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태도와 자신감은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진짜가 된다. 그걸 아는 몬스타엑스 기현과 주헌의 진심.
7개월 만의 새 미니 앨범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는 몬스타엑스에게 어떤 의미인가?
주헌 ‘One Of A Kind’라는 말 자체가 하나밖에 없다라는 의미지 않나. 몬스타엑스만의 색깔이 뭘까 생각해봤다. 우선 멤버들 전부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이제 더 이상 우리에 대해 말로 설명할 필요 없도록, 정체성에 대해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는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현 타이틀곡을 비롯해 안무도 노래도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걸 담았다. 이번 앨범이 특히 그렇다.
타이틀곡 ‘갬블러(GAMBLER)’의 제목과 곡 테마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
주헌 평소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많이 보는데 우연히 영화 007 시리즈의 테마곡을 듣게 되었다. 그때 ‘아 이거다’ 하면서 테마를 몬스타엑스가 가져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머릿속에 ‘공공칠빵’ 게임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 퍼즐 조각을 가지고 머릿속에서 계속 디자인해나갔고 자연스럽게 가사의 ‘Zero zero lucky bang’이 나오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몬스타엑스의 갬블러는 팬들을 위해 우리의 사활, 퍼포먼스, 노래를 걸어보겠다는 의미다. 가사에 이런 구절도 있다. ‘If you don’t know, now you know Ok? Deal.’ ‘만약 당신이 우리를 몰랐다면 지금부터 알아라’라는 뜻이고, 그만큼 우리는 다 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를 함축했다.
‘갬블러’는 주헌의 첫 자작곡 타이틀곡이다. 타이틀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는지, 감회가 어떤지 궁금하다.
주헌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자면 이 곡은 원래 수록곡 중 하나였다. 굉장히 열심히 만들었는데 어쩔 수 없지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쉽긴 했다. 이후 회사와 다른 곡을 타이틀곡 후보로 논의하다가 결국 멤버들이 도와주고 좋은 의견을 많이 내준 덕에 갬블러가 타이틀곡이 되었다. 작업실에서 처음 타이틀곡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고마웠고 눈물이 날 뻔했다. 그래서 더 뜻깊은 곡이다. 당연히 내가 잘 만들고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 많이 했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앨범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개인적으로 더 노력했다거나.
기현 특별한 준비를 했다기보다 그냥 매번 그랬듯 운동하고 식단 조절하며 체력 관리를 꾸준히 했다. 우리 춤이 정말 힘든 편이고, 이번 안무도 쉽지 않아 기본 체력을 다져놓지 않으면 아예 따라갈 수가 없다.
주헌 맞다. 기현이 형이 이야기한 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앨범 준비에 있어 노래와 춤 연습은 체력 다음 순서다. 평소 자기 관리를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앨범의 퀄리티가 크게 달라진다. 멤버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모두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앨범은 다들 녹음을 잘해놔서 매우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보컬 부분을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노래를 너무 좋아하고 하고 싶었으니 이왕 내 곡이 타이틀곡 된 거 보컬도 한번 시도해봤다. 기현이 형과 애드리브 부분도 함께 녹음했고 민혁이 형도 초고음 부분에 도전했다. 이런 도전을 멤버들과 함께해보려고 했다.
기현의 시원하고 파워풀한 보컬은 데뷔 초부터 이미 완성형이었던 거로 안다. 이번 미니 앨범에서 역시 그런 강점을 느낄 수 있나?
기현 정말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은 수월하게 녹음했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전곡이 그랬는데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마음이 가벼워지니 곡에 집중할 수 있었고 녹음도 빨리 끝났다. 특히 타이틀곡은 주헌이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파트를 줬기 때문에 더 그랬다. 즐겁게 녹음했으니 많이 들어달라.
주헌 나는 이게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과 좋아하는 부분이 겹쳐지면 무대에서 즐겁게 뿜어낼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신경 많이 썼다.
이번 앨범에서 주헌은 랩으로 뭘 보여주고자 했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던데.
