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 그 자체, 스키아파렐리의 2024 S/S 쿠튀르 쇼 하이라이트
지난 24일, 스키아파렐리의 2024년 봄, 여름 쿠튀르 쇼가 열렸습니다. 패션계의 초현실주의자 스키아파렐리의 유산을 이어받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로즈베리는 다시 한번 예측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작품들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죠. 그 놀라움 속에는 인류와 환경에 대한 심오한 스토리도 숨어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천재적인 표현력으로 탄생한 쿠튀르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피스와 게스트들의 독특한 패션, 구경해 보실까요?
버려진 전자 부품들로 화려한 쿠튀르 드레스가 탄생했습니다. 얇은 망사에 한 땀 한 땀 고정시킨 폐 반도체와 전자 기기 부품들은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어우러져 화려하고 눈 부신 미니 드레스를 뒤덮었습니다. 리모콘, 계산기, 이어폰, 폴더폰 등의 익숙한 전자제품들이 눈에 띄네요.
딱 일 년전, 스키아파렐리의 백 스테이지에서 기괴한 메이크업을 하고 모유 수유를 했던 모델 매기 마우어. 그녀가 이번엔 제법 큰(아마도 그녀의 실제 아이와 크기가 비슷한) 로봇 아기를 안고 런웨이에 올랐습니다. 현직 엄마답게 로봇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 몸에 찰싹 붙여 안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죠. 아기의 정체는 드레스와 마찬가지로 폐 전자부품과 크리스털 장식으로 만들어졌어요.
아이를 안고 있는 한쪽 귀에 메탈릭한 메이크업을 하고 반도체칩과 주얼 스톤으로 만들어진 빅 이어링을 한 이유는 인간의 로봇화를 표현하려 한 것일까요?
기괴한 외계 생명체가 생각나는 메탈 척추 장식품은 목걸이와 연결되어 착용할 수 있습니다. 블랙 드레스에 매치한 독특하고 아름다운 스파인 액세서리를 하고선 절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는 앉을 수 없겠군요.
얼굴 전체를 드레스에 쓰인 비즈로 다 덮어버렸습니다. 눈 코 입이 없이 눈을 감고 있는 듯한 속눈썹만이 있죠. 가려진 얼굴과 가슴 한 가운데 열쇠 구멍 모양의 컷 아웃 디테일이 무언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드레스, 모델이 앞은 볼 수 있는 건가요?
팔이 있는 것 같지만 없는 것 같은 조형적인 디자인의 페이턴트 소재 톱과 벨트가 빼곡히 장식된 팬츠 룩입니다. 마치 실제 사람이 아닌 듯 로봇 같은 느낌을 주네요.
기상천외한 컬렉션을 보러 오는 게스트들의 패션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
젠다야는 자신이 출연한 외계행성을 배경을 한 영화 ‘듄’ 속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 독특하고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였습니다. 타이트한 블랙 상의는 꼬임 매듭을 마치 뿔처럼 소매에 달아 에일리언 스타일을, 블랙 슬릿 스커트는 허리 뒤로 긴 트레인을 붙여 드라마틱한 패션을 연출했어요.
제니퍼 로페즈는 마치 흰 장미 꽃잎을 하나하나 모아 만든 듯한 화이트 재킷에 블랙 레깅스를 신고 커다란 벨트로 포인트를 주었죠.
그녀가 선택한 초현실주의적인 장치는 바로 선글라스입니다. 눈썹이 달린 듯한 골드 컬러의 새까만 글라스의 안경, 유머와 시크를 넘나드는 선글라스를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 사진
- Splashnews.com,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