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SS 뉴욕패션위크에서 만난 티비의 디자인 듀오.

사공효은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티비(Tibi)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이미 스밀로빅(Amy Smylovic)과 가방 디자이너 미리엄 셰퍼(Myriam Schaefer)를 18SS뉴욕 패션위크에서 만났다. 홍콩에서 광고 일을 하다 브랜드를 만들게 된 에이미. 반면 미리엄은 파리에서 패션스쿨을 졸업하고 존 갈리아노의 디자인팀에서 일을 시작한 뒤 니나리치, 아르마니, 델보 등에서 가방 디자인을 점담하는 등 패션계에서 탄탄히 코스를 밟았다. 그녀의 대표작은 발렌시아가의 시티백.  3년 전에 만난 이 둘이 이끌어나가는 티비의 디자인 스토리를 더블유가 직접 들어봤다.

TIBI 2018 SS

TIBI 2018 SS

TIBI 2018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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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BI 2018 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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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 일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M(미리엄, 이하 M): 마치 러브 스토리와 같다.
A(에이미, 이하 A): 미리엄이 디자인한 가방이 예뻐서, 그냥 연락했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함께 일해보고 싶어서 말이다. 몇 달 뒤, 만나자고 답이 왔고 나는 즉시 달려가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M: 만나자마자 나의 답은 즉시 “오케이”였다.

티비의 가방 라인을 위한 만남이었는지? 서로 여러 조건의 조율이 필요했을 것 같다.

A: 미리엄의 조건은 한 가지였다. 마케팅이나 머천다이저들과 함께 의논해서 디자인하라는 말만 하지 말아달라는 것.
M: 발렌시아가 ‘시티 백’의 성공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스튜디오에 찾아와 올해의 잇백을 만들어 달라, 또는 월말까지 가방 스케치 200장을 그려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A: 잇백을 누구나 원하겠지만, 나는 그런 생각보다는 우선 가방 디자인 하나에 컬러를 다르게 해 진행한 뒤, 잘 되면 그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기에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M: 잇백은 사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말이다. 엄청난 양의 돈을 들여서 홍보 마케팅을 하고 빠른 시간 내에 ‘대박’을 터트리는 것.

함께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둘은 서로 매우 다른 배경을 가졌다.

A: 물론 자란 환경은 달랐다. 미리엄은 파리에서, 나는 조지아주의 작은 섬에서 자랐으니 말이다.
M: 에이미는 강한 리더 역할을 했다. 항상 나보다 더 강한 셈. 내가 발렌시아가에 있을 때에도 아무도 나를 알지 못했다. 그것이 다른 점 아닐까?
A: 티비 브랜드를 만들기 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Ogylvy & Mather 등에서 광고일을 했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쪽으로는 능통하다. 하지만 항상 창조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해왔다.
다른 배경이 오히려 둘이 일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A: 그렇다. 나는 미리엄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가방 혹은 옷 등 창조를 하는 사람에겐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잘하는 일을, 미리엄은 그녀가 잘하는 일을 할 때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

하지만 에이미 당신도 지금은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지 않은가.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A: 평상시 기분, 느낌에서 영감을 찾는다.  쉬고 싶은지, 여성스러워지고 싶은지, 아니면 좀 터프해지고 싶은지. 이런 기분은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를 먼저 정한 다음, 역사 혹은 장소에서 그 느낌에 대한 스토리를 이어간다. 하지만 큰 디자인 맥락은 진정성이다. 마치 Elvis  Presley, Dion Warwick, 또는 Aretha Franklin 같은 가수들의 영원한 음악처럼 말이다. 진정성이 있으면 영원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TIBI 2018 SS BAG

TIBI 2018 SS BAG

TIBI 2018 SS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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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디자인에 변치 않는 요소를 다섯 가지만 꼽는다면?

A: 편안함, 안정감, 동시에 모던한 것. 그리고 여성스러움. 마지막으로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것.

 매 시즌 컬렉션을 준비하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시기는 언제쯤인가?

A: 특별한 일정이 없다. 가끔 미리엄이 문자로 사진을 보낸다. 지난 시즌에는 기타 사진을 계속 보내왔다. 색깔별로 기타 그림이나 사진을 보내오는 식 말이다.
M: 우리는 서로 취향이 비슷해서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느낌에 따라 사진을 서로 보내주다가 디자인 윤곽이 나온다. 함께 하는 작업이 처음부터 쉬웠다.

 창조적인 것과 상업적인 것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가?

A: 전혀 조절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상업적인 부분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다른 방법은 없다. 좋은 제품, 멋진 디자인이 많이 넘쳐나는 지금 시대에, 수익을 우선하거나 그 둘의 균형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정성이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엉터리 디자인이 나오고 바로 사기꾼이 되는 셈. 내가 미리엄과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그녀가 진정한 크리에이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M: 에이미가 한 모든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디지털 에디터
사공효은
취재
Sunny Yoon
사진
Courtesy of Indigital
영상
James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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