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아카이브에 남긴 흔적을 더듬으며 지난 10년간의 여정에 경의를 표했다
루이 비통의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10주년을 기념하는 2024 F/W 컬렉션이 열렸다. 첫 쇼를 선보인 루브르 박물관의 쿠르 카레에서 열린 이번 시즌은 하우스 아카이브에 남긴 흔적을 더듬으며 지난 10년간의 여정에 경의를 표했다.
파리 패션위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루이 비통 컬렉션. 유난히 길게 느껴진 이번 시즌의 마지막 쇼를 앞두고 설렘과 흥분, 약간의 긴장을 안은 채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루이 비통의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쇼다 보니 평소보다 더 많은 셀럽들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조금 일찍 서두른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쿠르 카레는 10년전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상징적인 장소. 쇼장에 들어서자 공상과학 설치물과 같은 거대한 조각 샹들리에가 먼저 눈에 띄었다. 다분히 미래적인 초자연적 세계로 초대하는 듯한 이 시노그래피는 비주얼 아티스트 필립 파레노와 프로덕션 디자이너 제임스 친런드와의 합작으로 완성된 작품. 니콜라와 필립, 제임스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자 2023 S/S 컬렉션에서 작업한 사이인 만큼 그들의 합과 아이덴티티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무대장치였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기억을 상상의 길잡이로 하여 루이 비통과 동행한 10년의 시간을 회고했다. 쇼장의 모든 좌석에 그는 “아름다운 여행이에요”라는 메시지를 올려두었다(그는 루이 비통과의 계약을 5년 연장했다). 대담한 실루엣, 연미복을 연상시킨 코드나 재킷, 페플럼 장식, 스포티한 소재와 결합된 드레시한 룩, 여기에 더한 대담한 헤드피스와 앵클부츠, 아카이브 장식들을 더한 백···. 그가 남긴 시그너처 스타일 코드들이 2024 F/W 컬렉션에 녹아들어 특별한 드라마를 펼친 것. 그의 예술적 모험은 날렵한 테일러링과 유연한 형태의 헴라인, 걸을 때마다 입체적으로 흔들리는 티어드 스커트, 깃털 장식 등으로 거듭났는데, 브로케이드 재킷과 가죽 스커트, 스포티한 점퍼, 섬세한 소재 등 이질적인 코드를 조합해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컬러 팔레트는 은은한 블루, 회색, 아이시한 화이트가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루이 비통 컬렉션의 심장인 백! 클래식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한 LV 모노그램, 트롱프뢰유, 트렁크 잠금 장식, 알마와 쁘띠뜨말, 스티머, 러기지, 퐁뇌프, 그리고 유쾌함을 더하는 달걀 백 등 하우스의 모든 가방을 집대성한 백 컬렉션이 등장했다.
한편 컬렉션의 오프닝을 맡은 배우 정호연, 앰배서더로 런웨이에 선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메종의 친구들인 배두나, 나연, 뉴진스 혜인을 비롯해 깜짝 등장한 블랙핑크 리사까지. 엄청난 인파를 몰고 다니며 쇼장 안팎을 끊임없는 플래시 세례로, 계속되는 취재로 SNS 조회수를 불나게 만든 그 밤. 피날레 후 인파가 모두 빠지고도 쇼장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며 진한 여운을 즐겼다. 잔잔하게 떨어지는 빗방울이 파리를 물들이는 동안 루브르 피라미드는 어둠 속에서 더 환하게 빛났다. 니콜라의 지난 10주년과 앞으로의 미래를 더없이 축복하는 아름다운 불빛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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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Courtesy of LOUIS VUI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