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드라마 퀸의 귀환

우영현

섣부를 수 있지만 올해의 드라마 퀸을 감히 예측해본다.

아이유와 ‘폭싹 속았수다’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와 관식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드라마는 빛바랜 사진 속 과거가 된 시절을 나고 자라 산전수전 두루 겪었으며, 숱한 기억들을 총천연색으로 간직한 세대들에 대한 헌사와 같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유가 시인을 꿈꾸며 엉뚱한 반항기를 지녔지만 풀꽃처럼 야무지고 단단한 애순이를 연기한다.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를 거치며 자신의 자장 안에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품은 아이유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드라마의 주가가 치솟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박보검이 성실함을 종교처럼 믿으며 애순이만 바라보는 관식 역을 맡았다. 각각 따로 봐도 매력적인 두 배우의 이름이 나란히 언급되다니 완전한 균형에 가깝다. 게다가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조합은 높을 대로 높아진 기대를 한없이 끌어올린다. 그런데 이러면 반칙 아닌가.

박은빈과 ‘무인도의 디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는 글로벌 인기로 따지면 ‘2022년의 드라마’로도 손색이 없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이 선택한 작품이다. 가수의 꿈을 품고 오디션을 보기 위해 상경하던 중 무인도에 좌초된 소녀가 무려 15년 만에 구조된 뒤 오랜 꿈에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고 한다. 일단 솔깃하게 만드는 이야기. 제목이 참 명확하고 이견을 달기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다음 두 가지가 승부수이지 않을까 싶다. 무인도에서 혼자 힘으로 생존해온 주인공이 15년 만에 발을 디딘 세상을 알아가고 적응하면서 발생하는 해프닝이 서사를 이끌 거다. 전작에서 ‘우영우의 사회 적응기’를 굉장히 설득력 있게 연기한 박은빈이니 이건 확실히 보장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박은빈의 노래다. 가수 도전기에서 노래 장면이 빠질 수 없다. 연습에 연습을 더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바이올린 연주 장면을 직접 소화하는 등 ‘연기 모범생’으로 통하는 박은빈이라 우려보다 신뢰와 기대가 생긴다. 결국 이 드라마의 운명은 박은빈에게 달려 있고 그래서 제격이다.

내겐 너무 멋진 언니들 (feat. 드라마 속 캐릭터)

김태리와 ‘악귀’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오컬트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르 특유의 오싹한 소재와 스산한 장면에 선호도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장르물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름,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라면 건너뛸 수 없다. 도리어 주변에서 김은희 작가가 만든 K-좀비물 <킹덤> 시리즈를 안 본 경우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도 보고 싶은 흥미가 붙지 않는다? 그럼 이건 어떨지.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다.

기념비적인 데뷔작 <아가씨>에서 조짐을 보인 ‘천재 배우’라는 수식어는 이제 오롯이 김태리의 것이다. 납득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장황한 설명 대신 눈을 딱 감고 김태리의 작품들 중에서 손에 집히는 하나를 기꺼이 건넬 것이다. 장르와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김태리는 늘 김태리였고, 그 에너지가 도드라졌다. 그중에는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있다. 영화배우 이미지가 강하지만 드라마로 이룬 성취와 환호 역시 대단하다. <악귀>에서 김태리는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에 휘말리고 점점 변모해가는 공무원 준비생 역을 맡았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태리가 띤 미스터리한 눈빛은 새롭다 못해 수수께끼 같다. 김태리의 밑천에 과연 바닥이란 게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 또 찾아온다.

미리 보는 드라마 커플상 후보

요즘 핫한 드라마 속 여주 3인 패션 총정리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tvN, Astory, Netflix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