주헌 보여주고자 하는 스펙트럼은 이번 앨범에도 많이 반영했지만 더 확장해보고 싶은 마음에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 사실 전에는 어려운 랩, 나의 스타일대로, 나만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다면 지금은 ‘아, 무조건 랩은 쉬워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개성이 들어가면서 어느 정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난도로 랩을 만들려고 했다. 전곡 모두. 수록곡 ‘베베(BEBE)’에서는 노래를 했는데, 편하게 부른 것 같아서 좋다.
뭐든 어려운 미사여구를 붙이기보다는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게 더 고난도의 작업일 것이라 짐작한다.
주헌 동의한다. 다만 예외도 있다. 얼마 전 <놀라운 토요일> 방송에서 ‘슛 아웃(Shoot Out)’의 내 랩 파트가 문제로 출제된 걸 봤다. 그건 사실 나 아니면, 우리 멤버들 아니면 모를 거라 생각한다. 못 알아듣는 가사를 왜 쓴 거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부분과는 별개로 음악의 일부분이자 하나의 개성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곡 작업이나 녹음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순간을 이겨내는 노하우가 있나?
기현 나는 잠깐 쉬고 다시 한다. 녹음이든 작업이든 오늘 안 하고 내일 할게요 할 수 없으니까. 잘 안 풀리면 나 자신에게 화를 내는 성격이라 5~10분 정도 마음의 화를 좀 가라앉힌다. 쉬면서 물도 마시고 하면 금방 잘되더라. 녹음실 안에 있으면서 똑같은 부분만 반복하다 한번 꼬이면 계속 꼬인다. 잠깐 쉬고 들어가면 괜찮다.
주헌 작업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별걸 다 해봤다. 안 풀릴 때는 그냥 컴퓨터를 꺼버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근데 신기한 건 계속 그 순간에도 내 안에는 작업 생각이 돌고 있다. 컴퓨터만 껐을 뿐이다. 뭘 하든 영감이 떠오를 수 있고 다시 컴퓨터로 돌아가서 전원을 켤 수도 있다. 항상 생각이 깨어 있고 열려 있기 때문에 작업이 풀리지 않을 때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무조건 풀어낸다.
기현은 스위치를 잠깐 껐다 켜고, 주헌은 계속 켜져 있는 거네.
기현 그렇다.
몬스타엑스는 무대 퍼포먼스를 빼놓고 논할 수 없는 팀이다. 이번 ‘갬블러’에서는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되나?
기현 안무가 굉장히 잘 나왔다. 몬스타엑스를 생각하면 정말 센 퍼포먼스를 먼저 떠올릴 텐데 마냥 세기만 하지 않고 그렇다고 전혀 약하지도 않은, 007 영화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노래와 춤이 나왔다. 물론 잘하는 아이돌팀이 많지만 몬스타엑스 춤이 워낙 특이하다. 그래서 따라 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번 곡은 특히 힘의 강약이 확실하고 깔끔한데 세다. 그런 포인트를 눈여겨봐달라.
주헌 퍼포먼스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부분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솔직히 어디에도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갬블러 역시 누가 보기에도 ‘와 멋있다’ 할 퍼포먼스가 담겨 있다.
인생에서 이건 갬블이다 싶은 마음으로 무언가에 도전했던 때가 있다면?
기현 처음 스타쉽 오디션 봤을 때다. 원래 오디션 볼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한번 와보라는 설득에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당시 방향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결국 오디션을 봤고 지금에 이르렀다.
주헌 내 인생에서 갬블은 너무 많았는데 크로스핏을 꼽겠다. 사람들이 ‘어떻게 해? 안 힘들어? 다치지 않아?’ 하는데 당연히 힘들 걸 알면서 시작한 것이라 나에게는 갬블이다. ‘이걸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매번 힘들 텐데’ 생각했지만 크로스핏을 하면서 마인드도 멘탈도 모든 것이 다 좋아졌다. 보통 아침에 운동하는데, 일찍부터 힘든 걸 하다 보면 그 뒤에 오는 육체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2년 정도 해왔고, 특히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여줘서 크로스핏이 좋다.
