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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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나온 목, 결리는 어깨, 늘어난 인대까지···. 망가진 몸을 제대로 고치고 싶은 에디터 4인의 고군분투기. 

재활 운동을 접목한 근골격 트레이닝 이엠파워 

아뿔싸, 또 접질리고 말았다. 어김없이 오른쪽 발목이다. 1년에 한두 번꼴로 접질리는 지긋지긋한 ‘유리 발목’. 활동적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1년에 두세 달을 반깁스 상태로 절룩거리니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다치다간 정말로 수술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정형외과 원장님의 경고에도 매일 발목 운동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요가 2년에 헬스, PT, 크로스핏, 필라테스 등 도합 10가지 이상의 운동 이력을 자랑하는 ‘프로 운동러’이지만 발목 인대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었다. 발목뿐만이 아니다. 10년 넘게 모니터와 씨름하며 생긴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 증상은 스트레칭과요가로도 개선되지 않았다. 그렇게 재활과 근력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센터를 찾던 중 모델 이승찬의 인스타그램에서 <이엠파워>를 발견했다. 그에게 보낸 DM에 허리 치유와 운동을 목적으로 다니고 있으며, 동료 모델들도 즐겨 방문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이엠파워> 삼성점의 문을 열었다.

선택한 프로그램은 근골격 운동과 메디컬 요소를 결합한 ‘메디-핏’. 상담 카드 작성과 인바디 측정이 끝난 후 거울을 보고 매트 위에 섰다. 김진만 대표의 지시에 따라 몸을 앞뒤 좌우로 기울이고, 구석구석을 접고, 올리고, 내리는 등의 움직임 테스트를 진행했다. 구체관절 인형이 된 기분으로 이 동작저 동작을 따라 하니 특정 부위가 불편하고 좌우 유연성과 근력이 비대칭인 것이 느껴졌다. 다리를 골반 너비만큼 벌리고 선 자세에서는 둥근 어깨와 거북목을, 다리를 붙이고 선 자세에서는 틀어진 무릎을, 스쿼트자세에서는 삐뚤어진 고관절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어진 촉진. 김진만 대표가 손으로 근육과 뼈마디를 촘촘히 눌렀고 참을 수 없이 새어 나오는 고통의 신음과 함께 전체적으로 왼쪽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었음을 알게됐다. 연약한 오른쪽 발목 탓에 나도 모르는 사이 왼쪽몸에 의지한 채 살아왔고, 그 결과 몸의 균형이 흐트러진 것이다. 이어 힘을 잘 주는지 파악하는 근육의 힘테스트, 관절의 가동 범위를 살피는 관절 움직임 평가까지, 네 가지 검사를 모두 마쳤다. 문제를 파악했으니이제는 문제를 해결할 차례. 베드로 자리를 옮겨 수기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부터 풀어주었다. 어깨 앞쪽의 소흉근을 이완한 덕분에 말린 어깨는 한결편안해졌고, 동일한 동작을 재평가했을 때 뻣뻣하게 결리던 불편감도 완화됐다. 이어진 퍼스널 트레이닝. 팔에 힘을 줄 때 승모근이 아닌 전거근을 사용하는 방법, 힘이 없어 과신전된 허리 대신 복부와 엉덩이, 등으로이어지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 등 근골격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 나갔다. “일시적인 다이어트나 근육 펌핑과 같은 외적인 변화보다는몸속 건강을 되찾는 게 목적이죠. ‘이너 피트니스’라고나 할까요?” 신체 불균형과 만성 통증을 해소하고 본래기능을 회복하는 것. 재활이 필요한 내게 꼭 맞는 운동이기에 좀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서랍에 차곡차곡 쌓인 반깁스와 이별할 날을 꿈꾸며. – 천나리(<더블유> 뷰티 에디터)

– 이런 사람에게 추천 장시간 PC와 스마트폰을 마주하는 사무직 종사자, 임신과 출산, 집안일로 체형이 변한 여성, 잘못된 습관으로 틀어진 체형을 바로잡고 싶은 모두.
– 비용 10회 90만원(사용기간 50일), 30회 2백10만원(사용기간 150일)
– 문의 www.jins-empower.co.kr

로봇이 알려주는 비대면 인공지능 PT 밀론부티크 

기억을 더듬어보기로 했다. 살면서 운동과 친했던 적이 있나. 가까스로 두 가지 사건이 떠오른다. 첫째, 호된 수험 생활을 거쳐 대학에 입학하고 보란 듯 새 삶을 살겠다고 시작한 줄넘기. 하루에 30분씩 3000번 뛰었고, 독했던 만큼 살은 빠졌지만 무릎 관절을 잃었다. 둘째, 새내기 에디터로 갓 취업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종교 찾는 심정으로 발을 디딘 요가원. 주 3회 출석하기엔 번번이 마감 업무가 발목을 잡았고 다수가 함께하는 그룹 요가의 한계상 혼자 잘못된 동작을 취하다, 또 역시 무릎 관절을 잃었다. 두 번의 실패로 알게 된 것이 있다. 기초체력과 운동 지식이 전무한 나 같은 초보에겐 기본기를 제대로 다져줄 전문가가,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직업 특성상 유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두 기준을 놓고 봤을 때 <밀론부티크>의 ‘서킷 트레이닝’ 보다 괜찮은 선택지는 없어 보였다. 하루 17분 30초만 투자해 전신을 트레이닝하고, 인공지능이 비대면 PT코치가 되어 개개인의 몸에 맞는 최적의 운동법을 제안해준다는 것이 서킷 트레이닝의 골자였으니까. 그렇게 12월호 마감을 앞둔 어느 날, <밀론부티크> 역삼점을 향했다.

