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을 대하는 자세

이채민

환절기가 지나가지만 피부는 여전히 목마르다. 피부를 위해 한시도 쉴 수 없는 스킨케어의 기본 중의 기본, 수분 제대로 바르는 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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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혹독한 환절기를 넘어 계절은 이제 완연한 봄이건만 피부는 여전히 계절에 적응하지 못한 듯 수분 부족을 호소한다. “더운 낮에는 피지를 배출하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밤에는 피부 각질이 들떠 피부 장벽의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기 쉬워요. 피부 장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피부 속 수분은 증발하고, 피부 표면의 유분막 역시 감소하기 때문에 피부가 거칠고 건조해지죠.” 고운세상코스메틱 피부과학연구소 지수진 대리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맘때 얼굴에서 보이는 잔주름의 대부분은 수분 부족이 원인이라고. 결국 이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피부는 건조함을 넘어 겨울도 아니건만 홍반을 부르고, 미세 주름이 고착화된다. 게다가 유분이 많은 지성 피부라면 다양한 트러블은 피하기 어려울 터. “피부 보호를 위해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각질과 각종 노폐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 각종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시슬리교 육팀 조하현 과장의 말이다. 그렇다면 수분 제품을 그저 듬뿍 바른다고 해결될까? 답은 아니다. 먼저 내 피부에 맞는 성분의 제품을 골라 유수분 균형을 맞추고 피부 장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택적으로 발라야 한다. “만일 주근깨가 유난히 많이 생기고, 잔주름이 유독 눈에 띈다면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라고 봐도 무방해요”라는 지수진 대리의 말도 새겨듣자.

무얼 바를까?
우선 성분을 보자. 단순히 건조한 상태라면 피부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붙잡아 저장해주는 히알루론산 성분이 처방된 제품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민감성이거나 악건성 피부라면 피부 지질을 구성하며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세라마이드가 처방된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각질층은 수많은 각질 세포로 구성되는데, 이 세포 간격을 쫀쫀하게 묶어 주는 것이 바로 지질이며 지질층이 견고해야 수분 제품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라마이드는 수분 증발을 억제함과 동시에 수분과 결합하는 효과가 있어 지질 회복에 효과가 뛰어나다. 아토피가 걱정될 정도로 극건성 피부라면 필라그린이 처방되었는지 살피는 것도 좋겠다. 아토피 등 피부염 환자의 특징 중 하나가 필라그린의 부족인데, 각질 세포 내의 자연 보습 인자를 만들고, 각질 세포가 수분을 잡아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분이 바로 필라그린이다. 다음은 어떤 종류의 제품을, 어떻게 바를 것인지다. 단, 그전에 피부가 제품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수분 제품은 바르는 타이밍이 중한데, 피부에 촉촉함이 남아 있는 바로 그 때가 적기다. 히알루론산, 글리세린 등의 수분 성분이 피부에 남아 있는 수분을 자양분 삼아 공기 중의 수분을 피부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도망가지 못하도록 꽉 잡아주기 때문이다. 건강한 피부라면 수분 세럼과 수분 크림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건조함을 이겨낼 수 있는데, 심한 일교차로 건조함이 심해지는 날에는 세안 후 수분 마스크를 사용하는 집중 케어를 곁들이자. 수분 제품을 충분히 발라도 피부 땅김이 나아지지 않는 건성 피부라면 부스팅 역할을 하는 제품을 먼저 발라 피부의 수분 흡수력을 높여야 하는데, 에센스 토너가 대표적이다.

이제 정리해보자. 건성 피부라면 에센스 토너와 수분 세럼 그리고 수분 보호막을 단단히 씌워줄 오일 제품을 얇게 발라 마무리하며, 극건성 피부라면 이틀에 한 번꼴로 세안 후 수분 마스크를 5~10분간 바른 뒤 스킨케어 단계에 돌입한다. 유분이 많은 지성 피부라도 수분 부족으로 인한 트러블을 겪지 않으려면 수분막은 꼭 필요한 법이다. 무조건 오일이 쏙 빠진 젤 타입 제품을 찾기보다 유분이 적절히 배합된 수분 크림으로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 보호막을 피부에 얇게 씌워주자.


시작과 끝

Nars 리스토레티브 나이트 트리트먼트 천연 아몬드와 자두, 쌀겨 오일 성분이 피부의 천연 지질 장벽을 탄탄히 해주고 살리코니아 추출물이 수분 손실을 막아주는 오일 밤. 30ml, 12만8천원.

Avene 이드랑스 에센스-인-로션 수분 전달력이 뛰어난 리포뮤신과 수분 공급과 동시에 증발을 막는 마이보세린 복합체가 피부 속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해준다. 200ml, 2만8천원.

