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와일러 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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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스트리트 패션, 코트와일러

벤 코트렐(Ben Cottrell)과 매슈 데인티(Matthew Dainty) 듀오 디자이너가 전개하는 런던 브랜드 코트와일러가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쇼를 선보였다. 테일러링과 스포츠웨어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스트리트 패션을 전개하는 코트와일러는 ‘울마크 프라이즈’ 우승, ‘LVMH 어워즈’ 준우승, ‘영국 패션 어워즈’의 최우수상 격인 ‘이머징 탤런트 맨즈웨어’ 수상 후보로 선정되는 등 그 이력도 화려하다. 쇼가 끝난 후 코트와일러의 두 디자이너와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영국패션협회의 MOU 체결 이후, 런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코트와일러가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해외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열린 것 또한 처음이다. Matthew Dainty 우리가 처음인 줄 몰랐다.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게 되어 굉장히 영광이고 행운으로 생각한다.

런던 맨즈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19 F/W 컬렉션과 차별화한 것이 있다면? 스타일링을 새롭게 해서 처음에는 다른 옷인 줄 알았다. Matthew 서울에 와서 스타일링이 많이 재해석됐다. 서울에 와서 본 것을 최대한 컬렉션에 녹이려 했고, 새로운 원단도 조금 추가했다. 서울의 관객은 처음이기에 우리의 시각을 새로운 관객에 맞췄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음악과 조명 등 모든 분야에 우리의 DNA를 선명하게 담았다.

어제 쇼를 보니, 모델 캐스팅이 눈에 띄더라.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모델도 있었지만, 한국 프레스에게도 낯선 모델이 많았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한 한국 모델 캐스팅이 신선했는데, 모델을 뽑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Matthew 런던에서 일하는 캐스팅 디렉터와 함께 서울에 왔다. 우리는 모델 뽑을 때 그 사람의 개성과 캐릭터에 집중한다. 자칫 유니폼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개성과 특징이 강한 모델을 캐스팅한다. 촬영된 사진을 보니 한명 한명 캐릭터가 뚜렷해 굉장히 좋았다. 서울에서 진행한 우리의 캐스팅이 앞으로의 모델 캐스팅에 영향을 줬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서울에서 당신들이 무엇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는지 궁금해한다. Matthew 서울에 왔는데 모든 분이 친절하고, 환영 해줘서 집 같았다. 안전하고 편안하기도 하니 말이다. 런던에서 같이 일한 한국인 인턴들도 다시 만나 함께 일했다. 예전에 우리의 런던 쇼에 섰던 모델들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기뻤다. 한국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물며 디자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요즘 관심이 가는 한국의 아티스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Matthew 오늘 쇼에 관객으로 참석한 뮤지션 우원재는 가끔 우리 옷을 입는데 쿨하게 잘 어울린다. Ben Cottrell 카이, 혜인서와 같은 패션 브랜드도 눈에 띈다.

듀오 디자이너로서 각자의 역할이 궁금하다. Matthew 소재 리서치는 항상 같이 한다. 벤은 테일러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패턴 작업을 주로 많이 하고, 나는 쇼 프로덕션이나 음악 등 전체적인 비주얼 디렉팅에 집중하고 관여한다. 그러나 모든 결정은 둘이 함께한다. 둘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된다.

2016 S/S 컬렉션으로 데뷔했는데, 첫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았다. 사실 ‘시의성’과도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패션계가 스포티즘 열풍일 때 코트와일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포티즘 트렌드도 언젠가 시들해질 거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Matthew 우리가 스포츠웨어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 옷은 잘 재단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스트리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조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새로운 럭셔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웰빙을 결합한 우리의 캐주얼 웨어는 절대 줄지 않는 수요라고 생각한다.

전위적이지만 무작정 해체하고 조립한 것이 아니라 정갈해 보이는 이유는 테일러링 덕분인가? 결과물이 이렇게 보이려면 아주 섬세하고 정밀한 작업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Ben 7년 동안 테일러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만들어온 패턴이 풍부하게 축적되었다. 코트와일러는 완벽주의를 지향한다. 지난 며칠 동안도(서울 컬렉션을 준비한 기간)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정확하게 컨트롤하면서 모든 피스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애썼다. Matthew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솔직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굉장히 깊게 한다. 인터넷으로 리서치하기보다는 무드보드와 컬러 팔레트를 만들어 아트 작업을 하는 것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테크니컬 소재와 스포츠웨어의 요소에 전위적인 실루엣을 부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도 완벽한 핏을 보여주기 위해 모델의 신체에 옷을 다시 맞췄다. 우리는 사람들이 코트 와일러를 생각했을 때 브랜드 로고나 이름으로 기억되기보다는 우리의 패브릭과 기능, 실루엣으로 알아 주길 원한다. 이것을 구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새로운’ 소재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새로 운 소재와 기존의 좋은 소재를 매치하는 것이 흥미롭다. Matthew 리서치를 굉장히 많이 한다. 어제 선보인 컬렉션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어지럽고 축축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나일론처럼 보이지만 100% 면 소재인 패브릭을 만드는 등 새로운 소재를 찾는 연구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리복과의 협업도 인상 깊었다. 다른 브랜드와 협업은 어떤 새로운 동력을 주나? Ben 리복과는 2년 넘게 협업하고 있는데 그들의 기술력을 활용해볼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협업은 서로의 작업에서 최고의 요소를 찾아내 그것을 같이 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흥분되고 재밌다. 곧 알레그리라는 이태리 브랜드와 또 다른 협업을 할 예정이다. 유서 깊은 레인웨어 브랜드인데, 그들과 함께 아주 멋진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점이다. 어제 쇼를 보니 모델들이 뛰듯이 워킹하더라. 그렇게 주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Matthew 항상 하는 우리의 디렉션이기도 한데 빠르고 강한 워킹은 자신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컬렉션에 연약하고 우아한 소재가 믹스되어 있기 때문에 강한 워킹으로 남성성을 부각하고 싶었다.

런던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건가? Matthew 2020 S/S 컬렉션 피스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의상을 만드는 컨템퍼러리 발레단이 있는데 그 댄서들의 옷도 디자인하는 중이다. 판매에 치우치지 않고 아티스틱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하고 있다. Ben 새로운 영감을 위해 틈틈이 여행을 많이 한다. 그리고 낚시를 할 거다.

패션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고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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