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멜라토가 파리에서 펼쳐 보이는 혁신의 역사

이재은

주얼리를 넘어 여성성과 디자인, 이미지의 언어를 재정의해 온 포멜라토가 첫 파리 전시를 연다.

Photo by Gian Paolo Barbieri. Pomellato Advertising, Milano, 1971.

포멜라토가 브랜드 최초의 파리 전시를 선보인다. 6월 24일부터 7월 20일까지 팔레 드 도쿄에서 열리는 ‘포멜라토, 혁신적인 주얼리 메종’은 반세기 넘게 이어온 메종의 창의성과 장인정신, 그리고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집약한 자리다. 전시는 포멜라토가 반세기 넘게 구축해온 혁신의 궤적을 따라간다. 이미지와 장인정신, 스타일, 컬러, 그리고 여성성에 이르기까지 메종을 정의해 주요 장면들을 통해 포멜라토만의 창의적 언어를 조명한다.

희귀한 얼룩무늬 말을 뜻하는 브랜드명처럼 포멜라토는 탄생 초기부터 기존 주얼리의 관습을 답습하기보다 자신만의 길을 선택해왔다. 사회와 문화 전반에 새로운 감수성이 등장하던 시대, 포멜라토는 정제된 우아함과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주얼리를 선택하는 여성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안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포멜라토의 비주얼 아카이브. 포멜라토는 주얼리 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사진가들과 협업하며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해왔다. 지안 파올로 바르비에리, 헬무트 뉴튼, 알버트 왓슨, 호르스트 P. 호르스트, 스노든, 하비에르 발혼라트, 미셸 콤테의 작품과 함께 허브 릿츠의 이미지도 처음 공개한다. 사진가들의 시선은 시대마다 변화한 ‘포멜라토 우먼’의 초상을 기록한다. 이번 전시는 포멜라토가 구축해 온 혁신의 순간들을 하나의 여정으로 엮어낸다. 메종의 비주얼 아카이브와 헤리티지, 그리고 컨템포러리 컬렉션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된다.

이미지의 혁신
포멜라토의 혁신은 디자인뿐 아니라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시작한다. 1970년대 지안 파올로 바르비에리와의 작업을 통해 메종은 주얼리를 단순한 제품이 아닌 하나의 태도와 분위기로 표현했다. 이후 헬무트 뉴튼, 알버트 왓슨, 호르스트 P. 호르스트, 허브 릿츠, 스노든, 하비에르 발혼라트, 미셸 콤테 등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가들이 포멜라토의 시선을 이어간다. 이들이 기록한 여성은 누군가의 시선 속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를 정의하는 주체다. 전시는 그렇게 축적된 포멜라토의 비주얼 헤리티지를 조망한다.

Helmut Newton, Pomellato, Paris, 1982 copyright Helmut. Newton Foundation / Trunk Archive.
1992, Snowdon / Trunk Archive.

장인정신의 혁신: 아이코닉 체인
포멜라토에게 체인은 단순한 연결 장치가 아니다. 메종은 기능적 요소에 불과했던 체인을 하나의 디자인 언어이자 장인정신의 상징으로 재해석해왔다. 유연하게 흐르는 곡선과 조형적인 볼륨, 손끝에서 완성되는 섬세한 마감은 포멜라토 체인의 정체성을 이룬다. 구르메와 불레, 카테네, 이코니카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체인 디자인은 메종이 추구해 온 자유로운 움직임과 조형미를 보여준다.

스타일의 혁신: 조형적 볼륨
포멜라토는 전통적인 금세공 기술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며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해왔다. 메종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과 풍부한 볼륨감은 몸 위에 놓인 작은 조각 작품을 연상시킨다. 1970년대 제멜레 네크리스부터 최근 컬렉션까지 이어지는 조형적 실루엣은 대담함과 우아함 사이의 균형을 완성한다.

컬러의 혁신: 대담한 젬스톤
포멜라토를 이야기할 때 컬러를 빼놓을 수 없다. 메종은 전통적인 젬스톤의 위계에서 벗어나 예상치 못한 색의 조합과 독창적인 컷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누도 컬렉션은 포멜라토의 컬러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아이콘이다. 비잔치오와 모자이코, 누도와 하이 주얼리에 이르기까지 컬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감정과 개성을 표현하는 언어로 기능한다.

여성을 위한 혁신: Pomellato for Women
전시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는 여성이다. 창립 초기부터 포멜라토는 스스로를 위해 주얼리를 선택하는 여성을 상상하며 컬렉션을 만들어왔다. 이러한 철학은 2017년 출범한 ‘Pomellato for Women’으로 이어지며 성평등과 여성 권익에 대한 브랜드의 목소리로 확장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초상 역시 포멜라토가 오랫동안 지지해온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들의 서사를 담아낸다.

전시의 마지막은 회고가 아닌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포멜라토는 이번 전시와 함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Pomellato Stile Libero’를 공개하며 또 다른 장을 연다. 반세기 넘게 주얼리의 규칙을 새롭게 써온 메종은 이번 파리 전시를 통해 자신의 유산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포멜라토가 써 내려갈 다음 장으로 향한다.

사진
포멜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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