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이쯤 되면 욕망을 다스리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백의 전설이 되기에 충분한, 이미 누군가에게는 전설이 된 ‘소피아 코폴라 for 루이 비통’ 컬렉션의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고백하건대 처음에 소피아 코폴라가 루이 비통의 이름으로 백 컬렉션을 발표했다는 소식만 들었을 땐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지금 나를 포함해 수많은 여자들은 이 가방이라면 영혼이라도 팔아 치울 기세다. 소피아 코폴라는 이 캡슐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 취향을 한껏드러냈고, 우리는 이에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브랜드의 야심작이라 일컫는, 진귀한 소재와 기기묘묘한 장식으로 치장한 가방을 수없이 목도했지만 정작 불멸의 전설로 남은 가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 않나. 그런데 매 시즌 계속되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SC백은 특유의 세련된 평범함으로 까다로운 여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찾을 수 없었던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녀의 말마따나 여자들은 특별할것 없는, 특별한 가방을 갈구했고 그녀가 그것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바는 이랬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무겁지도 않은 백, 어떠한 색상의 의상과도 잘 어울리는 백, 물건을 쉽게 꺼낼 수 있는 백, 토트백과 숄더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백, 그러면서 동시에 평범하지만은 않은 백…. 그런데 루이 비통의 아이콘 백인 키폴의 디자인을 응용한 SC백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 그러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뿐만 아니라 설레는 저녁 시간을 위한 슬림 클러치와 편안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앵클 스트랩의 웨지힐의 샌들 역시 여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그녀의 니즈가 탄생시킨 역작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토록 명민한 그녀가 소피아 코폴라 for 루이 비통 컬렉션이 누군가에겐 완벽하게 보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딘지 아쉬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리 있겠는가. 역시 이번 시즌 소피아 코폴라와 루이 비통은 새로운 사이즈와 색상으로 단장한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임으로써 가방의 전설로 가는 길에 또 한발 다가섰다.
interview with SOFIACOPPOLA
본인이 디자인한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어떻습니까?
매우 설렙니다. 사람들이 내가 디자인한 백을 좋아하고, 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컬렉션이 고급스러워 보이길 원하지만 높은 사회적 위치나 부의 상징으로 이용되는 것은 싫습니다.
루이 비통과의 작업은 어땠습니까?
루이 비통은 가방 제작에 필요한 모든 전문적인 지식과 재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습니다. 게다가 SC백만을 위해 자연 태닝된 송아지 가죽을 준비해주었다는 사실에 감동했습니다.
새로운 컬렉션에 아담한 사이즈의 SC백을 추가한 이유가 무엇이죠?
평상시에는 이번에 선보인 이 작은 크기의 가방을 선호합니다. 큰 백은 일할 때나 여행 시에 어울리지만 작은 사이즈는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기에 안성 맞춤이죠. 물론 이 역시 필요한 것들은 모두 넣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합니다.
이번 SC백에 새롭게 추가된 색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기존의 SC백은 검정에 가까운 네이비 색상과 짙은 버건디, 짙은 네이비, 모노그램 캔버스 등으로 구성되었죠. 여기에 재스퍼 색상의 송아지 가죽, 짙은 회색의 스웨이드 소재를 추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담담한 가을 색조를 좋아해서 송아지 가죽에는 풍부한 다크 초콜릿 색과 선명한 담갈색을, 스웨이드에는 아름다운 옅은 밤색을 매치했습니다. 내년 봄 컬렉션에는 보다 밝은 색상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컬렉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무엇입니까?
작은 사이즈의 코발트 색상 가방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거의 매일 들고 다니죠. 이와 함께 매트한 악어가죽으로 만든 슬림 클러치도 아끼는 아이템입니다.
-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 기타
- PHOTO|COURTESY OF LOUIS VUI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