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중국 패션 피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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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패션 월드. ‘메이드 인 차이나’ 로 상징되는 수모적 딱지를 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이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여섯명의 중국 패션 피플들. 그들의 하루 일과속에 패션 차이나가 들어 있다.

위시 티오 Wish Teoh, <보그 차이나> 패션 에디터

10:00 am  사무실로 출근.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대한 이메일과 브랜드 홍보 담당자, 여러 정보원들에게서 도착한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한다. 그러는 동시에 스타일 닷컴과 영국 <보그> 사이트에 들러 새로운 뉴스 확인.
11:00 am  8월호 인터뷰 원고를 담당하고 있는 외고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콘셉트와 기사 진행 방향에 대해의논한다. 좀 더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해서 그녀에게 프레젠테이션할 날짜를 일러줬다.
12:30 pm  편집장인 안젤리카 청과 레인 크로퍼드의 홍보 담당인 에이미 슈미트와 점심 식사. 뉴욕에서 홍콩으로 전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에이미는 레인 크로퍼드에 합류한 새로운 PR이다. 홍콩과 베이징을 자주 오가며 열심히 시장 조사와 분석을 하는 그녀가 멋져 보인다. 식사를 하면서 우리 셋은 레인 크로퍼드와 <보그 차이나>가 함께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2:00 pm  이번 달 편집 진행 상황에 대해 편집장에게 보고하고, 9월호 준비를 위해 아이디어 상의를 한다.
3:00 pm  올림픽 특집호인 8월호를 위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중국 국가 대표 선수들과 함께 화보 촬영을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모였다. 승리를 위해 쉬지 않고 전진했을 챔피언들의 얼굴에서 결의가 느껴진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버질 시몬 비트랑, 우리 팀의 스타일 에디터 그래스 램이 함께하는 촬영이라 마음이 든든하다. 이번 촬영을 위해 2008 F/W 의상이 커다란 트렁크 네 개에 담겨 도착했다.
6:00 pm  사무실에 다시 도착하여 시니어 패션 에디터인 링 우, 부킹 에디터인 아다 펑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곧 중국을 방문한다는 스테판 세드 나우이와의 촬영에 대해 상의한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번 <보그 차이나>와 함께 셀레브러티 촬영을 한 바 있다.
8:00 pm  토즈에서 초대한 저녁 식사에 참석. 월드 와이드 PR 디렉터인 마리아 크리스티나 모도네시, 홍콩의마케팅 디렉터 카렌 차이와 그녀의 팀원들이 모여 베이징의 급격한 변화와 전망, 올림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00 pm  친한 친구이자 베이징 최대 규모의 홍보 대행사를 이끌고 있는 구어팡을 만나 바에 들러 신나게 수다. 업계 친구들에 대한 소식을 업데이트하고, 셀레브러티, 아트, 패션에 대해 담소를 즐겼다.

향 위에 Hangyue,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9:00 am  기상. 신선한 두유 한 잔을 마시고 간단한 스트레칭. (두유가 없는 날엔 테이크 아웃 차를 사서 이동하는 차안에서라도 꼭 마신다. 이것이 나의 건강한 위장의 비결!)
9:30 am  샤워를 마친 후, 꼼꼼하게 얼굴과 목을 마사지 한다. 림프를 자극하여 얼굴 부기를 빼주는 마사지인데, 부드러운 손놀림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도 안색이 좋지 않을 때는,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인터뷰를 위해 간단한 피부톤 정리 메이크업을 하고 나간다.
10:30 am  상하이에서 촬영이 있기 때문에, 북경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광고주, 사진작가와 함께 촬영내용을 재확인하는 미팅을 가진 후,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시안 컨펌. 뷰티 브랜드 가니에의 뉴 시즌 헤어트리트먼트 제품을 소개하는 촬영인데, 사진작가는 치리 (QiLi), 배우는 크리스털 리우(Crystal Liu)다.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심플하면서도 글리터링한 메이크업을 했다.
1:00 pm  점심 시간. 메뉴는 다양한 상하이 요리. 생선, 치킨, 야채가 고루 어우러진 영양 만점의 식사. 다소 느끼하지만 입맛에 맞는다.
1:30 pm  촬영 시작. 촬영 전 철저한 미팅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
7:00 pm  촬영이 끝나고 스태프들이 모여 기념 사진!
8:00 pm  촬영을 함께한 크리스털 리우와 성룡과 함께 중국 지진 위문 자선 기금 파티에 참석. 모두가 이재민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해서 마음이 내내 훈훈했다.
11:00 pm  레스토랑, 비즈니스 센터, 영화관, 호텔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는 상하이 최고의 거리, 신천지로이동. 간단한 저녁 식사를 위해 바를 찾았다. 밤에 과식하는 것보다, 몸의 독소를 빼주고 이뇨 작용을 돕는 샐러드와 과일을 섭취했다.
11:30 pm  조용한 바에서 포토샵을 이용해 오늘 하루 작업한 사진들을 손질한다. 리터칭한 사진들을 나의 블로그(http://blog.sina.com.cn /hangyue)에 올리는데, 내 블로그는 매일 방문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서는 인기사이트다.
1:30 am  호텔로 돌아와 클렌징을 마친 후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근다. 일주일에 두 번 페이셜 마사지를 받고요가를 함으로써 피로를 씻어낸다.

