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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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롭고 나른한 햇살이 비치는 긴 여름날의 자유와 평온한 여유, 그리고 무심한 우아함으로 빛나는 샤넬 레이디.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꿈꾸는 이상향이 새로운 2022 S/S 레디투웨어 캠페인에 오롯이 담겼다. 

프로방스에서 이네즈 비누드 포토그래퍼 듀오와 함께 진행된 샤넬 2022 S/S 레디투웨어 캠페인 컷.

프로방스에서 이네즈 비누드 포토그래퍼 듀오와 함께 진행된 샤넬 2022 S/S 레디투웨어 캠페인 컷.

라벤더 향기가 넘실대는 프로방스에 따사로운 햇살이 기분 좋게 내려앉은 어느 날, 포토그래퍼 이네즈와 비누드 듀오는 샤넬의 2022 S/S 레디투웨어 캠페인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긴 여름날을 연상시키는 무심한 듯한 우아함을 지닌 젊음, 그 순수하고 열정적인 순간을 위한 찬가처럼 그들은 프로방스 마을의 은밀한 매력 속에서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가 그려낸 우아하고도 자유로운 젊음을 포착했다. 프레임 앞에 선 모델 비비안 로너에게 샤넬의 모던 클래식이 지닌 불멸의 아름다움을 투영하는 작업은 오늘날의 샤넬 레이디를 재해석하는 새로운 시선을 부여했다.

영화 같은 배경 속에서 뉴웨이브의 히로인으로 묘사된 모델은 삐죽 내민 입술과 앤드로지너스 헤어 컷을 한 채 반항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 모습은 얼마 전, 카메라 플래시 소리로 가득했던 2022 S/S 시즌 런웨이를 연상시켰다. 런웨이를 향해 시끄럽고 요란하게 플래시를 터트리는 사진가들이 가득한 공간. 이네즈와 비누드 듀오 역시 그곳에 자리해 밝고 경쾌하게 걸어 나오는 모델들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이러한 쇼의 광경은 버지니 비아르가 이야기한 지난 시절의 풍요롭고 뜨거웠던 감성을 소환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 런웨이 주변에서 들리던 카메라 플래시 소리를 좋아했어요. 그 시절의 감성을 되찾아보고자 런웨이를 새롭게 구성했죠.” 칼 라거펠트가 이끈 샤넬의 전성기인 1990년대의 글래머러스한 룩을 염두에 둔 컬렉션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유로운 포즈로 등장하는 모델들과 어우러져 더없이 활기찬 순간을 완성했다. 여기에 크리스틴 앤 더 퀸스가 편곡한 조지 마이클의 ‘Freedom! ’90’가 흘러나오며 코로나 블루를 겪으며 침체된 이들에게 열띤 감정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심박수를 높이는 자유분방한 무대가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순간을 안겨주었다면, 이번 광고 캠페인은 서서히 마음을 데우는 여름날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긴 시간을 할애해 독서 삼매에 빠지거나 고요한 산책을 즐기는 나른한 한때! 이번 캠페인은 그 순간의 우아함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캠페인 촬영장, 창틀 안으로 골드 저지 수영복과 색색의 나비 프린트가 눈길을 끄는 진 위에 멀티컬러 크로셰 효과로 멋을 낸 재킷 차림의 모델이 등장했다. 뜨겁고 강렬한 여름의 상징인 수영장에선 화이트 트리밍을 넣은 블랙 컬러 투피스 스윔웨어를, 정원을 배경으론 크롭트 톱과 원피스 스윔웨어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발레리나 플랫 슈즈로 완성한 룩이 여유로운 럭셔리를 드러낸다. 비비안 로너의 어깨 위에 착용한 새로운 ‘샤넬 22’ 백 역시 이날의 주인공이다. 이 백은 다양한 소지품을 휴대하기에 적합한 샤이니 레더 소재의 라지 토트백. 여기에 발찌처럼 연출된 슈즈 스트랩, 레이어링한 커프 브레이슬릿과 주얼 장식 벨트 등 샤넬의 코드를 담은 다채로운 액세서리가 여름날을 향한 화려하고 열정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그 외에 페이턴트 가죽 소재의 메리제인 슈즈와 컬러풀한 퀼팅 백 등 룩마다 눈길을 끄는 액세서리가 더해졌다. 미니 또는 슬릿 버전으로 재해석한 체크 스커트와 재킷 앙상블은 멀티 컬러 트위드를 절묘하게 연출했으며, 라이트 그레이 색상의 데님 소재로 만든 리틀 드레스에는 상징적인 더블 C 로고를 넣었다. 무엇보다 무심함과 관능 사이를 오가는 여름을 위한 얇고 부드러운 가죽 소재는 버지니 비아르가 꿈꾸는 올여름의 관능적인 이상향을 대변했으며, 사선으로 줄무늬를 넣은 깃털처럼 가벼운 실크 크레이프 소재의 롱 드레스는 이러한 유혹의 퍼즐을 완성했다.

촬영 현장 비하인드신.

촬영 현장 비하인드신.

촬영 현장 비하인드신.

촬영 현장 비하인드신.

촬영 현장 비하인드신.

샤넬 2022 S/S 레디투웨어 캠페인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바로 ‘Carpe Diem(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기라는 이 마법의 주문은 지금 우리에게 더없이 절실한 것이 아닐까.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나만의 낙원으로 바꾸기 위해 요구되는 건 패션과 음악, 그리고 열띤 심장이 어우러진 자유분방함일 테니까. 관능적이고 여유로운 여름날과도 같은 시간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캠페인은 일깨워준다.

패션 에디터
박연경
사진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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