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영화계 베스트 퍼포먼스

Lynn Hirschberg

‘진짜’를 연기한 ‘진짜’들의 ‘진짜 현실’을 경쾌하게 기념할 시간

3월 11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이 시점에서 지난 2023년 영화계를 돌아보자면 ‘진짜’라는 키워드가 바로 떠오른다. 상상 속 이야기는 사실 앞에 힘을 잃고, 환상 속 캐릭터보다 역사 속 강렬한 인물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2023년. 작년을 빛낸 최고의 영화들은 모두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 스타보다 유명한 인형에 주목했다. 많은 전투의 선봉에 선 나폴레옹, 쿠바와 플로리다 사이의 바다를 헤엄쳐 건넌 수영선수 다이애나 나이애드(Diana Nyad), 미국의 시민권 운동가 바이어드 러스틴(Bayard Rustin)이 스크린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뿐인가.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디 아이언 클로>는 프로레슬러 사형제를 배출한 폰 에릭 가족의 비극적 사건을 세밀하게 다룬다. 비극을 생생하게 묘사한 영화로는 <플라워 킬링 문>도 있다. 릴리 글래드스턴(Lily Gladstone)의 천재적 연기로 화제가 된 이 영화는 결혼을 빌미로 막대한 부를 노린 네 명의 백인 남성 때문에 미국 원주민인 오세이지족이 어떤 가슴 아픈 역사를 마주하게 되었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영화조차도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메이 디셈버>는 자신이 가르친 6학년 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뒤 아동 강간 혐의로 수감되었다가 이후 해당 학생과 실제 부부의 연을 맺은 메리 케이 레투르노(Mary Kay Letourneau)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2023년 여름은 영화계에 팬데믹 이전에도 볼 수 없었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계절이었다. 특히 <오펜하이머>와 <바비>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일으키며 ‘바벤하이머(Barbenheimer)’란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호주에서 일어난 여성 혐오 범죄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더 로열 호텔>, 셀린 송 감독의 반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패스트 라이브즈>,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조정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조 랜츠’의 전기를 다룬 <더 보이즈 인 더 보트> 등 우리가 사는 ‘현실’에 깊이 뿌리를 둔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며 관객과 만났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과 바벤하이머의 거대한 성공 이후, 할리우드 영화계는 파업에 돌입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11월, 처우가 개선된 새 계약서가 마련되었다. 기쁨과 감사로 환호한 많은 배우들이 <더블유>의 ‘베스트 퍼포먼스’ 화보를 위해 곧장 스타들의 거리, LA의 할리우드 대로로 나갔다. 거리 곳곳에 자리한 사이보그, SF 캐릭터, 다양한 영화 기념품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자유롭게 덤불 속으로 뛰어들 뿐만 아니라 화려한 호피무늬 소파에 널브러지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진짜 그 시대를 완벽하게 살아낸 것처럼, 지금은 ‘진짜’를 연기한 ‘진짜’들의 ‘진짜 현실’을 경쾌하게 기념할 시간이니까.

Sandra Hüller 잔드라 휠러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추락의 해부(Anatomy of a Fall)>

트렌치코트와 스카프, 선글라스, 가방은 모두 Dolce & Gabbana, 타이츠는 Wolford 제품.

잔드라 휠러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자연기자상과 유럽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한 몇 안 되는 배우로 손꼽힌다. 대체 불가의 연기력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해온 그녀가 지난해 두 편의 작품으로 또 다른 경지에 올라섰다. 그녀가 조너선 글레이저의 홀로코스트 소재 영화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꿰찬 영화 <추락의 해부>로 보낸 놀라웠던 한 해에 대해 말했다.

<추락의 해부>에서 당신이 연기한 ‘잔드라’는 남편을 살해했을 수도, 살해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캐릭터 ‘잔드라’의 범죄 여부를 아는 일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잔드라’가 진짜로 남편을 죽인 범인인지 알아야겠다고 확신했지만, 갈수록 그건 중요한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물음표를 끌어안은 채 연기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장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을 다룬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도 출연했다. 회스 가족 중 어머니를 연기한 당신은 유대인들이 바로 옆에서 죽어 나가는 순간에도 아이들을 정성껏 키우고, 정원을 가꾸며 평온한 삶을 이어간다. 영화 촬영이 힘들진 않았는지?
나치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에도 참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오래 고민했다.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은 그들의 삶을 최대한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배우들에게 항상 “정원을 가꾸거나 아이들을 보살피며 살아가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주었다. 회스 가족에게 존재하는 커다란 허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당신의 마음을 훔친 무비 스타는?
엄청 많다. <더 티 댄싱>을 보고 패트릭 스웨이지에게 반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베이비’가 되고 싶었다.

