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로미 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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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삭’ 틱톡 영상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로미 마스가 팝스타로 데뷔했다.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와 가수 토마스 마스의 딸로 이름을 알린 그녀의 음악엔 십대만이 내뿜을 수 있는 자유분방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늘 그래왔듯, 그녀는 파핑 캔디와도 같이 톡톡 튀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 예정이다

브라톱과 스커트는 프라다 제품. 주얼리는 아티스트 소장품.

초여름의 어느 날, 로미 마스(Romy Mars)는 뉴욕 퀸스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열일곱의 소녀는 카메라 앞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 화보들을 통해 저의 음악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리숙해 보이고 싶진 않아요.” 셀린느의 오버사이즈 스트라이프 스웨터를 입고 빈티지 소파 위에 앉은 마스가 말했다. 지난 5월 공개된 데뷔 EP 에서는 마치 청춘의 일기장에서나 볼 법한 불안과 두려움, 설렘의 기운이 느껴진다. 가사에는 주로 복수를 예고하는, 복잡한 관계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테면 그녀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수록곡 ‘From a Distance’ 에는 이런 가사가 등장한다.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해주고 싶지만 이대로 헤어지길 선택할 거야. 네가 한 짓은 노래로 남겨줄게.”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긴 금발 머리에 볼륨을 넣는 사이 그녀가 설명을 덧붙였다. “솔직히 말하면 주의가 필요한 음반에 붙이는 ‘부모 지도 요망’ 스티커를 붙일까 고민도 했어요. 말 그대로 노골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니까요!”

마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능력을 타고났다.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전설적인 록밴드 피닉스(Phoenix)의 리드 싱어인 토마스 마스(Thomas Mars)와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영화 제작자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슬하에서 자란 마스는 작년에 각종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한 부모님의 명령을 당차게 거부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마스는 메릴랜드에 사는 친구와 저녁을 먹기 위해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헬리콥터 전세 비용을 내는 걸 금지당했다고 고백하고, 양파와 마늘의 차이점을 몰라 저녁으로 파스타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틱톡에 올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명인 부모 덕분에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여쁜 ‘네포 베이비(Nepo Baby)’로 자란 마스의 귀여우면서도 발칙한 행동에 사람들은 즉각 반응했고, 마스의 틱톡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처음에 마스는 자신이 어떤 악평을 받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친구들도 오히려 이 상황이 어이없다고 말해줬어요. 저희 사이에서는 문제가 될 부분이 전혀 없었거든요. 하지만 스마트폰이 끊임없이 울려대기 시작하더라고요. 정말 ‘끊임없이’요! 그 정도로 떠들썩해질 줄은 몰랐어요.” 사람들의 반응은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양파와 마늘의 차이점을 그림으로 알려주는 짧은 영상을 제작한 사람도 있었다. <뉴욕 타임스>는 마스의 영상을 토대로 네포 베이비를 향한 과도한 관심에 주목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덕분에 배웠죠. 제가 현재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 삶을 누리고 있는지 말이에요.”

재킷과 탱크톱, 스커트, 양말, 구두는 모두 구찌 제품.


온갖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기 훨씬 전부터 마스는 작곡을 공부하고 있었다. “곡은 열두 살 때부터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보다도 삶의 경험이 훨씬 부족했을 때지만, 여러 음악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곡을 쓰는지 공부했죠.”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일까. 토마스 마스와 마찬가지로 로미 마스 또한 소리로 이미지를 구현하는 일에 큰 매력을 느꼈다. “저의 노래를 눈으로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각각의 노래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단편영화 같기도 하거든요.” 중학교 3학년이던 15세 때, 마스는 음악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시험을 볼 때조차도 머릿속에 가사를 떠올렸어요. 한번은 시험지 맨 아래에 ‘내 마음에 너라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라고 썼는데, 선생님 입장에선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당황하셨을 것 같아요.”

스웨터는 셀린느 by 에디 슬리먼 제품.

마스는 가족과 잘 알고 지낸, 테일러 스위프트의 프로듀서이자 그래미 수상자 잭 앤토노프(Jack Antonoff)와 싱어송라이터 클로드(Claud)를 소개받았다. 마스와 브루클린에 있는 작업실에서 1년간 곡 작업에 매진한 클로드는 말했다. “전 저의 프로듀싱이 필요한 사람을, 로미는 자신의 곡을 보여줄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상대를 찾고 있었어요. 처음 로미의 곡을 듣는 순간, 제가 15세 때 남긴 음성 메모 가 떠올랐어요. 전 로미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자기 고백적인 팝송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진정한 싱어송라이터예요. 곡을 쓰는 속도가 남달라요. 아무렇지 않게, ‘여기 4곡을 만들었어요. 2주 동안 만든 거예요’라고 말하죠. 게다가 전부 근사해요. 타고난 스토리텔러인 거죠.” 마스는 아직 맨해튼에서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이지만, 넓고 다양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한다. 최근에는 아직 대외비인 어느 TV 프로그램에 출연을 확정 짓기도 했다.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라는 사실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디션 과정 자체를 즐겼어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된다는 일은 정말 근사한 것 같아요.”

줄무늬 패턴의 튜브톱에 폭이 좁은 스커트로 갈아입은 마스가 다시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패턴이 그려진 의자 끝에 걸터앉더니 긴 다리를 쭉 뻗으며 포즈를 취했다. “이 포즈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특정한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닌, 촬영 자체를 즐기기 시작한 마스의 독백이었다. “어쩌면 제 앨범 표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네요!”

포토그래퍼
Craig Mcdean
에디터
Lynn Hirschberg
스타일리스트
Grace Coddington
헤어
Orlando Pita for Orlando Pita Play(@Home Agency)
메이크업
Francelle Daly for Love+Craft+Beauty(@Home Agency)
네일
Eri Handa for Chanel(@Home Agency)
세트 스타일리스트
Griffin Stoddard(@Stree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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