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4대 도시의 백스테이지와 파리의 쿠튀르에서는 표현주의 작가들에게서 영감 받은 메이크업이 얼굴을 캔버스 삼아 재현되고 있으며, 대담한 창의력이 발휘된 헤드피스가 넘쳐난다. 바야흐로 아트의 시대다.
담대한 페이스 터치
얼굴이 캔버스라는 말은 이제 더는 비유에 그치지 않는다. 최소한 이번 시즌만큼은 말이다. 트렌드를 말할 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든 얼굴이 캔버스라는 비유는 이제 진짜가 되었다. 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대담한 컬러 터치나 수채화처럼 서정적이고 섬세한 컬러감이 그림처럼 얼굴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알렉세이 야블렌스키를 연상시키는 컬러 블로킹이다.
샤넬 쇼의 메이크업을 맡은 피터 필립스는 블랙을 시작으로 모브, 블루, 옐로, 핑크, 그린 컬러를 이용해 마치 유화를 그린듯한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했으며, 리차드 린드너에게서 영감 받은 프라다의 옷을 입은 모델들의 눈가는 알렉세이 야블렌스키의 ‘Girl with Green Face’ 속의 소녀 같은 컬러 터치로 물들었다. 컬러 블로킹의 한쪽에선 선을 이용한 간결한 터치 역시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휘했으니 셀린은 피카소와 마티스의 라인 드로잉을 연상시키는 아이라인과 아이브로로 시선을 끌었다. 다소 전위적이기까지 한 이런 얼굴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그린, 라일락, 블루 컬러를 얇게 여러 번 블렌딩한 프라다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로샤스나 화이트 라인을 강조한 겐조 쇼 정도가 좋겠다.
1. ESTEE LAUDER 퓨어 컬러 네일 락커(21호)
핑크와 레드 색감이 생생하게 보이는 네일 컬러. 9ml, 2만6천원대.
2. NARS 듀오 아이섀도(레이티드 알)
아주 얇게 겹쳐 바를수록 시폰을 씌운 듯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다. 4g, 4만8천원.
3. CHANEL 르 블러쉬 크렘 드 샤넬 (69호)
피부에 생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 들어가는 크림 블러셔. 2.5g, 5만원.
4. SISLEY 휘또 립 트위스트(4호)
선명한 발색력과 함께 마치 립밤을 바른 듯 입술을 촉촉하게 케어해준다. 2.5g, 4만8천원.
5. DIOR 디올 어딕트 글로스(593호)
핑크빛이 감도는 라벤더 컬러가 소녀 같은 입술을 만들어준다. 6.5ml, 3만9천원.
6. LAURA MERCIER 크렘 아이라이너(커나드)
시간이 지나도 번지거나 지워지는 법이 없는 아이라인을 그릴 수 있다. 3.5g, 3만2천원.
헤어 쿠튀르의 시대
물론 이런 아트적 창의력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만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들 역시 화려하고 장엄하기까지 한 헤어스타일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루이 비통과 준야 와타나베 쇼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시원하게 쭉 뻗은 깃털 장식은 페일한 피부 톤과 극도로 상반된 조화를 이뤄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다. 그런가 하면 앤 드묄미스터나 샬라얀 쇼처럼 우아하거나 대범한 볼륨감의 모자나 마르니 쇼처럼 블랙 크리스털이 빼곡히 박힌 선캡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치 쿠튀르 컬렉션에서나 볼 법한 장인 정신이 엿보인 시즌이랄까?
반면 스타일링 하나만으로 승부를 본 경우도 있었다. 비오네, 시몬 로샤 쇼에서는 아프리칸 무드의 땋은 머리를 선보였으며, 미드햄 키르초프 쇼에서는 16세기 영국 귀족을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했다. 다양한 헤어 장식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금속이 사슬처럼 연결된 헤드피스를 선보인 A.F. 반데보스트와 매니시 아로라의 쇼는 북아프리카 여인들을 연상시켰으며, 돌체 &가바나와 발렌티노의 골드 장식 헤어밴드는 로마 시대의 귀족 여인을 떠올리게 했다. 이렇듯 헤어스타일에 있어서 쿠튀르 쇼가 부럽지 않을 만큼 풍성한 볼거리 가득한 시즌이 바로 이번 시즌이다.
1. MOROCCANOIL 엑스트라 볼륨 샴푸
손상된 모발에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주며 탄력까지 더해준다. 250ml, 3만2천원.
2. L’OCCITANE 시어버터 페뷸러스 오일
모발은 물론 보디까지 실크처럼 매끈하게 마무리해준다. 100ml, 4만8천원.
3. BABYLISS 컬 시크릿
머리카락을 집어 넣기만 하면 원하는 굵기의 컬을 만들어준다. 가격 미정.
4. MISE EN SCENE 미쟝센 컬링 에센스 2X
힘없이 축 처지는 모발의 컬을 탱글탱글하게 잡아준다. 150ml, 1만원.
5. AVEDA 라이트 엘리먼츠 디파이닝 휩
마시멜로 뿌리 성분이 모발을 자연스럽게 고정시켜준다. 125ml, 3만4천원.
6. 깃털 장식의 헤드밴드는 PRADA 제품.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KIM WESTON ARNOLD, JASON LLOYD-EVANS, KIM KI HYUN
- 기타
- 나스 02-6905-3747, 로라 메르시에 02-514-5167, 디올 02-3438-9529, 샤넬 080-332-2700, 시슬리 080-549-0216, 에스티 로더 02-3440-2772, 록시땅 02-3014-2950, 아베다 02-3440-2905, 모로칸오일 1666-5125, 미쟝센 080-023-5454, 바비리스 1544-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