Da’Vine Joy Randolph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

<바튼 아카데미(The Holdovers)>

오페라 가운은 Willy Chavarria, 드레스는 Wolford, 귀고리와 목걸이는 Van Cleef & Arpels 제품. 신발은 본인 소장품.

201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고스트>로 토니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스타덤에 오른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 폭발적인 가창으로 뮤지컬계에서 주목받은 그녀는 곧 스크린계에 문을 두드렸고 <바튼 아카데미>에서 열연을 펼치며 단숨에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아카데미 시상식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바튼 아카데미>에서 아들과 사별한 기숙사 주방장 ‘메리’를 연기했다. 큰 슬픔을 간직한 캐릭터였는데, 연기하며 힘들진 않았나?
기질부터 성격, 분위기, 생각까지 나와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건 늘 도전이지만, 오히려 그 도전이 나를 가슴 뛰게 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각각 다른 단계의 슬픔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으로 아파하고 있을 익명의 관객을 생각하면서 캐릭터와 영화 속에 녹아들고자 했다.

커리어를 가수로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오페라 가수가 되고자 했다. 아주 긴 여정이었다. 여기서 비밀을 하나 밝히겠다. 어쩌면 오페라 가수 레온타인 프라이스를 연기하면서 오페라와 영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90대가 된 그녀의 이야기를 전할 기회가 생길 것 같다.

아직도 노래하는 걸 좋아하나?
물론. 그런데 노래방은 안 좋아한다. 언젠가 <더 보이스>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기꺼이 출연할 마음이 있다.

Robert Downey Jr.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오펜하이머(Oppenheimer)>

재킷과 셔츠, 바지는 Burberry 제품. 신발은 본인 소장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오펜하이머>에서 그가 가진 얼굴 중 아주 낯선 얼굴을 꺼내 들었다. 오펜하이머의 적이자 원자력위원회 의장을 지낸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은 지난 40년 동안 100편에 가까운 영화로 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흥미로운 변화이자 회심의 도전이었다.

<오펜하이머>에서 당신이 연기한 ‘루이스 스트로스’ 역할은 주인공답지 않은 면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영웅의 자리에 오른다.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스트로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연약함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또 그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란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는, 인간의 한계와 연약함이 여실히 나타내는 순간을 조명하고자 한 것 같다.

본래 장난끼 많고 유머러스한 성격이지 않나. 건조한 성격의 인물을 연기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
사람에겐 여러 개의 페르소나가 존재하지만, 그것조차도 모두 한 사람을 상징한다. 나는 놀란 감독이 내게 거울을 쥐여주고, 아직 발견되지 못한 나 자신을 살펴볼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게 ‘스트로스’는 자기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인물에게 소외감과 무시를 당해본 적 있는 사람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덕분에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됐다. 나도 과거 누군가에게 그런 기분을 들게 하진 않았을까. 내가 그들이었다면, 나를 파괴하려 들지 않았을까.

아무도 모르는 당신의 비밀 능력은?
쿵푸를 할 줄 안다. 30대 후반에 시작해 20년간 영춘권을 수련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고? 무척 어려운, 스스로도 해낼 수 있을지 가늠되지 않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

Talia Ryder 탈리아 라이더

<덤 머니(Dumb Money)>, <더 스위트 이스트(The Sweet East)>

케이프와 브래지어는 Dolce & Gabbana, 타이츠는 Wolford, 신발은 Christian Louboutin 제품. 머리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반지와 팔찌는 본인 소장품.

올해로 21세인 탈리아 라이더는 할리우드에선 새로운 얼굴일 수 있지만, 일찍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에서 활약해온 배우다. 2020년 낙태를 소재로 한 영화 <전혀 아니다, 별로 아니다, 가끔 그렇다, 항상 그렇다>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녀가 최근 영화 <더 스위트 이스트>에서 매혹적인 금욕주의자 연기를 펼쳤다.

