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나무들이 모여 하나의 숲을 이루듯 골든구스(Golden Goose)의 세계 역시 끊임없이 뻗어 나간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막을 올린 5월의 어느 날, 브랜드는 로스앤젤레스 기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플레이랩(PLAYLAB, INC.)과 함께한 전시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수상 도시 베니스. 오래된 수로와 산업 지대, 장인 정신과 동시대 예술이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우리가 향한 목적지는 골든구스의 복합문화공간 ‘HAUS’였다. 베니스 마게라(Marghera)의 오래된 항구 지역에 위치한 HAUS는 산업 공간 특유의 거친 철골 구조와 콘크리트의 질감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이자 창립자 프란체스카 리날도와 알레산드로 갈로의 철학이 깃든 장소다. 골든구스가 조성한 이 공간은 단순한 쇼룸이나 이벤트 베뉴에 머물지 않는다. 브랜드의 글로벌 커뮤니티 ‘드리머(Dreamers)’를 위한 플랫폼이자 장인 정신과 예술, 문화와 커뮤니티가 교차하는 창작 허브인 것. 실제로 이곳 내부에서는 테일러링, 실크스크린, 슈메이킹은 물론이고 스피치 클래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통 공예와 현대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환경. 브랜드는 이 공간을 통해 ‘장인 정신’을 과거의 유산이 아닌 계속 진화하는 존재로 이끈다.
베니스 비엔날레 개막일인 5월 9일, HAUS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플레이랩의 손을 거쳐 또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패션과 필름, 가구, 출판, 설치 작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플레이랩 스튜디오는 이번 전시를 통해 ‘숲’을 하나의 감각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마치 동화책의 첫 장을 넘기듯 시작된 전시. HAUS의 중심 공간인 피아차(Piazza)에 들어서자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사운드가 공간 전체를 감쌌다. 이 리듬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관람객의 감각을 서서히 깨우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고, 전시를 ‘구경하는 사람’에서 ‘참여하는 사람’으로 나의 태도 또한 바뀌었다. 이어진 아카데미 공간에서는 나만의 작은 나무를 고르고 직접 채색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손끝에 물감이 묻고, 색을 입히고, 형태를 완성하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오랜만에 창작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만들던 기억처럼 말이다. 그렇게 완성된 미니어처 나무는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공간으로 옮겨진다. 각자의 손에서 탄생한 작은 나무들이 하나둘 숲 모형 박스 위에 놓이고, 각 나무들이 공간 내 스크린에 구현되며 모두의 결과물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완성했다. 이후 감각적인 미디어 터널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압도적이었다. 손바닥 위에 올려져 있던 작은 미니어처는 어느새 거대한 숲의 구조물로 확장되어 있었다. 이탈리아 장인들이 완성한 시네마틱 세트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관람객은 그 안을 거닐며 하나의 유기적인 세계를 통과하게 된다. 작은 상상이 거대한 현실이 되어가는 흐름. 그 과정을 통해 관람객과 창작자의 경계는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의 풍경을 함께 조성했다는 성취감이 들었다. 전시를 보고 난 뒤 자연스럽게 떠오른 저녁 장면. HAUS 행거(Hangar)에서 열린 디너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다 고리니(Da Gorini)와 플라워 디자이너 페데리카 카를리니(Federica Carlini)가 함께 완성한 자리였다. 식물로 가득 채워진 테이블은 마치 전시 속 숲이 현실로 이어진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하나의 이벤트를 위해 공간의 공기와 감각까지 치밀하게 설계한 골든구스의 디테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패션과 예술, 현실과 가상, 장인 정신과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해온 골든구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창의성, 표현의 자유 그리고 베니스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 의지 등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다시 한번 선명히 했다. 전시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커뮤니티가 연결된 이 공간 속, 각자의 손에서 시작된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큰 세계를 완성하듯, 골든구스 역시 장인과 예술가, 그리고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숲을 더 넓게, 더 깊이 확장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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