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축구 월드컵이 있다면

우영현

이들의 맹활약이 떠오를 것이다. 공 잘 차는 명불허전 ‘선출’ 축구돌.

김재환

이영표가 인정한 축구 인재.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영표는 함께 출연한 김재환의 실력을 두고 “축구를 했으면 국가대표가 됐을 수도 있다”라며 높게 평가했다. ‘본인피셜’에 따르면 태아 시절 발차기가 축구 경력의 시작점이라는 김재환은 공 좀 찬다는 연예인들의 엘리트 코스인 ‘차범근 축구 교실’ 출신이며 중학생 때 잠시 선수 활동을 했다. 이후 축구팀이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알아보던 중 오디션 제안을 받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선출(선수 출신)’답게 김재환은 축구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 1순위로 출연하는 족족 놀라움을 넘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발재간을 보여준다. 특히 자칭 ‘강서구 기성용’다운 넓은 시야와 탈압박이 뛰어난데다 화려한 드리블을 여유있게 구사한다. 올해 참가한 ‘아육대’에선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가수인데 축구로 인정받는 게 너무 행복”한 김재환이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축구 실력은 아이돌 중에서 3위. 연예계 공식 ‘축덕’ 이기광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이돌 축구 랭킹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리고 1등으로 윤두준을 꼽았다.

윤두준

김재환의 아이돌 축구 원픽이자 ‘축구돌’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름이다. 윤두준은 중학생 시절 축구 선수로 활약했다. 데뷔 후에는 탄탄한 허벅지로 이슈가 됐으며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공을 찰 정도로 소문난 축구 사랑을 이어왔다. 습관처럼 축구 유니폼 위에 재킷을 걸쳐 입는 등 윤두준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은 대단하다. 이를 알아챈 K리그의 러브콜을 받아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축구 실력에 대해 말하면 윤두준은 2013년부터 3년간 ‘아육대’ 풋살 종목에 참가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한 명의 에이스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다시피 했다. 당시 윤두준의 강력한 라이벌은 ‘축구인’의 피가 흐르는 샤이니 민호. 한편 김용만은 아프리카에서 윤두준이 30여 명의 아이들을 상대로 공을 뺏기지 않았다는 목격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윤두준과 축구에 관해서는 파고들수록 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니, 여기서 그만. 오죽하면 윤두준의 군 입대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군대스리가에 임대를 간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렸다.

유타

5살 무렵 축구를 시작해 10년 정도 했다. 축구 외길을 걷던 중 동방신기를 보고 아이돌이라는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포지션은 미드필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움직이지 않는 미드필드여서 감독님에게 항상 혼났다”고 밝힌 바 있다. 유타는 선출 이력 덕분에 NCT 127로 데뷔하기 전 ‘아육대’ 풋살 종목에 참가해 맛보기로 실력을 선보였다. 데뷔 후에는 종종 볼 트래핑 개인기를 뽐내기도 했다. “나 진짜 운동 못하는 거 없어”라고 자부하는데, 유타는 여러 예능에서 이 말이 허풍이 아님을 보여줬다. 축구 외에도 뜀틀, 제기차기를 비롯해 발군의 운동신경을 발휘해 그룹 내 ‘운동캐’로 통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NCT WORLD 2.0’에선 멤버들과 승부차기 대결에 나서서 골망을 흔든 뒤 화려한 댄스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프로 경기에서 누군가 유타의 세리모니를 그대로 선보인다면, 단연 그날의 스포츠 하이라이트 감이다.

레오

아이돌 사이에서 알아주는 ‘선출’이다. 레오는 중학생 3학년 때까지 축구를 했다. 허리 부상 탓에 진로를 변경했다고 한다. 한때 유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레오가 직접 국가대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 시기를 떠올리면, 어린 나이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루 종일 운동을 소화하며 버텼던 스스로가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레오는 ‘아육대’ 초창기 풋살을 인기 종목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돌파와 종료 1초를 남기고 극적인 역전골을 넣는 등 대활약했다. 하지만 아육대에서 겪은 부상 탓에 활동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축구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시즌2’에서 윤두준과 김재환, 샤이니 민호와 함께 ‘팀 박지성’에 캐스팅되어 축구돌의 면모를 보여줬다. 레오도 이기광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이돌 중 본인의 축구 실력은 몇 위?”라는 질문을 받았다. 레오는 솔직하게, 자신을 1등으로 꼽았다.

우즈

아이돌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축구 이력을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우즈는 브라질 축구 유학을 다녀왔다. 당시 몸을 담은 곳은 상파울루를 연고지로 삼은 SC 코린치안스. 오랜 전통과 수많은 타이틀을 보유한 브라질의 명문 구단으로 이곳의 유소년 축구팀에서 우즈는 2년 정도 공격수로 활동했다. 당시에는 작은 키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우즈의 키는 183cm으로 신체 조건이 다부지다. 만약 축구 유학 시절, 키가 좀 더 일찍 자랐다면 축구와의 인연이 어떻게 전개됐을지 궁금하다. 우즈의 주 포지션은 오른쪽 측면.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오른쪽 각 없는 위치에서 슈팅하는 걸 좋아한다고 얘기했는데, 2년 전 ‘뭉쳐야 찬다’에 아이돌 축구팀 일원으로 경기에 나서 그 말 그대로 날카로운 오른발 골을 터뜨렸다. 이때 절묘하게 패스를 넣어 찬스를 만들어준 동료는 역시나, 윤두준이었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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