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가야할 전시3

장진영

단 4일 동안만 열리는 전시도 있다.

생로랑 <SELF 07>

생로랑의 ‘SELF’ 프로젝트는 안토니 바카렐로가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하우스의 정신을 보다 예술적이고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SELF 07은 2018년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일곱번째 선보이는 것으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이기도 하다. 서울을 포함한 파리, 런던, 로스앤젤레스, 도쿄, 상해 6개 도시에서 6명의 사진가들이 각자의 렌즈로 포착한 예술적 해석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

6명의 사진가들은 국제 자유 보도사진 작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 소속 작가와 초대 작가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이대성 작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최대 규모의 사진 대회인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를 두 번 연속 수상한 사진 작가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니 남산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전시도 즐겨보자. 카카오톡에 생로랑을 친구 추가하면, 그간의 프로젝트 사진을 담은 엽서와 서울에서 진행 중인 또 다른 사진전들을 소개하는 책자도 받을 수 있다. 6월 9일부터 12일까지, 남산서울타워 팔각정 광장(성루시 중구 남산공원길 125-54)에서.

국제 갤러리 <Colors of Yoo Youngkuk>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국제 갤러리가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영국 20주기 기념전을 개최한다. 유영국은일본 도쿄 문화학원에서 처음 추상미술을 접한 후 점, 선, 면과 같은 기본적인 조형 요소로 만든 추상세계관으로 작업활동을 해왔다. 한국 전쟁이 발발한 후엔 울산에서 어부로 생활하며 생업과 작업 활동을 힘겹게 지속했다. 그럼에도 한국미술 단체를 두루 이끌어온 그는 마흔여덟 살이 되던 해에 개인 작업 활동에 몰두한다. 이 시기에 다양한 드로잉과 산을 모티브로 한 대형 사이즈의 추상회화들을 발표했는데, 계산된 구도와 색채의 세계관이 특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하학적 형태와 빨강-파랑-노랑의 삼원색을 기반으로 한 색채 변주가 그것. 마치 강렬한 색채를 바라보다 잠시 눈을 감으면 보이는 잔상과도 같게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조형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영국 작품만의 예술사적 의미를 조망하는 자리다.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망라하며 식민, 해방, 전쟁, 냉전과 같은 역사 안에서 끊임없이 작가적 존재 의미를 되묻고 창작 방법을 모색한 한국 1세대 모더니스트의 추상 미술을 경험해보시라. 8월 2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조각충동>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지금 주목받는 ‘조각’을 다루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재원, 고요손, 곽인탄, 김주리, 김채린, 돈선필, 문이삭, 신민, 오제성, 우한나, 이동훈, 정지현, 최고은, 최태훈, 최하늘, 황수연, 홍예준까지 1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가상 현실’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조각이 이러한 환경변화를 어떻게 거치는지에 중점을 둔 전시다. 이 중 강재원과 고요손, 최하늘은 <더블유>와도 관계가 깊다. 강재원은 3d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조각가로, <더블유>가 주최하는 제16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에 ‘Exo2_crop’ 작품으로 참여하기도 한 작가다. 고요손 역시 패션 제품과 자신의 작품을 한 데 아우른 크리에이터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고, 최하늘은 2020년 개인전 <샴>을 열며 더블유와 인터뷰를 했다. 그간 더블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예술가들을 관심있게 본 이라면 이번 전시 역시 주목해야할 것.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8월 15일까지.

에디터
장진영
사진
국제갤러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