<더 스위트 이스트>는 어딘가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 리스>를 연상시킨다. 극 중 당신이 연기한 ‘릴리안’은 다양한 상황에 부딪히는데, 그 모든 상황에는 소설에서처럼 복잡한 남자 인물이 등장한다.
우리끼리 <이상 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야기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영화와 관련해 계속해서 언급되는 부분이긴 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센트럴파크에 있는 앨리스 동상 바로 옆에서 사이먼 렉스와 촬영 리허설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앨리스 동상이 우릴 지켜보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브로드웨이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12세 생일 선물로 할머니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틸다>를 보러 갔다. 공연을 보고 “나도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동생과 함께 엄마를 설득해서 <마틸다> 오디션을 보러 갔다. 수백 명의 또래 아이들이 있었지만 절반이 집으로 돌아가고, 그중 일부가 남고, 또다시 많은 애들이 집에 가는 모습을 봤다. 태어나서 겪어본 가장 긴 과정이었지만, 다행히 합격했다. 여동생이 마틸다 역을 맡았고, 나는 호르텐시아를 연기했다.

Colman Domingo 콜먼 도밍고

<러스틴(Rustin)>, <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재킷과 팬츠는 Louis Vuitton Men, 팔찌는 Tiffany & Co. 제품.

1982년 소설로 출간된 이후 뮤지컬, 라디오 연재물 등 다양한 미디어로 각색된 <더 컬러 퍼플>이 2023년 영화로 재탄생했다. 콜먼 도밍고가 <더 컬러 퍼플> 속 무자비하고 경멸적인 남편 ‘미스터’ 역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그는 시나리오를 완전히 뒤집어 연민과 이해, 증오의 입장에서 ‘미스터’에 접근하기로 했다.

<러스틴>에서 유명한 시민권 운동가인 ‘바이어드 러스틴’을, <더 컬러 퍼플>에서 악역 ‘미스터’를 소화하며 완벽하게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
‘러스틴’은 자신이 마주해야 했던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늘 희망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가슴에 품고 연기에 임했다. 특히 그는 1963년에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힘든 상황을 겪기도 했다. ‘러스틴’은 우리가 마음속으로 그리는 세상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뛰어난 지식과 재치를 갖춘 사람이었고,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믿음의 샘물을 간직한 인물이었다. 한편 <더 컬러 퍼플>의 ‘미스터’는 마음이 부서진 사람이고, 상처가 깊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아무래도 ‘미스터’에게 있는 선한 부분을 찾으려 노력한 것 같다. 내가 그가 되려면, 그를 사랑해야 하니까. ‘미스터’가 된 내 입장에선 다른 사람들이 악당이고 ‘미스터’는 희생자다. 알다시피 나는 매우 낙관적인 편이다. 사람이 치유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거리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별자리가 무엇인가?
궁수자리. 궁수자리 중엔 유독 리트리버 같은 사람이 많다. 친절하고, 파티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궁수자리의 반은 바보고 반은 철학자라 하는데,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Natalie Portman 나탈리 포트먼

<메이 디셈버(May December)>

드레스와 팬티, 신발은 모두 Dior, 목걸이는 Tiffany & Co. 제품.

나탈리 포트먼은 1995년 영화 <세이프>를 보며 이를 연출한 토드 헤인즈에게 사로잡혔다. 이후 시간이 지나 전 세계 영화제에서 35관왕을 차지한 영화 <메이 디셈버>로 마침내 재회한 두 사람. 이번 작품의 공동 제작자로도 나선 나탈리 포트먼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할리우드에서 벌어지는 착취와 어두운 그림자를 전한다.

<메이 디셈버>에서 줄리앤 무어에게 완벽히 동화되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
줄리앤처럼 뛰어난 배우와 같이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실제로도 엄청난 팬이기 때문에 내 역할이 줄리앤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역이란 점에서 두려우면서도 즐거운 흥분을 느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줄리앤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일이었고, 그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작품 속에서는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도록 서로를 부추기다가도 ‘컷‘ 소리가 나면 실컷 웃고 각자의 자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레옹> 촬영장에서 12세 생일을 맞았다. 깜짝 파티를 해주셨는데, 나는 그게 영화 속 한 장면을 촬영하는 건 줄 알았다. 클래퍼 소리와 함께 모두가 “생일 축하해“라고 외쳐주었고, 머리 위에 색종이 조각을 뿌리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여전히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 파티다.

