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현재 이들의 초상이 한국 문화의 한 장면을 구성한다. 더블유매거진닷컴과 더블유코리아가 함께 만난 서울 사람들.
정유미
올해 정유미의 필모그래피에는 두 개의 영화가 적혔다. <부산행>, 그리고 부산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된 <더 테이블>. 관객 수 1천1백만 명을 넘은 블록버스터 좀비 액션 영화와 카페에서 하루 사이에 네 명의 여자가 겪는 사건을 잔잔하게 담은 저예산 독립영화 사이의 이질적인 거리는 이 배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연기한 지 10년이 넘도록 마냥 좋아서 일을 해왔다는 정유미는 ‘나라는 배우가 어디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유연하게 오가며 에너지를 얻고, 각기 다른 근육을 사용하면서.
2016년은 당신에게 어떤 해였나?
대외적인 일과는 상관없이 감정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오늘 하루를 잘 보냈으면 좋겠다, 내일이 되면 또 오늘처럼 보내면 좋겠다 생각하니 어떤 시기를 견뎌나갈 힘이 생기더라.
여름에 개봉한 <부산행>의 흥행 성공이 있었고, 칸 영화제에도 다녀왔다.
재밌게 찍은 영화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되어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도 일로 버티는 것 같아서, 일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도 했다.
<더 테이블>은 오래전부터 띄엄띄엄 같이 작업해온 김종관 감독과 찍었다.
김종관 감독의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 덕분에 데뷔한 셈이니 나에게 아주 고마운 분인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 잘 맞는 동료와 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 만들며 같이 논다는 기분으로 작업을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큰 프로젝트는 비즈니스로 임한다면 작은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힐링도 받고, 그러면서 원동력을 얻어 덜 지치고 오래갈 수 있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인가?
나는 촬영 현장을 좋아하는 배우다. 현장에서 부딪치다 보면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사이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오기도 해서 행복하다. 그 행위까지가 좋고, 나중에 오는 것들은 덤인 것 같다. 흥행이나 반응에서 큰 기쁨을 느끼지는 않는다.
요즘 당신의 관심사는?
탄츠플레이라는 운동에 빠져 있다. 현대무용과 발레 등 다양한 춤 동작을 응용한 운동인데, 신체의 균형을 맞추면서 체형을 바로잡아준다. 자세가 좋지 않아서 지금도 훈련 중인데 다른 힘든 운동과 다르게 에너지가 소진되는 게 아니라 채우는 느낌을 받는다.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창피하지 않다. 내가 체력은 약한데 깡이 좋다.
- 패션 에디터
- 최유경
- 피쳐 에디터
- 황선우
- 포토그래퍼
- MOK JUNG WOOK
- 헤어
- 이일중
- 메이크업
- 고원혜(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