데뷔 7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예전과 지금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나?
주헌 똑같다. 다만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한 편이다. 바쁜 스케줄 따라 정신없이 뭐든 했다. 지금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뭘 보여줄 것인지 알고 조율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몬스타엑스를 끝까지 보여주고 싶다. 신인의 패기가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마음을 다잡고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기현 나는 좀 달라졌다. 어떤 면에서는 주헌이 얘기와 좀 비슷하다. 신인 때는 무조건 열심히 하자였다. 그건 동일한데 그때는 뭣도 모르는 열심히 하자였다면 지금은 어떻게 열심히 하느냐 어떻게 잘해야 팬들이 좋아하고 나한테도 좋은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챙겨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게 좋은 것 같다.
경력이 쌓이면 요령이 먼저 생기기 쉬운데 여전히 ‘어떻게’ 열심히 할 것인지를 고민한다는 게 인상적이다. 오늘 다시 느끼지만 뭐든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인다.
기현 어제 <주간 아이돌> 녹화하는데 스태프들이 데뷔 7년 차에 이렇게까지 세게 춤추는 팀은 처음 봤다고 박수 쳐줬다.
주헌 우리가 퍼포먼스를 뼈가 부러질 듯 숨 헐떡이며 해내니 너무 좋아하더라.
기현 거기서 살살 췄다가 방송으로 나가면 얼마나 창피한가.
주헌 맞다. 우리가 그걸 아는 거다. 창피하기도 싫고 순위가 어떻게 되든 그냥 진심으로 하고 우리 걸 보여주자는 마인드를 멤버 모두가 가지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나 각종 인터뷰에서 노래 듣는 양이 상당한 게 느껴진다. 요즘 즐겨 듣는 노래가 있나?
기현 유튜브 뮤직에서 월드 베스트 100곡이라고 주기적으로 바뀌는 차트가 있다. 일반적으로 듣는 음악 외에 라틴 음악, 인도 노래, 유럽에서 유행하는 곡, 아메리카 대륙에서 인기 있는 곡 등 무수히 많은 노래가 있는데 생각보다 들을 만하다. 얼마 전에는 갑자기 많이 좋아했던 10년 전 노래들에 꽂혔다. 들으면서 ‘내가 이렇게 부르려고 했지’를 다시 생각했다.
주헌 정말 다양한 음악을 듣는다. 멤버들이 ‘이게 무슨 노래야?’ 하면 강아지가 좋아하는 음악, ‘이건 또 무슨 노래야?’ 하면 애니메이션 OST 이런 식이다. 드라마 OST와 영화 음악도 플레이리스트에 있다. 특히 영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특유의 웅장한 느낌도 좋고 내 귀를 통해서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게 굉장히 신기하다. 월드 투어로 런던에 갔을 때 이어폰으로 해리포터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걷는데 내가 마치 그 세상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주변 이미지가 바뀌더라. 그때 ‘아 음악에 이런 힘이 있구나’ 깨달았다. 폴 매카트니와 도미닉 파이크 음악도 좋아한다. 도미닉 파이크 곡 중에 ‘The Kiss Of Venus’라는 노래는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폴 매카트니는 정말 레전드지 않나. 지금까지도 그런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국내외 아티스트가 있나?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다거나.
기현 요즘 꽂힌 아티스트 중에 스티비 원더. 상상 이상으로 오랜 세월 노래로 사람들에게 영감과 위로를 줬더라. 6개월에서 1년 전 쯤 공연한 영상을 봤는데 목소리와 감동은 여전했다. 협업할 수 있다면 내 인생의 영광이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주헌 바밍타이거라는 힙합 팀의 오메가 사피엔을 정말 좋아한다. 같이 작업하면 좋을 것 같고, 실제로 함께해보고 싶어서 알아보는 중이다. 죠지 형과 씨엘 선배도 기회가 되면 협업해보고 싶다.
