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전역의 명을 받고 돌아왔다.
다녀온 것만으로도 반가운데, 가 있는 동안 차트 역주행까지 이뤄냈다. 입대 전 발표한 ‘Drowning’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군복을 입고 부른 무대가 바이럴되며 가요 차트 1위에 오른 것이다. 그러든 말든 그는 묵묵히 복무를 이어갔다. 다시 돌아온 그는, 더 건강해 보였고 더 자주 웃었다.

<W Korea> 전역한 지 얼마나 됐죠?
우즈 오늘로 딱 3주 됐네요.
제대 후 한 달 정도는 거의 하늘을 날 듯 기쁠 텐데, 많이 쉬고 놀았나요?
아뇨. 일주일 만에 새 노래 ‘Smashing Concrete’를 공개했고, 촬영도 여러 차례 했어요. 3주 중 쉰 날은 딱 4일이네요. 부대에 있을 때 해보고 싶다고 맘먹은 것들을 실현하느라 바빴어요.
‘제대하면 이거 먹고 싶다, 저거 해봐야지!’ 이런 거 많았을 것 같은데요.
우리 부대가 밥이 잘 나오는 편이었어요(웃음). 그래서 밥은 정말 걱정 하나 없이 맛있게 먹었죠. 굳이 하고픈 게 있었다면 자유롭게 사는 거? 저녁 10시에 일제히 취침, 이런 것 말고 ‘필’ 받으면 작업실에서 늦게까지 일한다든지. 그래서 제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작업실에 가서 최대한 오래 있는 거였어요.
못 말릴 워커홀릭이군요. 군악대 소속이었잖아요. 주로 어떤 업무를 했나요?
첫째는, 버스킹요. 부대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나 공원 같은 공간에서 하는. 또 육사 강당에서 하는 생도들을 위한 공연이나, 학군단 홍보를 위해 여러 학교에 가서 여는 모집 활동 행사에 참여했어요. 나머지 시간은 이런 활동을 위해 준비하는 활동으로 채워지죠.

세부 담당 분과가 뭐였나요?
가수병요. 빅톤의 강승식 형, 엔플라잉의 차훈 형이 저의 선임이었고, 두 분이 나가고 나서는 후임으로 가수 유승우랑 NCT의 재현이 함께 근무했어요.
군악대에서 하는 공연 활동이 일반적인 대중 콘서트랑은 다를 텐데요. ‘어, 이건 의외로 재밌네’ 하는 게 있었다면요?
악기를 경험하는 게 가장 재밌었어요. 밖에서 음악을 할 때는 대개 전자 악기로 소리를 구현했는데 부대에서는 기타, 트럼펫, 트롬본, 각종 타악기를 직접 접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거든요. 제가 잘 모르던 악기 연주자들과 교류하다 보니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좀 더 디테일하게 들을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더라고요. 앞으로 음악 작업을 하는 데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Drowning’은 국군의 날 특집 방송 영상이 퍼지면서 엄청난 역주행 히트를 기록했어요. 그날, 무대는 어떤 생각으로 올랐어요?
사실 그날 원래는 ‘Drowning’을 안 부르려고 했어요. ‘Journey’를 부르려 했는데 제작진 쪽에서 꼭 ‘Drowning’을 불러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해주셨어요. 당연히 제 개인 콘서트 리허설이 아니다 보니 마이크를 써서 연습할 시간도 제한적이었고 당일 컨디션도 좋지 않았거든요. 당시 대통령실 앞에서 공연하는 거라 귀빈도 오시고 해서 리허설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현장 상황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군인은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오후 10시면 자야 하잖아요. 그날 공연 자체가 오후 8시 넘어 시작했어요. 저희는 뒤쪽 순서여서 무대에 오를 때는 거의 10시가 가까이 됐죠. 원래는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 그러니까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목을 잘 쓸 만한 시간대가 아니었고, 컨디션이 좋을 수 없었죠. 그런 상태에서도 ‘이 정도 노트(고음)는 내주자’는 생각으로 표정이고 뭐고 부르는 데만 신경과 힘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제 모습을 잘 봐주신 것 같더라고요.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신기했어요.

