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장소, 의외의 협업들!
도시의 이동
이번 시즌 새로운 도시에서 쇼를 선보인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먼저 지방시는 수장 클레어 웨이트 켈러의 첫 남성 단독 컬렉션을 파리가 아닌 피렌체 피티워모에서 선보였다. 부드러운 화이트에서 쨍한 코발트 블루, 레드까지 컬러뿐만 아니라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코트와 팬츠, 스포티한 재킷 등 스타일 역시 다양하게 풀어냈다. 한편 프라다는 밀란과 상해 두 도시의 파트너쉽 40주년을 기념해 상해에서 쇼를 진행했다. 스포티한 무드를 바탕으로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재킷, 모델들의 손에 쥐어진 파우치 백이 돋보였다. 프라다가 메인 컬렉션을 밀라노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 한편 생로랑은 LA로 향했다. 에디 슬리먼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던 시절부터 LA는 생로랑이 사랑하는 도시 중 한 곳이었는데, 안토니 바카렐로는 곧 투어를 앞둔 믹 재거를 만나고 나서 받은 영감을 말리부 해안 위에 풀어냈다. 검은색 나무 판을 런웨이로 깐 것이 전부였지만 웅장한 바위와 어둠이 내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쇼는 장관 그 자체였다.
재밌는 만남
녹음이 짙은 정원, 벤치에 여유롭게 앉은 관객들 그리고 그 사이를 루즈한 사파리 재킷 혹은 데님 팬츠, 버킷 햇을 쓰고 거니는 모델들. 펜디의 2020 봄/여름 컬렉션을 보고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잘 짜여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이번 쇼에 객원 아티스트로 참여한 영화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의 몫이 크다. <아이엠 러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등 굵직한 작품들을 남긴 그는 직접 그린 그래픽 뿐만 아니라 쇼장 아트 디렉션, 캐스팅, 음악까지 전방위에 그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아름다운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쇼가 완성됐다. 한편 에트로는 스타워즈와 협업으로 한층 영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락앤롤 무드의 스타워즈 톱에 브랜드 특유의 보헤미안 프린트 팬츠나 재킷을 더해 에트로식의 믹스 앤 매치룩을 보여줬다.
10주년을 축하해
2009년 론칭 이후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MSGM. 쇼 장 한 가운데에 파란 물결 영상이 쏘아졌는데, 이는 이탈리아 북부 항구 도시 리미니에서 태어난 디자이너 마시모 조르제티가 본인의 고향에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시모는 화려한 레오파드, 반다나 프린트가 더해진 옷들을 선보이며 10주년을 자축했다.
새로운 시작
페라가모 여성복을 맡아 오던 폴 앤드류가 영역을 넓혀 남성복까지 진두 지휘하게 됐다. 그가 하우스를 이끄는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인 하이 크래프트(High Craft)와 하이 테크놀로지(High Technology)가 남성복 런웨이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1951년 살바토어의 키모(Kimo)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레이스 스웨이드 부츠, 플랫폼 에스빠드류, 가죽과 고무 스니커즈들이 그 예. 스포티한 재킷과 슬림한 레더 팬츠 역시 돋보였다.
- 디지털 에디터
- 진정아
- 사진
- Getty Images, Courtesy Of Givenchy, Prada, Saint Laurent, Fendi, Salvatore Ferragamo, Instagram @msgm, @e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