Jodie Foster 조디 포스터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Nyad)>

재킷과 베스트, 드레스, 타이츠는 모두 Louis Vuitton, 오른손에 낀 반지는 Bulgari 제품. 귀고리와 왼손에 낀 반지는 본인 소장품.

올해로 61세를 맞은 조디 포스터는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에서 그녀는 노령의 나이에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거친 바다를 횡단하는 수영 전문가 ‘나이애드’를 연기한다. ‘나이애드’에게나 조디 포스터에게나, 불가능이란 없다.

호러 장르의 영화 <양들의 침묵>이 오스카상을 휩쓸고 주요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을 때 다들 놀란 반응이었나?
우리에게도 예상 밖의 결과라 놀랐다. 시상식 무대 뒤편에서 다들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피고인>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땐 그 영화로 후보에 오른 사람이 유일하게 나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양들의 침묵>으로 최우수 작품상부터 남녀주연상까지 휩쓰는 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처음으로 연기했을 때의 나이는?
세 살. 영화를 했을 땐 여섯 살이었다. <택시 드라이버>를 찍을 당시엔 겨우 열두 살이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처음 만났을 때가 열 살로,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를 했을 때다. 열두 살엔 이미 로버트 드니로나 스코세이지보다 내가 더 많은 작품을 한 상태였다. 두 사람은 분명 열두 살짜리를 데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스러웠을 거다. 핫팬츠에 두툼한 플랫폼 슈즈를 신고 현장을 종횡무진하던 시절이니까.

당신의 별자리는?
전갈자리. 전갈자리는 굉장히 강하고 때로 공격적이다. 마치 전사 같달까? 그들에게 잘못 보이면 언젠가는 꼭 보복당할 거다.

Nicolas Cage 니콜라스 케이지

<드림 시나리오(Dream Scenario)>

셔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시계는 Rolex, 양말은 Falke 제품.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바지와 신발은 본인 소장품.

니콜라스 케이지는 거의 반세기 가까이 할리우드에 몸담은 노장이다. 크리스토퍼 보글리가 연출한 영화 <드림 시나리오>에서 그는 이전까지 보여준 적 없는 코믹한 얼굴을 새로이 꺼내 든다. 모든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적인 유명인이 되어버리는 유쾌하고도 불가해한 인물.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니콜라스 케이지’를 지우는 작업이 참 즐거웠다.”

여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골라본다면?
지금까지 100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 45년의 연기 생활 중 단연 ‘톱 5’ 안에 드는 작품 중 하나는 영화 <드림 시나리오>다. 그리고 나머지 4편은 영화 <뱀파이어 키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어댑테이션>, <아리조나 유괴 사건>이다.

<드림 시나리오>에서 당신이 연기한 ‘폴 매튜’는 다른 사람들의 꿈에 출몰한다. 실제로 꿈을 기억하는 편인가?
좋은 꿈은 기억하고 나쁜 건 잊으려고 애쓴다. 종종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차라리 잠을 잔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니까. 꿈은 내게 선물과 같다.

첫 번째 레드카펫 룩은?
첫 번째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브룩스 브라더스의 턱시도를 입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날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턱시도를 입는 일이 무척 불편해서 영화를 잘 표현할 만한 옷을 찾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러다 멜로즈 애비뉴에 있는 아르드바크 매장에서 뱀가죽 재킷을 발견했고, 이후 영화 <광란의 사 랑>의 리허설을 하러 가서 데이비드 린치에게 “이 뱀가죽 재킷을 입을까 봐요”라고 했더니 데이비드가 나를 ‘닉스터’라고 불렀다. <광란의 사랑>으로 칸 영화제에 같이 갔을 때, 영부인이 사람들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내게 ‘Love Me Tender’를 불러달라고 한 적이 있다. 데이비드가 “닉스터, 지금 당장 일어나서 노래를 불러!”라고 말해서 냅다 테이블 위로 올라갔다. 정말 떨렸다. 그때 데이비드가 <광란의 사랑>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데, 내 서툰 노래가 어느 정도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Margaret Qualley 마거릿 퀄리

<피난처(Sanctuary)>

드레스와 신발은 Celine by Hedi Slimane, 귀고리와 팔찌, 반지는 모두 Graff 제품.

