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랑법에 대하여
사랑은 표현해야만 알 수 있다던데, 무뚝뚝한 연인과 함께 있으면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표현이 서툴다고 해서, 마음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1. 상대방의 성장 환경 이해하기

능숙한 감정 표현은 타고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가족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죠.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편하게 주고받으며 자랐다면, 자기 감정을 비교적 쉽게 표현할 줄 아는 어른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 “울지 마”, “예민하게 굴지 마” 같은 억압적 표현을 자주 들었다면,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감추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이 되죠. 기쁜 일도 담담히 넘기고, 속상한 일도 혼자 삭히는 것처럼요.
실제로 가족 안에서 감정을 어떻게 해소했는지가, 성인기의 감정 표현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도 존재 합니다(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86). 심리학의 유명한 애착 이론에서도,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사이는 성인이 된 이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요. 결국 지금의 무뚝뚝함은, 성격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만들어진 생존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2. 말 뒤에 숨은 행동 알아주기

감정 표현은 서툴지만, 행동만큼은 적극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아프면 약을 사다 주고, 끼니를 거른 날엔 밥을 챙겨주고, 먼 길을 다녀온 날엔 당연하듯 마중을 나오는 것처럼요. 이런 사람이라면, 본인이 이미 충분한 사랑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상대 입장에선 확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죠.
사람마다 사랑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관계 전문가 게리 채프먼이 말한 ‘사랑의 언어(5 Love Languages)’도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죠. 그에 따르면 대화에서 애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나 스킨십, 또는 행동으로 마음을 확인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혹시 내가 알아채지 못한 방식으로, 상대가 계속 마음을 전하고 있었던 건 아닐지 생각해 보세요.
3. 바꾸려 하기보다, 같이 배워가기

사랑 표현에 인색한 애인 앞에서 “왜 그렇게 무뚝뚝해?”라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십 년 몸에 밴 표현 방식을 바꾼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오히려 지적이 반복될수록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인데’라는 방어심만 커질 수 있거든요.
건강한 관계는 서로의 언어를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표현이 서툰 사람은 의식적으로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행동 속 애정을 읽어내려는 노력을 해보는 거죠. ‘이 사람은 원래 표현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세요.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사랑하는 마음도 비로소 선명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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