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이 돈 주고 인간관계 사는 법

최수

사람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

한바탕 재밌게 놀고 나면 뒤끝 없이 헤어지며,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지도 않는다? 현대들의 새로운 인간관계 양상을 살펴봤습니다.

만남을 구독하는 시대

@ritavelha

요즘 모임의 형태는 새롭습니다. 돈을 내고 가입하는 멤버십도 흥행하고 있죠. 대표적인 커뮤니티인 ‘동행’은 직업 이야기나 취미, 일상의 고민 등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유료형 모임입니다. 가입하기 위해선 면접까지 거쳐야 하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 꽤 넓은 연령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침 7시에 낯선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서울모닝클럽(SMCC)’이 있는가하면, 아침부터 춤을 추는 ‘모닝 레이브’는 매회 수백 명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들의 만남이 꽤나 쿨하다는 사실입니다. 모임이 끝난 뒤에도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죠. 관계를 이어갈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 세대

@volgaleoni

이런 현상 뒤에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0~34세 청년 중 혼자사는 비율이 25.8%에 달했다고 하죠. 2000년과 비교하면 약 네 배 증가한 수치라니, 급격한 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밝힌 202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38.2%가 ‘외로움을 느낀다’라고 대답했거든요.

특히 코로나 시기에 19~29세의 사회단체 참여율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 지금까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만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사람을 만나는 기회 자체가 줄어든 셈이죠. 새로운 형태의 만남이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긴밀해도, 친밀하지 않은 사이를 원해

이런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기존 인간관계와는 다른 방식의 연결을 원합니다. 긴밀한 이야기를 나눌지라도, 실제로 친해지고 싶지 않아 하죠. 때문에 가까운 사람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낯선 사람에게 편하게 털어놓는 이색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실제 사회학에서 ‘저관여 연결’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관계의 ‘깊이’보다 연결의 ‘순간’에 의미를 두는 방식이죠. 최근 등장한 ‘감자튀김 모임’이나 ‘강도(강도와 도둑)’라 불리는 술래잡기 게임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부재한 것입니다. 친해질 필요도, 관계를 이어갈 의무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관계가 사회의 새로운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잠깐의 위로일 뿐일까요? 분명한 건, 시대가 달라져도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일 겁니다.

사진
각 Instagram, @sofshevts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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