기현은 OST와도 잘 맞는 목소리던데, 불러보고 싶은 작품의 장르가 있나?
기현 종종 커버해온 록 스타일의 곡? 사실 말은 자주 했는데 내 이름을 단 내 곡을 불러본 적이 아직 없어서다. 요즘은 좋아하는 장르가 수시로 바뀐다. 평소에는 그리 즐겨 부르지 않지만 지금은 갑자기 발라드를 불러보고 싶다.
주헌 기현이 형이 발라드 부르면 큰일 난다. 정말 좋다.
그럼 어떤 스토리의 영화나 드라마에 어울리겠나?
기현 로코? <어바웃 타임> 같은 영화?
주헌 아니다. 그거 말고 사극 OST 불렀으면 좋겠다. 내가 사극을 정말 좋아한다.
주헌은 어린이날, 팀 내에서 마지막 주자로 개인 인스타그램을 오픈했다. 첫 포스팅 뭘 할지 고민했을 텐데, 어떤 공간으로 채워가고 싶나?
주헌 처음 업로드한 영상은 아는 지인에게 부탁해 제작했다. 음악도 내가 만들어 넣었는데 반응이 호불호가 좀 갈렸다. 보통 어디 가게 개업하면 ‘축 개업’ 하고 내걸 듯이 인스타그램에 팡파르를 터트리고 싶었다. 어린이날에. 프로필에는 ‘All-round player’라고 적어놨는데 그 말에 맞게 ‘얘는 못하는 게 뭐지? 한계점이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 잘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사실 인스타그램 초보다.
근데 왜 하필 어린이날 공개했나?
주헌 어린이들을 좋아한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순수한 마음이다. 어린이들이 제일 순수한 존재고 미래이지 않나. 축하해야 될 날이기도 하고.
‘가짜 구삼즈’로 불리는 기현, 민혁, 형원이 투닥거리는 모습이 재미있더라. 세 사람 사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주헌 그 세 명. 아, 대단한 사람들이다.
기현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일부터 장난까지 모든 걸 제조해내는 멤버다.
주헌 나를 찌르는 삼지창이다! 나를 찌르는 포크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세 개의 포크들인가?
기현 짧게 표현하자면 몬스타엑스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시작점? 장난부터 어떤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 말이다.
주헌 정확하다. 그 세 멤버가 늘 툭 던진다.
기현 역할이 각자 정해져 있다. 비유하자면 민혁이가 공을 먼저 띄우고 형원이가 중간에서 눈덩이를 많이 굴려놓으면 내가 그걸 날려버린다. 항상 그런 루틴이 있다. 그럼 주로 날아가는 건 주헌이나 창균이(아이엠)가 된다(웃음). 셔누 형은 스스로 자길 던진다.
주헌 사실 이 세 명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멤버도 장난에 합세할 때가 많고 그래서 우리끼리 있으면 정말 재미있다.
기현 너무 웃다가 그날 안무 연습을 못한 적도 있다.
기현은 팬들과 자주 활발하게 소통하더라. 아무리 아이돌이지만 당연하다 할 수 없을 것 같고, 노력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신만의 신념이 있을 것 같다.
기현 처음에는 무조건 많이 소통하려고 마음먹었다. 개인적으로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팬 카페를 예로 들자면 맘속으로 ‘나는 맨날 갈 거야’를 정해놓았는데 어느 날 너무 형식적으로 느껴지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들더라. 사실 소통이라는 게 서로 교감하는 느낌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팬들이 우리 생각을 많이 하고 있구나 느껴지게끔 더 진심을 담으려고 한다.
주헌은 팀 내에서 특히 민혁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던데 그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고백해보자.
