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드래곤의 음악, 패션,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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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K팝을 대표하는 인물, 2013년의 ‘스타일 아이콘’, 서울의 음악과 패션의 접점에 G 드래곤이 있다.

독특한 표면감의 슬리브리스 셔츠와 검정 팬츠, 버클 장식의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손목의 보호대와 뱅글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독특한 표면감의 슬리브리스 셔츠와 검정 팬츠, 버클 장식의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손목의 보호대와 뱅글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빨강 셔츠와 검은색 베스트, 팬츠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빨강 셔츠와 검은색 베스트, 팬츠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노랑 스트라이프 터틀넥 톱과 검정 팬츠는 Saint Laurent’14 S/S Collection 제품, 귀고리와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노랑 스트라이프 터틀넥 톱과 검정 팬츠는 Saint Laurent’14 S/S Collection 제품, 귀고리와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K POP 아이콘 지드래곤

권지용은 본명보다 G-DRAGON(이하 GD)이라는 별칭으로 더 익숙한 인물이다. 스물다섯 살의 이 서울 출신 청년은 탈색한 머리를 하고 있으며 남녀 양성의 매력을 가졌고, 명백히 현재 아시아 최고의 팝스타다. 그의 재능이 발견되어 기획사에 스카우트된 건 고작 다섯 살 때. 공식적으로는 2006년 빅뱅의 멤버로 데뷔했다. K팝의 보석같은 존재인 보이 밴드인 빅뱅은 유로댄스, 어번 리듬, 버블검 팝 등의 장르를 믹스해 K팝의 강점을 잘 구현한 음악으로 그들의 이름을 알려왔다. 빅뱅 멤버로서의 성공에 이어 권지용은 2개의 솔로 앨범, 2009년의 <Heart Breaker>에 이어 최근 <Coup D’etat>까지 히트시켰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단지 음악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스타일, 그리고 거의 비현실적으로 신비한 카리스마는 GD를 많은 십대들의 우상일 뿐 아니라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의 뮤즈로 만들었다. 그의 외모는 마치 SF 애니메이션 속에서 막 튀어나온 영혼 같다. 역시 블랙을 즐겨 입는, 항성 사이를 여행하는 우주 선장 캡틴 하록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가죽으로 감싼 몸, 눈을 가리는 앞머리는 GD의 대표적인 인상이다. 서구에서 K팝의 두드러진 성과라면, 유머러스한 가사와 뮤직 비디오로 잘 알려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같은 레이블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임에도 GD는 싸이의 캐리커처적인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K팝은 어린 세대를 대상으로 하여 귀엽고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에 십대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놀러 다니는 가사가 결합된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서양의 문화와 충돌하면서 점점 변화하고 있으며, GD의 음악도 그 하나의 증거다.

가장 놀라운 점은 K팝이 서구 젊은이들의 하위문화와 상호작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로큰롤, 펑크, 고스, 클럽 컬처나 힙합으로부터 음악적 구성 요소와 상징을 끌어오는 데 있어 GD는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특히 그는 미국 힙합 뮤지션들과 손잡고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K팝 신에서는 최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칸예 웨스트와 JYJ, 윌 아이엠과 2NE1, 릴 킴과 세븐…. GD 역시 최근 앨범에서 디플로, 미씨 엘리엇을 피처링 아티스트로 올려놓고 있다. 지난 8월 LA에서는 K팝 뮤지션들의 합동 공연이 있었다. 이때 GD는 한국 민요에서 영감을 얻은 자신의 싱글 ‘늴리리야’ 랩 파트를 작업하는 중이었다. “그 부분을 맡아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어요. 초짜가 아니라 능숙한 뮤지션 말이죠. 그러던 중에 미씨 엘리엇에게 연락을 해봤죠. 나는 언제나 그녀의 팬이었으니까요. 엘리엇은 개인적으로 쉬는 기간이었음에도 즉시 수락의 답을 보내왔어요.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데 대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지만, 그 결과는 경이로웠죠. 저 역시 영광이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운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GD는 어린 시절부터 우탕 클랜을 들으며 힙합 사랑에 눈떴고, 열세 살에는 처음 랩을 쓰고 노래를 했다. 그리고 YG엔터테인먼트에 픽업된 이후로는 음악에 대해 더 배우고 트레이닝받으며 성장했다. 빅뱅에서 그의 역할은 래퍼이며, 팔뚝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가 뉴욕의 벽에 그린 것 같은 왕관 모양의 문신을 새겼다. 누군가는 그를 할렘에서 성장한 또래의 래퍼 A$AP Rocky 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스토리는 차라리 저스틴에 가깝다(팀버레이크일지, 비버일지는 당신의 짐작에 맡기겠다). 젊은 GD는 아티스트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손 안에서 좌지우지되는 상품일 뿐이라는 생각에는 반대하면서도, 동시에 성공을 얻기 위해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주 잘 알고 있다. GD 또한 목소리 톤을 포함해서 자신의 많은 것을 바꿔왔다고 고백한다.

2집 앨범의 수록곡인 ‘삐딱하게’는 GD의 음악적 다재다능함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이 곡의 뮤직 비디오에서 그는 런던의 힙스터 동네인 브릭 레인의 뒷골목을 어지럽게 돌며 도발적으로 걷는다. 비디오 속에서 GD가 입은 티셔츠에는 ‘Rich Kids’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섹스 피스톨스 멤버이던 글렌 맷록이 그 밴드를 떠나 만든 팀의 이름이다. 이처럼 펑크, 수트, 혹은 어떤 스타일이든 GD는 자유롭게 몸에 걸친다.

잘 꾸며진 외모, 화려한 뮤직 비디오, 패션과 퍼포먼스는 K팝을 총체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GD에게 있어 이런 요소들은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10여 명의 다른 한국 스타들이 후보에 오른 ‘스타일 아이콘 어워드’에서 GD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우월하게 매력적인 스타임을 인정받는 수상을 했다. 그리고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는 그의 사진, 공연 의상, 월드 투어 무대에서 사용한 소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그의 영상은 아시아 주요 도시의 거대한 화면에서 상영되며, 수많은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게 전파된다. GD는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팝스타에게 요구되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인물이다. 팬들이 그의 초현실적인 오라에 매료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하운즈투스 패턴과 클래식한 검정 라펠이 그래픽적인 대비를 이루는 재킷은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여러 개를 겹친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운즈투스 패턴과 클래식한 검정 라펠이 그래픽적인 대비를 이루는 재킷은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여러 개를 겹친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광택이 흐르는 베이스볼 점퍼와 검은색 팬츠, 흰색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광택이 흐르는 베이스볼 점퍼와 검은색 팬츠, 흰색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14 S/S Collection 제품.

에디터
글 / Francesco Spampinato, FASHION EDITOR SUMMER BOMI KIM
포토그래퍼
HONG JANG HYUN
스탭
HAIR STYLIST KIM TAE HYUN@LEEKAJA HAIRBIS, MAKEUP ARTIST HE-AKYUNG LIM, FASHION ASSISTANT KIM AH REUM, FASHION STYLIST GE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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