마거릿 퀄리가 심리 스릴러 영화 <피난처>에 이끌린 이유는 어쩌면 작품이 가진 고유의 리드미컬한 감각 때문일지 모른다. 유년기 댄서로도 활약한 그녀에게 <피난처>의 모든 장면은 마치 ‘춤’처럼 다가왔다.

<피난처>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나?
시나리오를 받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고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섹스에서 지배적 역할을 맡는 금발의 도미네이트릭스(Dominatrix)였고, 상대역은 크리스토퍼 애봇이었다. 촘촘하게 짜인 콘티 덕분에 17일 만에 촬영을 끝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정된 상황 속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무척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금발은 물론 갈색 머리로도 변신했다. 붉은색으로 염색해본 적도 있나?
열다섯 살 때쯤, 언니 레이니가 내 머리를 빨간색으로 염색해줬다. 댄스 경연 대회를 준비하던 때인데, 그 시절 사진을 보면 새빨간 머리를 하고 모조 다이아몬드가 박힌 브라를 입은 채 밝은 얼굴로 점프하는 내 모습이 담겨 있다. 언젠가 한 댄스 경연 대회를 홍보하는 대형 트럭에 내 사진이 걸리기도 했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른 기억이 있다. 언니가 공연 의상을 직접 바느질해서 만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난 춤출 땐 옷을 거의 벗다시피 하는 편이었다. 댄스는 내게 시간 약속을 엄수하고 뭐든 열심히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것들을 알려주었다. 거절당하는 것에 대비하게 해주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무비 스타는 누구인가?
데뷔작인 영화 <나이스 가이즈>에서 라이언 고슬링과 협연한 적이 있다. 그때 고슬링에게 완전히 매료된 기억이 있다. 스무 살 생일 당시 베니하나에서 그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는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Julia Garner 줄리아 가너

<더 로열 호텔(The Royal Hotel)>

재킷, 스커트, 가방, 신발은 모두 Celine by Hedi Slimane, 귀고리는 Swarovski, 시계는 Cartier, 타이츠는 Falke 제품. 반지는 본인 소장품.

줄리아 가너는 철저한 허구를 불변의 진실로 보이게끔 만드는 마법을 지닌 배우다. 평범한 인물이 범죄에 물들어가는 서스펜스를 보여준 넷플릭스 드라마 <오자크>의 ‘루스’부터 실화에서 영감을 얻은 사회 스릴러 <더 로열 호텔>의 ‘한나’까지. 그녀는 가상의 캐릭터와 실제 자신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지금 스크린계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Callum Turner 칼럼 터너

<더 보이즈 인 더 보트(The Boys in the Boat)>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Valentino 제품.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영화 <더 보이즈 인 더 보트>에서 칼럼 터너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조정 종목의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조 랜츠’를 연기한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 출연하며 일찍이 영국에서 이름을 알린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어쩌면 가장 ‘미국적인’ 옷을 새로이 입는다.

<더 보이즈 인 더 보트> 촬영 전, 실제 조정을 해본 적이 있나?
영화에서는 완벽한 로우어가 되었지만 사실 태어나 한 번도 조정 보트에 올라본 적이 없다. 두 달 동안 매일 4시간씩 훈련했고, 조정의 매력을 알게 됐다. 내 인생에서 가장 격렬하고 힘든 일이었다. 함께 보트에 오른 이들끼리 공유하는 묘한 감정이 있더라. 프로 스포츠팀의 일원이 되어본 값진 체험을 했다.

영화를 연출한 조지 클루니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다.
데모 테이프를 보냈는데, 좋게 봐준 덕분이다. 이후 화상회의에 참여했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눈앞에서 오갔지만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첫 번째 장면을 다시 연기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조지 클루니가 “작품을 같이 해보면 좋겠다. 반년 뒤 조정 선수가 된 당신의 모습을 상상해봤는데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첫 키스 장소는?
열세 살 때 친구들과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런던 사우스뱅크에 갔다. 거기서 만난 스케이트걸과 키스했다. 담배 맛이 났다. 나보다 연상이었고 사귀긴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랑 키스한 뒤에는 내 친구랑 키스하더라!

당신의 별자리는?
나에게는 십이지가 더 익숙하다. 백말띠다. 말은 호기심도 많고 일단 달리고 보는 동물이다. 원하는 만큼 충분히 달리고 난 뒤에야 주변 상황이 어질러져 있다는 걸 눈치채지만 말이다.