영상 속 우즈를 보면 군복에 상병 약장을 달고 있는데, 조기 진급을 한 거라고요?
네. 당시 복무 기간으로만 보면 일병인 게 맞는데, 제가 ‘3 조기 진급’을 했어요. 육군 군악대 내에서 경연하는 콘텐츠 대회에서 육군참모총장상을 받았어요. 또, 병 기본, 그러니까 사격, 체력, 화생방 같은 군인 기본기를 측정하는 정기 평가에서 모든 항목 특급을 받아 ‘특급 전사’가 돼 추가 조기 진급을 하게 됐고요.
도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
너무 많죠. 가끔 가다 해이해지는 저의 마음. 또, 제 성격이 시원시원한데 그만큼 디테일이 떨어질 때도 많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에도 시선이 미치는 분, 섬세하게 일하는 분들이 늘 부러워요. 그런 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정말 귀하게 느껴요. 그러다 보니 원래는 MBTI에서 P성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많이 J로 왔어요. 원래 ENFP였다가 ENTP를 거쳐서 지금은 ENTJ예요.
‘Drowning’이 차트를 역주행할 때, 부대 안에서 기분은 어땠어요?
아무래도 사회가 아니라서 크게 체감하지는 못했어요. 다만, 지금 어딜 가든 뜻밖의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는 데 놀랐고, 수시로 놀라고 있죠. 저의 팬도 아니고, 아이돌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이는 형님이나 아버지뻘 분들을 볼 때 특히 그래요. 하루는 자주 가는 김치찌개 집에서 식사하는데 옆 테이블에 계시던 아저씨들이 조심스레 다가오셨어요. ‘그… 맞죠?’ 하시면서요. 너무 신기했어요. 또, 입대 전에 자주 다니던 자전거 숍 형이 ‘Drowning’의 역주행에 대해 말하면서 정말 뿌듯해하는 걸 봤거든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감사해요. 이런 상황들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어요.

군대에서 가사나 곡도 좀 썼나요?
네. 제대하고 공개한 ‘Smashing Concrete’는 휴가 나와 있을 때 혼자 써둔 곡이에요. 그다음으로 낼 곡도 군대에서 썼죠. 곡 작업뿐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했어요. 아티스트 로고를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밖에서는 잘 안 했던 취미 활동 같은 것도 있었나요?
초반엔 책을 진짜 많이 읽었어요. 어릴 때 속독학원을 다닌 걸 처음으로 제대로 활용해봤어요. 운동도 열심히 했고요. 30대의 성숙한 느낌에 어울리도록 증량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있었거든요. 입대할 때 66㎏ 정도였는데 다행히 10㎏ 이상 늘려서 80㎏ 가까이 다졌어요. 원래 ‘여리여리한 우즈’를 좋아해주신 분들한테 너무 거부감이 들지는 않게 하자는 생각에 그 정도 사이즈로 맞췄죠.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가요계에서 밴드 음악 열풍이 뜨겁게 불었어요.
밴드 음악, 록 음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너무 반가웠어요. 한편으론 한꺼번에 조명이 쏟아졌다가 너무 빨리 식어버리면 어떡하지, 단기간에 소모되고 말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했고요. 밴드 음악에 대한 조명과 인기가 오래오래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1년 반 동안 세상에 변화가 정말 많았죠. 이를테면 생성형 AI의 발전과 대중화 같은 것들 말이에요.
AI가 대체하지 못할 것이 뭐가 있을까요. 그래도 저는 사람, 주체성, 스토리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레드 제플린이나 메탈리카를 좋아하는 게 음악적으로 뛰어나서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요즘 잘되고 있는 버추얼 가수들도 보면 스토리가 살아 있잖아요. ‘살아 있음’이야말로 생물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돌아가신 분들의 예술품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에도 그분들이 더는 살아 있지 않는다는 점이 작용한다고 보거든요.

