰이엇 취미가 많다. 가구 소품 피규어 오디오 장난감….

도끼 여행 차 옷 신발. 힙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곱 살 때부터 지금 마인드의 힙합인으로 오래 살아왔기 때문에 힙합에서 벗어난 뭔가를 하는 내 자신은 어색하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하와이, 라스베이거스, 프랑스도 남부는 좋다. 여행에서 야자수를 중요시한다.

빈지노 기본 필드가 미술이었으니까 음악에 매진하면서도 미술이랑 접목시키고 싶었다. 작년부터 친구들이랑 아이앱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친구들의 아트워크를 지원해주는데 재밌다. 작업실에서 늘 음악적인 환경에만 있는 게 아니라 미술적인 공기도 불어넣으면서 다양한 걸 하고 싶어 하는 편이다. 힙합에서는 도끼와 더 콰이엇, 미술 쪽 친구들, 패션계 지인들… 두루두루 영감을 받는 걸 좋아한다.

 

2015년에 기대하는 것은?

더 콰이엇 가장 큰 목표는 세 사람의 개인 솔로 앨범을 각자 한 장씩 발표하는 거다.

도끼 늘 매년 비슷했다. 돈 많이 벌고 더 잘되고.

빈지노 정규 앨범을 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아이앱 활동도 재밌게 하고 싶고. 지금까지 다른 아티스트들이 해온 것처럼 똑같이 살지 않은 게 나름 잘한 것 같다. 올해도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식으로 활동하고 싶다. 티비에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더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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