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다

W

지난 한 달간 벌어진 패션계 대소사의 중심엔 이들이 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패션 피플들의 요즘 근황.

1. 푸시버튼, 두 번째 이야기
푸시버튼을 보다 쉽고, 가볍게 만날 수 있다면? 디자이너 박승건의 푸시버튼이 귀여운 동생을 맞이했다. 이름하여 푸시세컨버튼. 7월 10일 온라인 편집숍인 포에바몰(www.4evamall.com)을 통해 공개한 푸시버튼의 세컨드 레이블은 베이식한 티셔츠와 에코백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심지어 1만~2만원대의 믿을 수 없는 가격. 앞으로 차근차근 아이템의 종류를 확장할 계획.

2. 이젠 안녕
올리비에 데스켄스가 다시 한번 짐을 쌌다. 파리에서의 굴곡진 기억을 뒤로하고 ‘데스켄스 띠어리’라는 레이블로 뉴욕 패션계에 입성한 지 3년 반 만의 일이다. 이미 지난 2월, 2014 F/W 컬렉션을 기점으로 데스켄스 띠어리가 아닌 다시 띠어리로 회귀한 것 자체가 징조였는지 모르겠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하이엔드의 영혼이 깃든 데스켄스 식 캐주얼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그저 섭섭할 따름. 물론 머지않아 불사조처럼 다시 돌아올 테지만. 한편 그를 떠나보낸 띠어리는 앞으로 디자인팀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3. 패션의 신전
우리에게 ‘건축은 예술’이라는 개념을 심어준 세기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신작이 오는 10월,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름 아닌 파리 불로뉴 숲에 들어서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그것. 2006년 10월,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 꼭 8년 만에 드디어 비밀의 베일을 벗는 셈이다. 하나의 거대한 조각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건축 양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미술관은 무려 11개의 갤러리로 이루어진다. 전시만이 아니라 프랑스와 전 세계 현대미술 및 창작 활동을 후원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 거라고.

4. 협업의 달인
알렉사 청에게 보내는 패션계의 러브콜은 계속된다. 이번엔 데님이다. AG 진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나선 것. 워낙 데님 스타일링에 일가견이 있는 데다 이미 가방으로 ‘대박’을 친 이력을 지닌 만큼 이번 컬렉션에 대한 기대도 크다. 60년대 말과 70년대 초의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알렉사 청 X AG 진의 컬렉션은 20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될 예정. 2015년 1월부터 만날 수 있다.

5.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아메리칸 어패럴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로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도브 차니가 자신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신세에 처했다. 패션계의 혁명가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친 그가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 이유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성적 추문 때문. 이사진은 차니의 추악한 행실과 실적 부진을 내세우며 그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 차니는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그의 부도덕한 행실이 종국엔 큰 화를 불러일으킨 것.

6. 누구라고요?
아메리칸 클래식의 지존, 브룩스 브라더스가 창사 이래 가장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잭 포슨을 여성복 컬렉션의 수장으로 영입한 것. 잭 포슨과 브룩스 브라더스라, 언뜻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이는 잭 포즌이 호화로운 이브닝 룩으로 유명세를 떨친 까닭. 하지만 영부인과 여배우들의 할리우드 글래머를 표현하는 데 능한 디자이너인 만큼 오히려 신선한 결과를 낳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은 철옹성같은 브랜드가 변화를 꾀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일! 잭 포슨의 첫번째 브룩스 브라더스 컬렉션은 2016 S/S 시즌에 선보인다.

7. 잘 부탁합니다
토즈가 알레산드라 파키네티에 이어 새로운 일원을 맞이했다. 토즈의 남성 컬렉션을 맡게 된 안드레아 인콘트리(Andrea Incontri)가 그 주인공. 이미 2009년에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 밀라노 패션위크의 촉망받는 디자이너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물이다. 순수한 이탈리아 혈통의 디자이너로 그가 어떻게 토즈의 정수를 표현해낼지 자못 기대가 크다. 이로써 토즈는 좌 알레산드라, 우 안드레아 체제를 구축, 본격적인 토털 패션 브랜드로 진격할 준비를 마친 셈.

8. 정말 좋아 보여
디자이너 계한희가 책을 펴냈다. <좋아보여>라는 제목처럼 디자이너로서 몹시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의 청춘 비망록이다. 하지만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 선정, 최근 LVMH의 ‘영 패션 디자이너 프라이즈’의 준결승 진출처럼 으리으리한 이력이나 고생담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녀가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쳐서 체득한 정보와 노하우를 집대성한 지침서에 가깝다. 일종의 패션 서바이벌 북이랄까?

9. 내겐 너무 완벽한 그녀
소문난 절친,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첫번째 루이 비통 광고 캠페인의 모델로 모습을 드러낸 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 프렌치 시크의 이음동의어로 여겨지는 그녀가 디자인한 패션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파리 콜레트를 통해 첫선을 보인 커런트/엘리엇과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캡슐 컬렉션이 이 지독하게 세련된 여자의 취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데님 팬츠를 비롯해 블레이저, 코듀로이 아우터, 울수트, 티셔츠 등 40여 개 아이템으로 구성된 이 캡슐 컬렉션은 7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 매장에 선보일 예정.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기타
PHOTOS | WWD/MONTROSE, IWAN BAAN(LOUIS VUITTON), COURTESY OF CURRENT/ELLIOTT, PUSH BUTTON, KYE, ALEXA CHUNG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