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Off The Stage [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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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윽한 눈매와 천진한 얼굴이 빛나는 배우 김고은. 오늘 그녀는 촬영장 안팎을 오가며 ‘샤넬의 모던 레이디’라는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냈다. 

엠브로이더리 헤드밴드, 울 트위드 재킷, 자수 장식의 벨벳 소재 팬츠,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 보디슈트, 앞코가 뾰족한 슈즈는 모두 Chanel 제품.

재킷과 스커트, 실크 모슬린 소재 블라우스,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재킷과 스커트, 실크 모슬린 소재 블라우스,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김고은이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가다듬고, 뷰파인더 앞에 선 그녀의 움직임은 더없이 유연하고 자유롭다. 햇살 같은 까르르 웃음에 더해진 리드미컬한 음악 소리. 사진가는 그녀의 사적인 찰나를 담는다. 생전 칼 라거펠트가 모델이 직접 옷을 입고 화장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던 과거의 쇼 백스테이지를 그리워했듯이, 그에게서 샤넬 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가 그러한 생동감 넘치고 관능적인 모멘트를 2021/22 F/W 컬렉션에 녹여낸 것처럼! 화보의 비하인드 신 다큐멘터리를 엿보는 듯한 이 흥미로운 순간에는 따스하고, 유쾌하고, 우아한 공기가 흘렀다. “전 이런 현장의 분위기에서 에너지를 얻어요.” 김고은은 사랑에 빠진 자의 표정으로 다음 슛을 준비한다.

실크 오간자 재킷, 트위드 드레스, 램스킨 소재 베니티 백,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실크 오간자 재킷, 트위드 드레스, 램스킨 소재 베니티 백,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실크 오간자 재킷, 트위드 드레스, 램스킨 소재 베니티 백,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샤넬의 이번 컬렉션 테마는 1960년대부터 파리를 상징해온 클럽 ‘카스텔(Chez Castel)’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믹 재거, 프랑수아즈 아르디 등 당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비밀리에 파티를 연 전설적인 아지트다. 돌돌 말린 계단과 어둠과 불빛이 뒤섞인 살롱, 그 속에서 피어난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반짝이는 눈, 술잔이 부딪치는 그 시절 파리의 밤으로 김고은이 타임 슬립을 한다고 상상하자, 머릿속에서 근사한 로맨스 영화 한 편이 완성된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면서 시공간이 달라져도 결국 순간을 살아가는 건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해본 적 있어요. 만약 1960년대 그곳으로 갈 수 있다면 어제와 오늘과 다름없이 그 파리의 밤을 즐길 거예요.”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와 <도깨비>를 통해 시공간을 이동한 경험이 있으니, 경력자의 이력은 어디서든 당당하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판타지 울 트위드 소재 코트, 스트레치 새틴 소재 톱과 스커트, 컬러 그러데이션이 매혹적인 페이디드 메탈릭 메시와 메탈 소재 버킷백, 목걸이,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판타지 울 트위드 소재 코트, 스트레치 새틴 소재 톱과 스커트, 컬러 그러데이션이 매혹적인 페이디드 메탈릭 메시와 메탈 소재 버킷백, 목걸이,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판타지 울 트위드 소재 코트, 스트레치 새틴 소재 톱과 스커트, 컬러 그러데이션이 매혹적인 페이디드 메탈릭 메시와 메탈 소재 버킷백, 목걸이,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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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 울 트위드 소재 재킷과 팬츠, 샤이니 그레인 카프스킨 소재의 벨트백, 슈즈는 모두 Chanel 제품.

김고은과 샤넬. 샤넬과 김고은. 두 단어의 공통점은 ‘시대의 규정 없이 빛난다’는 형용사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세기의 아이콘들과 함께 앰배서더란 이름으로 샤넬의 패션 세계를 탐험하고 경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샤넬의 패션 세계관 속에서 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정말이지 뜻깊은 일이에요. 감사하고 영광스러워요.” 그녀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2020/21 공방 컬렉션 인비테이션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매우 샤넬다운’이라는 주석을 단 적이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생기는 건 당연하겠지만 그 속에서 자기만의 클래식을 잃지 않고, 나아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당대의 신을 이끈다는 것. 그런 점이 ‘샤넬다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통적인 장식에 새로운 소재를 융합하는 실험적인 기법과 쇼 시작부터 끝까지 정교한 디테일들이 모여 거대한 세계관으로 이어지는 것도 정말 멋졌어요!” 이렇듯 고전적이면서 미래적이고, 동시에 현재를 아우른다는 것은 마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시어링 소재 재킷과 스커트,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 보디슈트는 모두 Chanel 제품.

시어링 소재 재킷과 스커트,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 보디슈트는 모두 Chanel 제품.

올여름 그녀는 바다와 음악, 술과 요리를 평화롭게 풀어낸 예능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에서 호스트를 맡아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분명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인데, 어느 순간부터 편안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 힐링하는 기분을 느꼈어요. 마음의 위로를 얻은 부드러운 시간이었죠.” 이제 그녀의 행보는 30대 주인공 유미의 연애와 일상을 머릿속 세포의 시각으로 기발하게 풀어낸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로 향한다. 원작 웹툰은 동시대 젊은 여성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었다는 평을 받으며 오랜 시간 환호를 받은 작품이다. “<유미의 세포들>이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건 웹툰으로 이미 잘 알고 있었어요. 어느 날 대본을 받게 되었고, 마침 저도 이야기 속 유미와 같은 서른으로 진입해 공감할 접점이 더 많아졌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유미와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고은은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사랑이라고, 어느 인터뷰를 통해 밝힌 로맨티스트다. “유미와 전, 한번 사랑을 시작하면 열심히 사랑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어요. 또 후회 없이 사랑하고요. 요즘은 일이 바빠서 사랑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요.”

테일러드 코트, 톱과 스커트, 매력적인 네이비 색상의 카프스킨 소재 플랩 백,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테일러드 코트, 톱과 스커트, 매력적인 네이비 색상의 카프스킨 소재 플랩 백,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그녀는 삶을 힘차게 노 저어주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행복의 나라로 이끌어주는지를 자주 되짚어본다. “촬영 현장이 부모님 댁에서 가까우면 되도록 들러서 식사해요. 그럴 때마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파이팅을 전해주는 회사 식구들, 힘내라고 촬영장에 커피차를 깜짝 선물해주는 선후배와 동료들, 안부를 나누는 다정한 친구들, 고마운 팬들을 떠올리면 난 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곤 해요.” 그 깨달음은 인생의 마디마다 감사함을 일깨워준다.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힘을 내게 되고, 넘쳐나는 힘을 주위에 전하려 노력하는 선순환이다. “그런 멋진 사람들이 제 곁에 있다는 사실이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그들과 서로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음이 행복인 것 같아요.” 자신의 마음의 빛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 빛나는 방법을 안다. 근사하고, 찬란하게!

목걸이,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의 보디슈트, 카프스킨 소재 서스펜더, 새틴 스커트,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목걸이,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의 보디슈트, 카프스킨 소재 서스펜더, 새틴 스커트,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목걸이, 스트레치 레이스 소재의 보디슈트, 카프스킨 소재 서스펜더, 새틴 스커트, 시어링 부츠는 모두 Chanel 제품.

패션 에디터
박연경
포토그래퍼
홍장현
박소현
스타일리스트
이윤미
헤어
이혜영
메이크업
원조연
세트
최서윤(다락)
어시스턴트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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