주헌 민혁이 형이 나를 많이 챙긴다. 비하인드이자 TMI인데, 얼마 전에 형이 갑자기 선물을 하나 줬다. 그날 아침에 같이 헤어 메이크업을 했는데 “주헌아 이거 선물이야. 해외 배송으로 받았어” 하면서 어린이용 꿀벌 우산을 나에게 주더라. 속으로 ‘장난하나? 나 지금 28살인데 어린이 우산을 왜 주는 거지?’ 하며 펼쳐보니 정말 내 몸만 겨우 들어가더라. 어린이용인지 미처 몰랐나 보다. 그럴 땐 ‘아 형이 정말 나를 좋아해주는구나’ 하는 애정이 느껴져서 벅찰 때가 많다. 우산은 기회가 되면 제대로 사진으로 남기려고 한다. 다만 옆에 와서 갑자기 꼬집고 장난하는 건 좀 자제해주면 좋겠다(웃음). 물론 나도 형 좋아하고 장난 많이 친다.
기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꼼꼼하고 깔끔하다는 이야기는 꼭 나오더라.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런 성향이 가장 발현되는 때는 언제인가?
기현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내 방은 내 공간이니 원칙이 있을 뿐 그리 깔끔하지 않다. 근데 공동으로 쓰는 곳을 아무렇지 않게 어지르고 뒷정리 안 하면 정말 화가 난다. 너무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 보면 못 참고 내가 치운다.
주헌 누가 제일 그런가?
기현 에이, 알지 않나…?(웃음) 팬들도 누군지 다 안다.
그럼 멤버가 어지른 걸 다 기현이 치우나?
기현 내가 한 건 당연히 치우고 요즘에는 안 치워준다. 맨날 치워주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들어보니 기현이 청결 담당 맞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니.
기현 그냥 다른 사람이 심하게 꼼꼼하고 섬세하다고 말해주더라. 나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기현은 집돌이 멤버이면서도 사진, 화분 키우기 등 취미도 다양하던데, 이번 활동 끝나면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게 있나?
기현 워낙 집에만 있었으니 이제는 캠핑을 다녀보고 싶다.
이제 집돌이 벗어나나?
기현 원래 굉장히 활동적인 성격이다. 캠핑장 말고 오지나 산, 계곡 같은 곳에 가고 싶다. 너무 집에만 있었다.
주헌은 지난 더블유 유튜브 라이브 때 보니 멤버들 사이에서 상황 정리하는 역할을 참 잘하더라.
주헌 방송 전체를 생각하면 정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방송을 보는 사람의 입장도 방송의 퀄리티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니까.
방송할 때 말고 평소에도 그런가?
주헌 그렇다. 보기보다 굉장히 꼼꼼하고 정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한번은 스타일리스트가 월드투어 중 우연히 캐리어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너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으니까. 물건 막 던져놓을 거 같지만 뭐든 정리를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기현 정확한 예를 하나 들겠다. 오늘 유튜브 콘텐츠 촬영 때 이야기한 대로 주헌이에게는 짬뽕을, 민혁이에게는 짜장을 만들어준 적이 있다. 주헌이는 맛있게 먹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모두 했다. 근데 민혁이는 음식을 만들어주고도 그릇부터 숟가락 젓가락까지 내가 다 치우고 설거지도 내가 했다(한숨).
하하. 덕분에 멤버들의 캐릭터 확실하게 알겠다.
기현 이 얘기 꼭 좀 써달라(웃음).
주헌은 멤버들이 여기저기서 언급한 바에 의하면 티 안 내지만 잘 토라진다고 하더라. 그건 그만큼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독립적이기보다 사람들과의 공감이 중요한 사람인가?
주헌 두 가지 성향을 다 가지고 있다. 굉장히 독립적인 부분도 있고 사람들하고 공감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기현 사실 이걸 멤버들이 잘 알고 있다. 주헌이에게 장난을 쳤을 때 반응이 엄청 큰 편이라 더 장난을 건다. 특히 가짜 구삼즈( 민혁, 기현, 형원) 멤버들이 더 그런다.