‘살아 있음’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즈가 요즘 가장 살아 있다고 느낄 때는 언제예요?
아마도 이번 주말이 되지 않을까요. 일본의 서머소닉 페스티벌에 출연해요. 16일엔 도쿄, 17일엔 오사카. 해외 페스티벌은 출연자로서는 물론이고 관객으로도 처음 가보는 거거든요. 23일엔 카스 쿨 페스티벌에 나가고, 9월엔 렛츠락 페스티벌, 사운드플래닛 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우리 모모콘 출연이 예정돼 있어요.
많이 설레겠어요.
네. 하지만 의도적으로라도 부담을 덜 느끼려 해요. 늘 큰 무대가 있을 때마다 ‘열심히 하자!’ 하면 망하는 편이었어요. 평소에 늘 열심히 해온 사람이어서인지(웃음). 당일까지도 그런 생각을 못 떨쳐내면 오버페이스가 되더라고요. 달리기로 치면 호흡이 너무 가빠져서 뛰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랄까요. 오히려 ‘대충 하자’라는 편안한 마인드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서머소닉에 가서 관객으로서 꼭 즐기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죠. 폴 아웃 보이, 비바두비, 그리고 오피셜히게단디즘을 포함한 여러 일본 아티스트들요.
‘Drowning’의 히트가 많은 기회도 만들었지만 한편으론 ‘이 곡만 너무 알려지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을 것 같아요.
전혀 없어요. 제 곡을 하나라도 좋아해주시는 게 어디냐는 생각이 가장 커요. 히트나 트렌드를 너무 의식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생각의 구조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요즘 음악 작업을 할 때는 ‘이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지, 진짜 잘하는 건지’를 굉장히 많이 되새겨요. 단순히 ‘이런 음악이 요즘 잘되니까’, ‘이런 노래가 지난번에도 잘됐으니까’ 하는 생각을 가장 경계해요. AI에 관해서도 언급했지만 주체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Drowning’은 헤어진 연인을 떠나보내고 비가 퍼붓는 날에 잠겨버린다는 내용이잖아요. 몇 년 전 밴드 엑스 재팬의 요시키를 만나서 ‘Endless Rain’의 작곡 배경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어요. 부친의 별세에 얽힌 노래여서 여전히 비 오는 날엔 노래와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더군요. ‘Drowning’에도 우즈의 개인적 스토리나 감정이 담겨 있나요?
아마 2022년 늦봄이나 초여름이었을 거예요. 혼자서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에 써놓고, 유럽 여행 내내 흥얼거리며 완성해갔어요. 처음 쓴 날 비가 왔던 것 같아요. 비 오는 날 작업실에 가는데 ‘잠긴다’는 표현이 떠올랐죠. 거기서부터 슬픈 표현들이 마인드 맵처럼 뻗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많은 장르를 시도했죠. 랩, 알앤비, 록…. 이제 어떤 걸 하고 싶어요?
청자로서 저는 특정 장르를 너무 잘하는 아티스트들을 사랑하지만 저 자신은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잘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지향해요. 어떤 것이든 내 식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스스로 깨닫고 있어요. 호기심과 열정이 이끄는 대로 다양한 장르를 깊이 연구하고 또 시도하려고요. 확실한 건,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가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2년 전 <더블유>와 인터뷰를 나눴을 때, 콘서트 무대에 막 기타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고 인터뷰에선 기타를 배운 지 사실은 두 달 정도 됐다면서 쑥스러워한 게 기억나요. 그동안 기타 실력은 많이 늘었나요? 그때는 모네스킨, 메탈리카의 곡을 연습하고 있다고 했죠.
부대에서 정말 많이 치긴 했어요. 입대하면서 목표한 것 가운데 기타 연주, 영어 학습이 있었어요. 영어는 실패했어요.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더라고요(웃음). 요즘엔 프리스타일로 하는 기타 솔로를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 느낌이 가는 대로 기타 솔로를 만들어 연주해보는 거예요. 새소년의 ‘파도’나 존 메이어의 ‘Gravity’ 같은 곡을 틀어놓고요. 지미 헨드릭스도…. 가끔 제 곡을 틀어놓고 할 때도 있어요.

리스너로서 요즘 빠져 있는 음악은 어떤 것들이에요?
크게 보면 알앤비, 얼터너티브, 앰비언트 뮤직요. 특히 키샤 콜, 보이즈 투 멘 같은 예전 알앤비 곡을 많이 들어요. 비바두비, 프랭크 오션도요.
이제 막 제대했으니 열정이 마구 분출할 시기일 거예요. 올해와 내년에 계획하는 것, 이루고 싶은 것이 궁금해요.
콘서트와 팬분들이 원하는 여러 가지에 대해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앨범이에요. 첫 정규 앨범요. 올해는 힘들겠지만 내년에는 꼭 내고 싶거든요. 다양한 선배와 동료들을 만나면서 자문도 구하고 스스로도 발전하면서 제 컬러를 정말 잘 만들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규 앨범 내고 나면 콘서트도 크게 해야겠네요.
제 목표는 늘 스타디움 투어예요. 근데 그게 꼭 중요한 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에요. 작년보다 올해 더 좋은 사람,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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