“양팔을 벌리고 서세요.” 강유선 원장의 지시에 따라 가장 먼저 인바디 측정 후 ‘밀로나이저’라는 기계 앞에 섰다. 1~2분 정도 소요되는 외골격 스캐닝 과정. 기계가 개개인의 관절 가동 범위, 유연성 등을 분석한 후 최적의 운동 조건을 데이터화하면, 센터 직원이 그 데이터를 담은 카드 한 장을 내어준다. “이 카드는 일종의 처방전이라 할 수 있어요. 앞으로는 로봇이 회원님의 비대면 맞춤 트레이너가 되어줄 예정이죠.” 카드가 손에 쥐어졌다면 본격적으로 서킷 트레이닝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서킷 트레이닝은 레그 익스텐션 등의 근력운동 장비와 업라이트 바이크 등의 유산소 장비를 포함한 총 13개의 머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한 바퀴 돌며 체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총 17분 30초. 각 장비에 카드를 꽂으면 등받이, 팔걸이, 의자 높이 등이 신체에 맞게 섬세하게 조정되고, 운동 강도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모니터상으론 동작 가동 범위, 운동 속도가 실시간으로 나타나 올바르게 운동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다. 운동 초짜에겐 이 모니터가 큰 힘이 된다. 지금 정확한 동작을 하고 있는지, 엉뚱한 곳에 힘을 넣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운동 부위별 자극은 확실하다. “빡세게”, “거품 물면서”를 외치던 사람 트레이너들과 달리 인공지능은 나의 체력을 넘어서는 운동법을 추천하지 않기에 관절에 무리가 오는 일도 없다. 일주일을 체험한 결과, 초보자에게 부상 위험 없이 완벽한 자세로 운동하는 데에는 서킷 트레이닝만 한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더욱이 출근 전후, 또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 센터에 방문하면 단 17분 30초 만에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할 수도 있다. 1개월 등록비가 1회의 대면 PT 비용과 비슷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내 삶이 어쩌면 변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짐짓 센터에서 나오며 해보았다. – 전여울(<더블유> 피처 에디터)

– 이런 사람에게 추천 운동 경험이 없는 초보, 시간 여유가 없는 불규칙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소유자,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PT를 원하는 이들.
– 비용 1개월 14만9천원, 3개월 29만7천원.
– 문의 www.milonboutique.co.kr

스마트 미러 속 나와 함께 홈트를! 모티프

두 아이를 키우며 회사를 운영하는 나에게 운동은 사치였다. 예전보다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몸의 탄력도 점점 떨어지는 것을 보다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찾아온 홈트 유행에 편승해보기로 했다. 맘먹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 따라 해보았만 잘못된 자세 때문인지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고, 홈트에 대한 확신과 의욕은 점차 사라졌다. 그러던 중 다양한 종목의 운동 콘텐츠가 수록된 홈 트레이닝 OTT 서비스, <모티프>를 발견했다. <모티프> 전용 앱은 요가, 필라테스, 댄스, 복싱, 골프, 발레 등 없는 게 없는 그야말로 홈트 백화점! 심박수, 소모 칼로리, 운동시간 등 진행 결과는 앱에 데이터로 쌓여 성과 분석까지 해준다. 더욱이 스마트 미러인 ‘모티프 미러’를 갖추면 콘텐츠 속 운동 강사인 ‘모티바이저’ 의 이미지가 미러에 등장해 거울 속 내 모습과 비교하며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이토록 효과적인 홈트라니, 지인을 통해 출시 전 2주간 ‘모티프 미러’를 포함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주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 마음에 드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특별한 기구나 장비 없이 맨손으로 따라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을 꼽겠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커다란 운동기구나 너저분한 장비들로 집의 인테리어를 해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모티프 미러’는 일반적인 전신 거울과 비슷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공간을 해치지 않으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순간에만 홈 트레이너로 깜짝 변신한다. 두 번째, 태생적으로 지루한 건 딱 질색인데 속속 업데이트되는 <모티프>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마치 넷플릭스처럼 새로 어떤 게 올라왔는지 둘러보는 재미가 있더라! 혼자 운동을 하다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지루함인데 거울 속에 떠오른 강사, 또 거울에 비친 나와 함께하니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파트너를 찾은 기분이 든다. 더불어 혼자만의 공간에서 오직 나에게 집중하다 보니 내 몸 구석구석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건 분명 전통적인 방식의 트레이닝으론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모티프 미러’만의 강점이다. 기초체력과 몸의 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체 라인 잡아주는 기초 근력운동’ ‘몸의 뒷면을 깨우는 데드리프트’, ‘복부 코어 잡는 종합 트레이닝’ 등 15분짜리 근력 강화 프로그램을 하나씩 따라 해보고 있다. 출근 전 자투리 시간에 15분 홈트를 하니 하루를 더욱 의미 있게 시작하는 느낌도 든다. 회사에 구비해두어도 잘 활용할 텐데, 점심시간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멤버십 월 회비는 커피 두 잔 수준으로 부담이 없고, 하나의 계정으로 최대 5명이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도 있다. 타사의 스마트 미러에 비해 합리적이긴 해도 여전히 상당히 고가이지만, 직관적으로 자세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건강과 아름다움보다 더 소중한 건 없으니까. – 김주은(<제이에디션> 콘텐츠 디렉터&프리랜스 에디터)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바쁜 일상을 사는 직장인, 육아로 운동할 시간이 없는 부부,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정확한
동작으로 할 수 있는 홈트를 찾는 이들.
– 비용 서비스 구독료 월 9천9백원, 모티프 미러 1백75만원.
– 문의 www.motifme.io

