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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끝내는 F/W 스트리트 트렌드 요점 정리!

페도라를 써라, 언제 어디서든!

거리를 누비는 멋쟁이들의 페도라 사랑이 가히 폭발적이다. 밀리터리, 페미닌, 록시크, 댄디, 화려한 드레스 차림에도 페도라를 매치했으니 말이다. 그들이 페도라에 열광하는 이유는 페도라로 스타일링에 드라마를 부여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매니시한 룩에 매치하면 매니시 무드를 더욱 극대화하며, 페미닌한 룩에 매치하면 언밸런스한 느낌으로 극적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으니까. 캐주얼한 티셔츠에 데님을 매치하더라도 페도라 하나면 금세 근사한 룩으로 둔갑하게 되는 게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페도라 스타일링의 포인트는 수학 공식처럼 계산하듯 하는 게 아닌, 재조합의 즐거움, 상상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이 답이다.

수트를 입어라, 여성스럽게!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잘 만든 수트 한 벌은 꼭 있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한다. 이번 시즌 거리를 보면 더더욱. 거리의 멋쟁이들이 수트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요리했는데, 그 공식은 이렇다. 구찌 컬렉션에서 60년대풍 컬러 수트에 페미닌한 가죽 러플 블라우스를 매치한 것처럼 수트에 여성성을 부여할 것! 그들은 매니시한 수트 안에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거나, 사랑스러운 색감의 삭스를 신거나, 클리비지가 과감하게 드러나는 블라우스를 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성을 녹여냈다.

체크 아이템을 입어라, 다양한 무드로!

지난 시즌 셀린의 인스턴트 체크 패턴을 기억하는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체크 아이템 하나는 준비해뒀을 터. 거리에서도 체크의 향연이 이어지는데, 재미있는 건 각양각색의 체크무늬로 다양한 무드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타탄체크 스커트로 브리티시 룩을 연출하거나, 체크와 줄무늬 조합으로 패턴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렬한 체크 패턴은 룩에 다채로운 리듬을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우터, 스커트, 니트, 구분 없이 올가을 체크 패턴 아이템 하나만 있으면 적어도 10가지 이상의 스타일링도 가능할 듯 보인다.

스니커즈를 신어라, 반전 있게!

스포티즘의 영향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할 예정이다. 거리에서는 너도 나도 스타일링의 마무리를 스니커즈로 했는데,여성성이 부각되는 시폰 스커트에 하이톱 스니커즈를 신는가 하면, 멋진 수트의 끝에 간편한 슬립온을 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니커즈 스타일링이 보다 세련되길 원한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스포티한 무드는 오직 스니커즈 하나로만 표현해야 한다는 것! 또 지극히 여성스러운 룩, 지극히 남성적인 룩과 스니커즈가 만났을 때 반전의 매력이 배가되니 참고하자.

와이드 팬츠를 입어라, 발목에서 끊기게

이번 시즌 와이드 팬츠의 다종다양한 향연이 눈길을 끈다. 길이와 소재도 다양해 와이드 팬츠가 더 이상 키 큰 여자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는데, 이번 시즌의 와이드 팬츠는 70년대 히피를 연상시키기보다는 좀 더 폭넓게 해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발목까지 재단된 7부 길이의 와이드 팬츠로 톰보이 룩을 연출하거나, 단화와 매치해 스포티하게 해석한 것처럼 말이다.

키치한 소품을 사수하라, 포인트로!

모스키노의 맥도널드 시리즈, 페이의 우드스탁 캐릭터, 샤넬의 슈퍼마켓 시리즈에서 알 수 있듯 지금 런웨이는 상상력 전쟁 중이다. 거리 역시 어른들의 패션 판타지를 실현해줄 아이템이 넘쳐났는데, 우유팩 가방, 카드 모양 클러치 등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아이템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어른스럽고 단정한 룩에 키치한 아이템은 포인트로만 사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온몸을 위트 있는 아이템으로 치장하기보다는 절제를 떠올리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미디스커트를 입어라, 니트와 함께!

이번 시즌 놀랍게도 4대 도시의 거리를 한마음으로 물들인 아이템이 있었다. 이름하여 미디스커트! 플레어, H라인 할 것 없이 모든 스커트가 무릎 아래라는 공식에 충실했다. 반면에 소재와 무드는 레이스, 모직, 시폰까지 각양각색. 다양한 미디스커트는 넉넉하고 포근한 니트나 단정한 터틀넥 니트와 함께 매치되었다. 여성스러운 무드를 이어가고 싶다면 스틸레토 힐 펌프스나 슬링백 슈즈를, 댄디한 느낌으로 연출하고 싶다면 앞코가 뭉툭한 옥스퍼드 슈즈나 단정한 로퍼를 매치하면 된다.

베스트를 입어라, 정중하게!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는데, 코트를 입기엔 무겁고. 간절기에 제대로 멋 부리기란 쉽지 않다. 이런 난감한 계절, 재단이 잘된 테일러드 롱 베스트는 9회말 투아웃 상황 속 구원투수처럼 근사한 아이템이다. 앞섶을 풀어헤치면 안에 입은 근사한 룩이 전부 보일뿐더러, 단추를 채워 입으면 드레스로도 활용 가능하니 말이다. 게다가 긴 자락을 휘날리면 이보다 더 시크할 수 없다. 단, 베스트를 선택할 때 길이 선택이 중요한데, 키가 작다면 무릎이나 허벅지 길이를, 키가 크거나 하이힐을 즐겨 신는다면 땅에 닿을 듯 긴 길이의 베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에디터
김신(Kim Shin)
포토그래퍼
JASON LLOYD-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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