Biotherm 아쿠아수르스 밀키 로션 밀크-인-워터 질감으로 피부에 닿는 순간 수분 텍스처로 변해 피부에 수분을 즉각 공급해준다. 200ml, 5만원대.

La Mer 모이스처라이징 소프트 로션 수분 캡슐을 담은 세럼과 크림 중간 질감의 제품으로 가볍지만 충분히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준다. 50ml, 33만원.

Chantecaille 로즈 드 메이 페이스 오일 칠레 나무 껍질이 피부 톤을 고르게 만들고 보라지 씨드 오일이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30ml, 27만5천원.

수분 세럼의 흡수력을 높여줄 부스터 같은 제품과 든든한 보호막을 씌워줄 오일 제품들.

집중하라

Fresh 로즈 페이스 마스크 다마스크 장미수와 오일이 듬뿍 담겨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함께 공급해준다. 세안 후 넉넉하게 바르고 15~20분 후 씻어내면 하루 종일 피부가 촉촉하다. 100ml, 8만6천원.

Lush 돈트 룩 엣 미 레몬과 야자씨드버터 성분이 수분 부족으로 칙칙해진 피부색을 살려주고 쌀가루 성분이 불필요한 각질을 자극 없이 정리해준다. 75g, 2만5천원.

Clinique 모이스춰 써지 오버나이트 마스크 듬뿍 담긴 히알루론산이 그물망처럼 수분을 꽉 잡아준다. 100ml, 4만5천원대.

Clarins 하이드라-에센셜 모이스처라이징 리바이빙 아이 마스크 생명의 잎이라 불리는 칼란코에 잎이 피부 본연의 보습력을 높여준다. 30ml, 4만8천원.

피부 타입에 상관없다. 수분 마스크는 피부의 수분 보유력과 지속력을 한층 높여준다.

방어막이 필요해

Uriage 제모스 페이스 염증 발현 억제 특허 성분인 크로녹신이 염증으로 인한 자극을 다독이고, 생체 모방 보습 특허 성분 세라스테롤- 2F가 피부 세포간 지질을 복구해준다. 40ml, 3만6천원.

Kiehl’s 울트라 페이셜 크림 카밍 하이드레이션 포 센시티브 스쿠알란의 강력한 보습 효과에 올리브 잎 추출물을 더해 민감한 피부도 자극 없이 수분을 공급할 수 있다. 50ml, 3만9천원대.

OM 라벤더 하이드레이팅 크림 2천 송이 라벤더의 유효 성분이 담긴 수분 크림. 물 대신 오가닉 라벤더 오일 증류수와 올리브 오일, 비타민 A, E 성분이 자극받은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다독여준다. 50ml, 11만원.

Dr.G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 5가지 병풀 유효 성분이 트러블과 민감성 피부의 문제를 개선해주면서 수분을 채워준다. 70ml, 3만6천원.

L’Occitane 아쿠아 레오티에 울트라 서스트 퀀치 젤 프로방스 청정 마을 레오티에의 샘물이 피부 수분 장벽을 강화시켜주고 수분 보유력을 높여준다. 50ml, 4만2천원.

유수분이 균형 잡힌 크림은 공급보다 보호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대다수다. 세럼을 듬뿍 바른 뒤 좀 부족하다 싶어 크림을 두텁게 바르면 오히려 제품은 피부에 겉돌기 마련. 오일 한 방울과 섞어서 얇게 바르는 것이 낫다.

세럼이 먼저

Intermission 레스트업 시너지 세럼 보습이 뛰어난 효능을 지닌 마돈나백합비늘줄기 추출물이 피부 속 유수분 균형을 맞춰주고 속땅김이 없는 피부로 케어해준다. 40ml, 3만2천원.

CNP 비타-B 에너지 앰플 발효된 7가지 비타민 B 복합체가 칙칙한 피부색을 밝혀주고 글리세린 글루코사이드가 피부가 목마를 일 없도록 수분을 공급한다. 15ml, 2만8천원.

Vichy 미네랄 89 비쉬 온천수의 미네랄과 자연 유래 히알루론산이 쫀쫀한 수분 탄력을 만든다. 50ml, 4만4천원.

Su:m 워터 풀 스킨 리프레셔 발효 대나무 수액이 수분 부족으로 도드라진 모공부터 피부 속까지 수분을 꽉 채운다. 170ml, 4만5천원.

Sisley 이드라 글로벌 세럼 블루 아가베 이스트 추출물이 피부의 히알루론산 합성을 촉진하고 수분층을 도톰하게 만든다. 30ml, 27만원.

수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세럼이 최고다.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뷰티 에디터
송시은
포토그래퍼
박종원, 이창민(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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