주헌 내가 리액션이 커서 보통 ‘타격감’이 좋다고 표현한다(웃음). 소리를 왝- 지르고 반응이 재미있으니까 형들이 공을 더 굴린다. 그럼 나는 화를 더 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맨날 사소한 거로 토라지고 그런 사람 진짜 아니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 뭐만 하면 주헌이 토라진다, 섭섭해한다는 이미지가 생겼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제발 이번 기회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 멤버들에게는 음악적으로도 의견을 묻기 위해 새벽에 늦게 전화하기도 하는데 좀 미안하긴 하지만 다 나의 애정 표시다. 멤버들에게 욕심이 많다.
몬스타엑스의 멤버로서 사람들 앞에 나설 때와 그냥 유기현, 이주헌일 때 다른 점이 있나?
기현 요즘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주위 선배들이나 어른들이 몬스타엑스 기현과 그냥 사람 유기현을 꼭 분리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그때는 그 얘기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사람은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지금까지 왔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아, 분리해야 할 필요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몬스타엑스 기현일 때도 진심이어야 하지만 분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제 좀 이해가 된다. 몬스타엑스 멤버로서는 그에 맞는 책임이나 노력을 하고 그 외에는 그냥 사람 유기현으로 사는 게 나 자신을 챙기는 방법인 것 같다. 사실 아직 그게 잘 안 되어서 생각만 하고 있다.
주헌 몬스타엑스 멤버로 나서는 순간은 ‘이를 갈고’라는 표현을 먼저 붙이고 싶다. 더 나아가고 싶은 열망으로 만들어진 내 안의 뜨거운 것들, 무대에서 뿜어내는 에너지, 우리는 독보적이고 뭐든 할 수 있다는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예의 있는 자신감 말이다. 그냥 사람 이주헌일 때는 애처럼 지낸다.
순수한 어린이처럼?
주헌 어린아이처럼 있다가도 몬스타엑스일 때는 확 바뀐다.
어린이처럼 보내는 시간이 몬스타엑스 주헌을 지탱하는 원동력일까?
주헌 아이처럼 지내는 순간이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사실 내가 생각도 걱정도 많은 성격이다. 요즘에는 그런 생각 안 하고 그냥 자신감 있게 가자, 쫄지 말고 덤비자, 달려들어보자 하는 중이다.
이런 부분은 내가 가지고 싶다, 배우고 싶다 하는 멤버들의 장점이 있나?
주헌 멤버마다 모두 있다. 기현이 형은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현명하게 잘 대처한다. 항상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팩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현이 형만의 섬세함이 있다. 그런 걸 배우고 싶다. 부모님께 잘하는 점도.
기현 주헌이가 도전을 굉장히 많이 한다. 음악도 패션도 그렇고 크로스핏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그렇다. 이번 갬블러로 타이틀곡에 도전한 것까지도.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배우면 좋을 만한 점인 것 같다. 말보다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으니까.
7년 후, 어떤 모습일까?
주헌 서로 얘기해주자. 기현이 형은 스타쉽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내 생각에는 그렇다. 케이윌 형의 뒤를 바로 이을 사람이다.
기현 그거 괜찮은 것 같다. ‘나는 스타쉽의 이사가 될 거야’ 몇 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 적도 있다(웃음). 주헌이는 진짜 지금과 똑같을 것 같다.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 우리 팀에서 가장 한결같은 사람이 주헌이랑 셔누 형이다. 어릴 때 사진 봤지 않나? 모습도 똑같고 지금의 성격도 그렇다. 7년 후에도 나를 만나면 ‘혀엉~’ 하면서 새벽에 영상통화 걸어올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를 따라가거나, 그대로인 사람, 더 어려지는 사람이 있는데 주헌이는 지금 이 바이브 그대로일 거다. 참, 주헌이 아버지도 굉장히 젊게 사시고 센스 있으시다. 진짜 멋쟁이시라 지금 우리들의 스타일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주헌이의 미래도 지금과 변함없을 것 같다.
주헌 팬들이 얼마 전 크래비티에게 곡을 줬을 시기에 그런 얘길 해준 적은 있다. 프로듀서를 하고 있을 것 같다고. 그런데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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