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해도 괜찮을까?

김소라

자발적 퇴사, 괜찮을까? 어느 프로 퇴사러의 솔직한 고백.

이번이 열 번째 퇴사다. 지난 2012년부터 쉼 없이 달려오면서 수차례의 입사와 퇴사를 남들보다 조금 더 자주 반복해왔다. 퇴사의 시기가 다가오면 전초전처럼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 첫 번째 무기력감,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일종의 번아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계속해서 ‘왜’를 고민하게 된다. 나는 지금 왜 여기서 일하고 있나,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하여, 질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나는 왜 사는가까지 종종 도달하면 한계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어느새 여행 일정이나 배움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흔히들 퇴사의 사유는 공적과 사적,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공적 사유에는 근무 지역, 연봉, 복지, 고용 안정성 등이 해당된다. 사적인 사유에는 동료, 번아웃, 커리어 방향 변경 등 한 개인의 주관적인 요소를 예로 들 수 있다. 나의 퇴사는 대부분 사적인 요인에 해당되어왔다. 퇴사를 결심한 순간 자신이 진짜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 퇴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그 이후의 삶의 방향과 퇴사 대신 얻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만들어 보는 것도 좀 더 건설적인 삶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퇴사가 다음 이직을 확정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자발적인 퇴사의 횟수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10번의 퇴사가 모두 행복했냐고 물으면 ‘YES’라고 크게 답하긴 어렵다.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다는 것은 인생의 많은 자유를 잃어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그만둔 순간은 주로 더 이상 지금의 삶이 내가 생각한 방향이 아니라는 확신이 강력하게 들었던 때였던 것 같다. 간혹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과연 내에 주어진 삶이 단 1년뿐이라고 했을 때도 과연 지금 직장에서 이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했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강박처럼 내려놓지 못하던 것으로부터 비로소 자신을 해방시킬 필요가 있다.

퇴사에는 분명 불확실과 불안함이라는 커다란 리스크가 따르지만, 그럼에도 용기 있는 선택은 삶의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퇴사를 통해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찾기도 했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실타래 풀리듯 간절히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기도 했었다. 꿈꾸던 일을 하면서 일이 주는 큰 성취감과 행복을 맛보기도 했다. 이번 퇴사 역시 그런 희망의 씨앗이 되어줄 것을 믿으며 또다시 과감하게 주사위를 던진다. 과감한 도전에는 분명 대가가 따르겠지만 스스로 선택한 삶을 새롭게 꾸려 나가는 것은 분명 또 한 번의 성장과 변화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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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김소라
사진
netflix,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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