Phoebe Dynevor 피비 디니버

<페어플레이(Fair Play)>

드레스는 Louis Vuitton 제품.

피비 디니버를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속 브리저튼 가문의 사랑스러운 넷째 딸 ‘다프네’로 기억하는 사람이 스릴러 영화 <페어플레이>에서 야심 찬 헤지펀드 분석가로 변신한 그녀를 본다면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클로이 도몬트의 장편 데뷔작인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권력과 성공을 향한 갈망으로 깊은 갈등에 빠지게 되는 ‘에밀리’를 섬세히 그려냈다.

배우가 오랜 꿈이었나?
그렇다. 끈질기게 부모님을 조른 덕분에 공개 오디션을 보러 갈 수 있었다. <황금나침반>의 주인공 ‘라이라 벨라쿠아’ 역의 오디션이었고, 당시 11세였다. 오디션 이후로 더더욱 연기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14세 때는 영국 드라마 <워털루 로드>에 출연했다. 처음으로 배역을 맡았는데, 한 시즌에서 다른 시즌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촬영 중간에 머리를 염색한 적이 있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결국 하룻밤 사이에 새빨간 머리를 짙은 다크브라운으로 바꿔야 했다.

배우를 하는 중에 다른 일을 병행한 적도 있나?
칵테일 바의 웨이트리스로 일한 적이 있는데, 정말 형편없었다. 음료를 여기저기 쏟고 다녔으니까. 연기를 그만둘까 생각하던 차였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브리저튼>을 만났다. LA에 있는 어스 카페에 일하던 때인데, 배역을 따냈다는 연락을 받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렇게 월요일은 승마, 화요일은 피아노 레슨, 수요일은 댄스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하룻밤 사이에 삶이 바뀐 것이다.

당신을 울게 만든 영화는?
단연 <노트북>이다. 극 중 두 연인의 절절한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늘 그 부분에서 울어버리고 만다.

Barry Keoghan 배리 키오건

<솔트번(Saltburn)>

베스트는 Burberry 제품. 목걸이는 본인 소장품.

지난해 ‘솔트번 효과’라는 말까지 탄생하며 신드롬적 인기를 얻은 영화 <솔트번>. 골든 글로브상 2개 부문, BAFTA 영화상 5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40억의 틱톡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은 이 작품에서 베리 키오건은 동성의 상류층 동급생 ‘펠릭스’에게 묘하게 이끌리게 되는 옥스퍼드대 장학생 ‘올리버’를 연기했다. 그는 <솔트번>을 “배우로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내내 찾고 있던 퍼즐 한 조각”이라 회상했다.

<솔트번>은 영국의 거대한 귀족 저택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제 대저택에서 촬영했나?
그렇다. 객실이 49개나 있는 대저택이었다. 덕분에 늘 길을 잃었다. 제작진이 정원에 미로를 설치했는데, 재밌는 사실은 제작진도 거기서 길을 잃곤 했다는 것이다. 함께 출연한 로자먼드 파이크는 아예 그곳에서 지냈고, 나는 가까운 곳에 머물렀다. 솔직히 나는 그런 곳에서 살지는 못할 것 같다. 너무 과분한데다, 돈도 많이 든다.

첫 출연작은?
영화 <71: 벨파스트의 눈물>. 이 작품 이후로 배우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시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할머니 전화로 연락이 오곤 했다. 할머니가 “누구세요? 전화 좀 그만해요!”라고 말해서 “할머니, 저희 감독님이에요!”라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급하게 매니저를 구했다.

영화 <킬링 디어>에서 보여준 아름다우면서도 서늘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극 중 스파게티를 먹는 장면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나만 보면 “저기 그 이상한 남자다. 스파게티 먹나 안 먹나 잘 봐!”라고 수군거린다. 살짝 오해를 받고 있는 듯하다.

당신의 마음을 훔친 무비 스타는?
마릴린 먼로. 완전 내 타입이다.

당신을 울게 만든 영화는?
짐 캐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바스켓볼 다이어리>다. <폭력 탈옥>이란 영화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이 영화로 울기는 어려우니까.

