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LPH LAUREN MEN 2027 SS 컬렉션
지난 시즌 20여 년 만의 밀라노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친 랄프 로렌은 지난 6월 19일, 다시 한번 밀란 패션위크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자이너 랄프 로렌은 쇼 노트에서 ‘남성복을 시작했을 때의 영감은 대학생의 스타일과 신사적인 운동선수의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며, ‘그것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시대를 초월하는 스타일’이라고 이번 컬렉션을 정의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시즌 랄프 로렌 컬렉션은 유서 깊은 아카이브와 장인 정신, 그리고 실용성이 정교하게 조화된 모습이었다.
쇼가 열린 곳은 밀라노 현지에 위치한 유서 깊은 저택이자 브랜드의 본사인 ‘팔라조 랄프 로렌’의 안뜰이었다. 디자인 팀이 우연히 발견한 1920년대 코모 호수의 보트 레이스 서적에서 영감을 받아, 안뜰 중앙에는 매끈한 마호가니 소재의 스피드보트가 설치되어 보트 문화의 감성을 직관적으로 전했다. 이번 시즌의 메인 테마는 ‘드림 레이서(Dream Racers)’. 지난 26 FW 컬렉션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브랜드의 최상위 하이엔드 라인인 ‘퍼플 라벨(Purple Label)’과 자유로운 프레피 감성의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을 하나의 런웨이에 올리며 랄프 로렌이 추구하는 궁극의 아메리칸 스타일의 세계관을 완성해 냈다.
런웨이는 퍼플 라벨의 노련함과 폴로 랄프 로렌의 유쾌한 전복으로 매끄럽게 분기되었다. 전반부를 장식한 퍼플 라벨은 완벽한 턱시도와 커다란 보우 타이로 클래식 테일러링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네이비 핀스트라이프와 샌드 컬러 글렌체크 슈트에는 1990년대풍의 롱앤린 실루엣을 적용해 경쾌함을 더했다. 여기에 멀티포켓 워크 재킷, 치노 쇼츠, 시원한 블루 리넨 슈트를 스트로백, 에스파드류, 벨벳 슬리퍼와 매치하여 우아한 휴양지 무드를 표현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일본의 전통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쿠온(KUON)과의 협업 아이템이었다. 장인 및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인 ‘어센틱 메이커스’의 일환으로 탄생한 이 인디고 캡슐 컬렉션은 디너 재킷과 포멀 수트에 일본 전통 수선 방식인 ‘보로(Boro)’ 기법과 섬세한 누비 침선인 ‘사시코(Sashiko)’ 자수를 입혀 동서양 장인정신의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38번째 룩부터는 생생한 원색의 향연이 펼쳐지며 분위기가 급반전되었다. 후반부를 이룬 폴로 컬렉션은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낚시와 보트 문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냈다. 마드라스 체크 아노락, 페인트가 튄 카고 쇼츠 등 대학생과 스포츠맨의 감성 요소를 조화롭게 차용했다. 그중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수십 년 전 몬토크(Montauk)에서 입었던 사복을 재해석한 오렌지색 퀼팅 패딩 재킷과 카무플라주 팬츠의 매치는 이번 컬렉션의 백미였다. 활기 넘치는 색조가 니트웨어, 크리켓 재킷, 럭비 셔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며, 가장 대중적인 샴브레이 소재로 만든 윙팁 셔츠나 대학 깃발을 패치워크한 위크앤드 백 등 예상치 못한 아이템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랄프 로렌은 고유의 클래식 아메리카나 유산에 대담하고 표현력 넘치는 에너지를 주입하며 퍼플 라벨과 폴로를 통해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생동감 넘치는 컬렉션을 완성했다. 전통이 어떻게 동시대의 젊음과 호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교과서적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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