두 주앙 Du Juan, 모델

7: 15 am  호텔 컨시어지가 매일 아침 잊지 않고 걸어오는 모닝콜 서비스. 미리 주문해둔 대로, 고막 얼얼한 크기의 전화벨 소리가 두 번 연속 방안에 울려 퍼진다. 그제야 정신을 차려 샤워를 하고, 매니저가 아침 메뉴로 준비해 준 과일을 먹고, 스킨케어를 한 뒤 서둘러 호텔을 나선다.
8:00 am

메이 위엔 꾸이 Mei Yuan Gui, 포토그래퍼

7:30 am 알람이 울린다. 오늘 촬영은 정말 중요해. 침대에서 게으름 피울 시간이 없다.
8:00 am 토스트와 과일로 아침 식사를 마친다. 중요한 일이 있는 날 아침 식사를 적게 하는 것은, 일을 시작한 뒤로 생긴 버릇 같은 것.
9:00 am 촬영 장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보그 차이나> 와 북경의 한 예술구에서 화보를 찍기로 한 날. 이곳은벽돌 건물로 둘러싸인 심플한 느낌의 공간. 차오창띠라 불린다.
9:30 am 촬영을 함께할 스태프들이 속속 도착한다. 예술 화랑 내 긴 복도에서 촬영할 요량으로 건물을 둘러본다.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에 함께하는 스태프들은 나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사람들이라 마치 친구처럼 편하다. 보그의 에디터 링 우, 지금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국의 슈퍼 모델 페이 베이, 메이크업아티스트 샤오타이, 헤어 드레스 쯔구어가 바로 그들.
6:00 pm 촬영 종료. 이번 촬영 콘셉트와 페이베이의 연기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어찌나 즐거웠는지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도 몰랐다.
7:30 pm 상하이에서 온 페이 베이와 함께 그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상해식 매운 요리를 함께 즐긴다. 호탕한 성격의 그녀는 정말 재미있다.
11:00 pm 귀가. 샤워와 독서를 즐기는 나만의 시간.

엘리자베스 칸, Elizabeth Kan, 셀린 홍보 담당

6:20 am  딸 치나와 두 아들 키아와 잉고가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잠에서 깬다. 중국 셀린에서 근무하다 파리본사로 파견된 이후,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딱 이때, 15분 뿐이다. 간단히 스트레칭과 명상을하고, 곧장 아침 식사를 만든다. 오늘은 직접 짠 오렌지 주스와 방금 구운 빵. 아침을 먹으며 가족들의 스케줄(운동 경기, 생일 파티, 견학 등등)을 확인하고, 유모가 도착한 것을 확인한 후 출근.
8:30 am  벨립(파리지엔들이 즐겨 타는 자전거)을 타고 센 강변을 달려 사무실에 도착. 회사 앞에 벨립을 주차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중국에서 직장에 다닐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여유로운 출근길. 언제나 만족스럽다.
9:30 am  이제 엄마의 업무는 잊을 차례. 전투적인 레디 투웨어 디렉터로 변신한다. 아시아와 일본 지역 마케팅 담당자들이 보내온 수십 통의 이메일에 답장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 곧 내부 팀원들과의 미팅이 줄줄이잡혀 있다.
10:30 am  미팅의 순서는 디자인, 아틀리에, 프로덕트, 구매팀, 프로덕션 팀. 미팅이 막바지에 달하니 급격히허기가 몰려온다.
12:00 am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
1:00 pm  미국 마케팅팀과 새로운 컬렉션 바잉에 대해 전화와 이메일로 의논한다.
3:00 pm  팔레 로열 레스토랑에서 포토 그래퍼와 미팅.
4:30 pm  샴스 알리세에 있는 라 두뤼 카페에서 팀원들과 함께 간단한 스낵을 먹으며 앞으로의 세부 일정에대해 의논.
7: 00 pm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바로 퇴근해 가족들과 함께한다. 재스민과 제라늄을 심어 놓은 테라스에둘러 앉아 저녁을 먹고,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전해주는 하루 일과를 듣는다.
8:40 pm  부엌 정리를 하며 창가에서면 에펠 타워의 반짝이는 야경이 한눈에 보인다. 파리로 이사온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순간.

에디터
최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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