근육의 제 기능을 살려주는 ‘받는’ 스트레칭 스트레치뱅

손목에서 시작해 팔과 어깨, 목, 턱까지 이어지는 통증이 나만의 고질병은 아닐 것이다.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 키보드와 물아일체가 된, 전형적인 현대 사무직으로 살아가는 내게 욱신거리는 손목과 뻣뻣하게 굳은 목은 언제나 ‘디폴트 값’이랄까. 급기야 두통과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살색 파스가 ‘세컨드 스킨’처럼 느껴질 즈음 스트레칭 전문 센터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결정적으로 혹했던 점은 요가나 필라테스, 각종 댄스 클래스를 섭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다리 찢기의 고통, 나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 없다는 사실! <스트레치뱅>은 스트레칭을 ‘하기’보다는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몸을 움직여 직접 스트레칭을 하는 것을 ‘액티브 스트레칭(Active Stretching)’이라고 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을 받는 것을 ‘패시브 스트레칭(Passive Stretching)’이라고 하죠. 저희가 하는 것이 바로 이 수동적인 ‘P스트레칭’이에요. 이미 운동학과 체육학에서 운동 프로그램으로 규정돼 있고, 병원에서도 운동 처방으로 사용하고 있죠.” 정형외과 병원들의 재활센터장을 역임한 <스트레치뱅> 문훈기 대표의 설명이다.

지점을 방문하면 몸 어디가 얼마나 불편한지를 체크한 뒤, 이곳에서 고안한 ‘P스트레칭 테이블’(마사지 베드보다 좀 더 심플한 형태다)에서 스트레칭이 시작된다. 청담점의 마스터 코치 정승환 매니저는 이렇게 설명을 시작했다. “많이 아플 때 병원에 가서 도수 치료를 받잖아요? 그 정도로 아프진 않지만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불편할 때 ‘P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죠. 도수나 스포츠 재활 치료보다는 약한 강도지만 혼자 하는 스트레칭보다는 전문가의 검증된 동작, 정확한 강도와 횟수로 1시간 이상 진행하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으로 몸을 풀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하면 아무래도 몸의 저항을 조절하게 돼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정승환 매니저는 내가 불편함을 호소했던 정확한 지점들을 짚어 풀면서, 몸 이곳저곳을 천천히 당기고 늘리기를 반복했다. 확실히 처음에 고개를 좌우를 돌렸을 때보다 스트레칭 후 부드럽게 목이 움직이는 느낌! 게다가 도수 치료처럼 아프거나 공포스럽지도 않았다. “관절의 간격이 꽤 좁아져 있는 상태예요. 특히 목뼈는 위치가 살짝 어긋난 것 같으니 병원에 방문해 체크해보세요.” 하체 스트레칭에선 지시에 맞춰 일부 버티기나 밀기 같은 동작을 함께 했다. “근육을 이완만 하는 게 아니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야 근육의 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탄성이 살아나죠.”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나니 저녁의 무겁던 다리가 한결 가볍고 편안해졌다. 땀 흘리며 운동한 뒤엔 기분 좋은 피로감이, 마사지를 받은 뒤엔 노곤함과 나른함이 느껴졌다면, ‘P스트레칭’을 받고 나서는 당장 즐겁게 놀러 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가벼워졌달까? 어쩌다 요가를 하면 며칠 동안 온몸이 근육통에 시달렸는데 약간의 뻐근함 외에 통증도 없었다. 근력운동과 병행하면 최상의 조합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골프나 테니스처럼 신체의 좌우 밸런스가 무너지기 쉬운 운동을 하는 이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이제 나도 근육통이 도질 땐 파스나 핫팩 대신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이현정(<더블유> 뷰티 디렉터)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빠른 피로 해소와 집중력이 필요한 전문직 여성, 운동을 해도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 불균형으로 몸의 어딘가가 아프고 불편한 모두.
– 비용 회당 9만원, 10회 80만원, 20회 1백40만원(회당 60분 기준)
– 문의 www.stretchbang.com

뷰티 에디터
천나리
사진
각 운동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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