Greta Lee 그레타 리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톱과 팬츠는 Loewe, 귀고리와 팔찌는 Boucheron 제품. 반지는 본인 소장품.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 <더 모닝쇼> 등에서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입증해온 그레타 리는 지난해 전 세계 영화제를 석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나영’을 맡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LA 출신이지만 극 중 뉴요커 여성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녀는 올해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배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어떻게 <패스트 라이브즈>와 연을 맺게 되었나?
어느 날 시나리오와 함께 한국어가 가능하냐는 내용으로 메일이 왔다. 보자마자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귓가에 한국어가 서툴다고 호통치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정말 많이 울었고, 연기자로서 큰 도전임을 느끼게 됐다. ‘나영’을 꼭 연기하고 싶어서 데모 테이프를 촬영해 보냈지만 탈락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정확히 1년 뒤에, 기적 같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영화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을 만나볼 수 있겠느냐고 묻는데, 순간 그게 누구지 생각했다. 가슴 아픈 이별처럼, 오디션에서 떨어진 기억을 힘써서 지워야만 했기 때문이다. 날 차버린 남자를 굳이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가진 않으니까! 그렇게 줌으로 셀린을 만나게 됐고, 그 자리에서 다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셀린도 우린 분명 전생 부부였을 거라고 말하곤 한다.

지금은 LA를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영화에서는 완벽한 뉴욕 여성을 연기했다.
뉴욕에서 20년 정도 살았기 때문에 사실 영혼은 완벽한 뉴요커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도 이 점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한다.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뉴욕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하니까.

Lily Gladstone 릴리 글래드스턴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재킷은 Chanel, 귀고리는 Gail Bird and Yazzie Johnson at Mahnaz Collection, 목걸이는 Tiffany & Co. 제품.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매해 시상식 시즌마다 관객의 마음을 뜨겁게 사로잡는 스타가 등장한다. 그리고 단연 올해의 스타는 릴리 글래드스턴일 거다.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플라워 킬링 문>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내 ‘몰리 버크하트’를 연기한 그녀는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 최우수 여배우상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를 더욱 단단하고 튼튼하게 다져가는 중이다.

<플라워 킬링 문>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됐나?
코로나19로 거의 2년 동안 오디션만 여러 차례 봐야 했고, 촬영도 약 2년이 걸렸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도 줌으로 처음 만났다. 2020년 12월 1일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는데, 대본 리딩을 한번 해보자는 연락일 줄 알았다. 설마 영화 주인공인 몰리 버크하트 배역을 해달라는 제안일 줄이야. 알고 보니, 몰리 버크하트의 생일도 12월 1일이더라. 이런 우연이!

영화는 실제 일어난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다. 이에 대해 알고 있었나?
오세이지족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끔찍한 정치 스캔들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오일 머니를 가진 오세이지 카운티에서는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니다가 기름이 떨어지면 그 기름을 채우는 게 아니라 바로 새 차를 사서 타고 다녔다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배우가 되기 전 내가 오세이지족에 대해 알고 있었던 이유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초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바로 오세이지족 출신인 마리아 톨치프니까. 톨치프는 미국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Adele Exarchopoulos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패시지스(Passages)>

드레스와 장갑, 신발은 모두 Fendi 제품.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출연한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10년이 흐른 후, 그녀는 <패시지스>로 다시 한번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사랑’. <패시지스>에서 그녀는 어딘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한 남성에 급격히 사랑에 빠지는 ‘아가타’ 역을 맡았다.

<패시지스>는 게이 커플과 한 여인이 만드는 삼각관계를 다룬다. 그리고 당신은 두 연인 중 한쪽을 연기했다.
내가 맡은 인물은 자신의 연인을 정말로 사랑한다. 바로 이렇게, 상대가 내 마음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는 위험까지 끌어안는 것이 사랑 아닐까. 어려움을 감수할 때, 더욱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또 다른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사실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단순하게 영화를 하고 싶으니까 그럼 배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입국심사를 받을 때도 늘 직업을 배우로 썼다. 하지만 불안감도 컸다. 스포트라이트가 오늘 찾아올지 내년에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니까. 그랬던 나에게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영화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삶을 바꾼 계기가 된 건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변할 뿐이다. 많은 이들이 내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나는 ‘그냥 지금을 즐기게 해줘!’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 영화로 칸영화제에 다녀온 후, 콘서트홀에서 샌드위치를 팔던 내 첫 직장으로 돌아갔다. 업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당연하게 다시 일을 하러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일하는 건 더는 불가능하단 사실을 깨달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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